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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 추적기는 후배가 보내줘서 읽고, 출장중에 영화보러 가자는 다른 후배 녀석 때문에 오자마자 '저수지 게임'을 봤다. 내 주변에는 소리없이 암약한 좌파가 많은것 같다.

 좌나 우의 레토릭은 삶을 살아가는데 큰 의미가 없다.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고 세상이 그렇게 나뉘지 않는다. 대중을 무시하는 자들이 세뇌를 하고 그렇게 사고하도록 강요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데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제도와 법은 중요하고 이를 만드는 기관이 큰 권력을 갖는 것이다. Rule Changer는 어디에서나 자유롭고 영향력을 갖는다. 그들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고 권한이다.


마치 조촐한 학교 영상학습실만 하다. 총 40명이 들어가는 아담한 곳에서 보는 영화는 색다른 기분이 든다. 어려서 다락방에서 이것저것을 꺼내보던 호기심이나 이불쓰고 보던 전설의 고향과 같은 기분이 든다. 삼삼오오 젊은 청춘들이 모여서 본다는 것과 내 또래의 사람들이 혼자와서 보는 모습을 보인다.

 무슨 "빠"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들이 무슨 "빠"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 정치적이라며 비난을 가하는 자들이 더 정치적이다. 그런 사고가 몸에 베여있기에 그런 형태로 남을 재단한다. 재미있게 말하면 "슬로건", "구호"는 그 사람과 속한 집단이 달성하지 못하는 현재를 말해준다. 그렇게 사람들은 결핍을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여 간다. 그렇게 보면 "도덕", "법치", "적폐 청산"라는 말을 쓰던 집단들에게서 "도덕", "법치". "적폐 청산"이라는 행위를 보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만약 그들이 그 말을 채우고 성취를 이루었다면 역사에 남을 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높은 이상을 슬로건으로 포장하고 "탐욕"으로 앙꼬를 만들면 사기공갈빵이 된다. 역사속의 이야기는 꿈나라 이야기이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이를 주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슬로건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견제를 당한다.

 인간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제대로 역사를 공부하지 않기 때문에 반복되는 것이다. 이는 각각의 사람들이 속한 작은 세상이나 온 국민이 함께 하는 대한민국이나 마찬가지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선진국은 물질이 풍요롭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보다 인간을 배려하고, 함께 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수렴할 창구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은 아직 무식한 졸부가 세상을 깨우쳐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그렇게 흥망성쇠를 순환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책은 내용도 생각나고 여러가지 의문도 갖는다. 왜 그들은 가카를 쫒는가? 보수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그저 자기 가족과 가기 편이라면 무조건 "오구오구 내 새끼"라는 방식에 대한 불편함일까? 주인공들은 가카 동네 식구들이가 가장 싫어하는 "왜 이렇게 따지냐?"라는 방식을 초호화 버라이터티 뷔페로 제공한다. 그 이유란 나는 다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아름다운 행동을 통해서 감동을 받는다. 그런데 그들이 추격하는 대상은 추악하고, 혐오스럽고, 사악하고 탐욕적인 방식으로 인간 세상을 오염시킨다고 판단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인간이지만 그들의 unbelievable crime에 대해서 끊임없이 확인하고 까발리고 단죄하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미운 것이라기 보다는 그 비인간적인 행동에 대한 인간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영화가 크게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서 감동을 기대하지 않듯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인간의 자존심이 회복될때까지 끊임없이 되뇌이고, 기록하고, 구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의 기록만이 역사로 기록되던 오래된 옛날이 오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몇 백년이 지나서 위대한 가카의 대평성대에 황건적보다 더 나쁜 김어준, 주진우라는 반역무리가 세상을 어지렵혔다는 기록이 남으면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마치 503호 백서가 대한민국실록으로 남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상은 꽉찬 10년이 안되어 변화를 갖았다. 그것이 나는 새로운 변화를 통해서 희망을 꿈꾸는 시대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 새로운 변화에 인간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그러면 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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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봉관이 32개인데 집 근처에 상영관이 없다. 후배와 함께 보기로 하고 가까운 상영관에 들렀다. 처음 방문한 백화점 안내판이 6층까지만 안내해 7층에 있는 극장을 찾는데 한참 걸렸다. 야박한 인심의 근원에 여유가 메마르고, 배금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위기라는 자본주의 운영상의 오류가 발생했다. 인간의 한계와 탐욕이 이를 거들었다. 대한민국에서는 단군이래 최악의 사기꾼이 권력자가 되어, 세상을 속였다. 탐욕에 눈뜬 장사꾼은 상도를 지키지 않는다. 상도를 지키지 않는 사기꾼이 권력을 가지면 세상의 재앙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생각한다. 기대한 바가 없어 실망도 없었지만, 단군이래 최악의 사기꾼이 훑고 간 세상은 참으로 처참하다. 후유증은 후세가 오래오래 안고 가야 하고, 상처를 보듬고 치료하는데 더 오랜 시간을 미래세대가 소진해야 한다.


 대공황 시절 케인즈 효과와 같은 기대는 없었다. 세상은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변한지 오래됬다. 고통과 회복의 시간이 될까하는 기대도 했지만 우리가 지나온 과정은 미래의 생산성을 도모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탐욕의 무리는 연금술, 일확천금을 꿈꾸고, 사회 대부분은 멍들었다.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은 퇴보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사기꾼은 자신의 의도와 방향에 거슬리는 대상에 가장 야비한 방법을 선택했고 그 방법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그가 성공한 만큼 세상의 다수가 소외되는 이상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근본으로 생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가장 저급한 협상과 타협의 수단이 고소와 고발을 세상의 시스템에 강화했다. 농경사회라면 토지를 빼앗고 목숨을 빼앗은 것과 같은 일이다. 물질문명이 발전했지만 상대적으로 세상이 천박해지고 각박해진 이유다. 이런 사기꾼이 지나간 후는 세상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무저갱으로 쳐박히는 듯 했다. 무지하거나 제정신이 아닌 자가 신념을 깊이 가지면 무섭다는 것을 체험한 시대다. 더불어 그런 자가 권력을 갖으면 무법천지가 된다는 책속의 이야기가 현실로 튀어나왔다. 


 10여년 동안 나의 체험으로는 단군이래 최악의 시절을 보낸 셈이다. 어려서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왜정시대와 내가 살아가는 지난 10년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책임에 대한 논쟁이 이전에 생각에 대한 자유를 억압하려던 지난 10년은 물리적인 자유가 억압되던 시대만큼 잔인한 시대였다.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 봄날 흩어진 304명 꽃잎들이 생각할 수록 마음 아프다. 그 생명들이 야만의 시대에 살았다는 이유로 치뤄야하는 대가는 대한민국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것과 같다.


 과거의 환상으로 종교와 같은 신념은 갖을 수 있다. 비상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의 환상을 실현하기 위한 물리력과 강요는 민주주의라는 말과는 대단히 거리가 멀고 불법적인 부분이 많다. 만약 그들의 손 쥐어준 돈과 그들의 팔과 머리에 채워진 감투가 아니라면 얼마나 많음 추종세력이 생겼을까? 지난 10년간의 행동을 볼 때 나는 양심을 팔던 그런자들은 아직도 이익이 된다는 환상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군이래 최악의 집단에게 그들이 시행한 방식대로 밥줄은 끊고, 고소와 고발을 한다면 어떨까? 그 세력집단이 독립투사와 같은 신념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배금주의에 물든 자들에게 신의는 체면이나 이익을 위해서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10년의 시대가 끝난 지금은 서로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서 뭉쳐있을 뿐 아니겠는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방송 영역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악행을 기록하고 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부끄러움은 있는지 도망가고 마지막 남은 권력을 갖고 회피하는 자들을 보면 인면수심의 파렴치함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최대의 보복은 그들의 생이 끝날때까지 묻고 또 묻고 기록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이를 반면교사가 될 수준까지 남기고 남겨야 세상의 교훈이 된다.


 이런 시대를 살아왔고, 새로운 변화가 막 시작됬다. 변화가 더 좋은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새롭게 만든 제도, 악습의 개선이란 실행의 토대에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살아간다. 어떤 부모도 자식의 미래를 담보로 도박과 투기를 하지 않는다. 누가 자식에게 더 많은 빚을 남겨주기 위해서 노력하는가?


 이 영화속에 어려운 여건에서 다양한 저항의 방식과 생존을 병행하는 사람들의 투혼이 보인다. 그 과정에서 병마와 투병하는 기자도 있다. 비록 그들의 많은 행동이 방송이 이면에 숨겨져있다. 세상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서 돌아가듯, 그렇게 바른 세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저항과 행동이 있기에 새로운 시대가 조금이라도 앞당겨 지는 것이다. 그들에게 감사함을 갖게 되는 이유다.


 우리의 아이들이 세상에 나갈때는 지금보다 좋아져야 한다. 그 것은 법과 제도와 같은 사회적 시스템 향상이 우선되야 한다. 아이들의 보육과 양육의 대한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 남의 집 자식이 우리집 귀한 자식의 친구이고 연인이다. 귀하지 않은 미래가 없듯 세상은 항상 희망의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고, 세월이 더 흘러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으로 말할 수 있는 세대가 되고자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더 좋은 시대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과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예전에, 왕년에만 찾는 쓸모없는 사람으로 늙어가는 것은 삶이란 참 슬픈 일이다. 모든 부모와 아이들이 나와 그 시대를 끊어다는 기쁨이 있지만, 아직 남은 상흔은 치료해야한다. 


 단군이래 최악의 집단에게 그들의 생이 끝날때까지 계속 묻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는 이로써도 충분하다.


#이명박 #박근혜 #단군이래최악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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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정이가 내 또래쯤 될것 같다. 오월 광주의 시간은 아주 먼 시간을 돌아서 내게 다가왔다.

 불타는 광주 MBC와 혼란한 도시에서 전국체전을 알리는 을씨년스러운 길거리 조형물이 기억난다. 흐릿한 흑백텔레비전의 모습인데 선명한 명암을 남겼다. 섬뜩한 기억은 간첩이 와서 난리가 났다는 할머니의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월남전에서 작은 아버지가 갖고 온 빨간색 라디오를 새벽부터 안고 사시던 할머니의 소식통은 박정희가 죽었을 때에도, 광주에서 난리가 났을 때에도 언제나 어김없이 소식을 날랐다. 그때 집안 어른들도 사람이 죽고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소곤소곤 모여서 하곤 했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대전에선 그랬다.


 시간이 흘러 공부하고 놀기 바쁜 시절엔 한반도 방방곡곡이 한 여름 최루탄과 돌팔매질에 여념이 없었다. 올림픽도 열렸다. 그리고 9년 전 광주에 대한 청문회가 이루어졌다. 전두환에게 국회의원 명패를 던지던 의원이 인상적이었다. 왜 부산 출신 국회의원이 광주에서 벌어진 일에 저 난리일까? 세상엔 알 수 없는 일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에 관심을 갖기엔 노는 일이 주업인 시절이었다.


 그리고 대학에 갔다. 학교 앞 서점에서는 판매 금지된 책이라고 하던데, 그런 책들을 교내에서 볼 수 있었다. 대학교 대자보에 실린 역사의 사실은 내가 보고 듣고 배운 것과 거리감이 있다. 이런 것이 빨갱이라고 하는 것인가? 도통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명백한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이념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바르게 함께 살아갈까의 문제이지 어떤 정치적 이념을 선택해야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 것이 있다면 인류는 벌써부터 다 잘살아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일에 그런 것은 없다. 어째던 당시 나 같은 청춘에겐 조금 책임감이 떨어지는 소리지만, 자유라는 단어가 확실하게 어울리니까 말이다. 


 우연히 친구들과 보게 된 오월 광주의 영상은 큰 충격이었다. 전쟁을 경험한 적도 없고, 전쟁이 주변에 있었다는 소리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기껏해야 배달의 기수를 보며 슈퍼히어로보다 정신적으로던 육체적으로던 뛰어난 군인들의 각색된 모습이 훨씬 많이 내 머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빨갱이 인민군이 아니라 무고한 양민들의 참혹한 시신에 입을 담을 수 없었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이기 때문이다. 독일 나치의 유태인 제노사이드를 방불케 한다. 왜라는 이유도 알 수가 없다. 그저 힘없는 양민들이 걸리적거리기 때문인가? 우리는 유구한 반만년의 역사를 함께한 단일 민족이다. 삼국 시대에도 영토의 확장도 아니고 아무런 이유 없이 적의 양민을 도륙하지는 않는다. 항우가 그런 일을 하고 몇 천년의 오명을 남기지 않았나...그렇게 조금씩 힌츠페터의 참혹한 영상은 내게 각인되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파렴치한 권력자의 등장을 위해서 벌인 일이다. 그 대사가 수많은 사람의 피값으로 치러진 너무 가혹한 역사는 유구한 반만년이 아니라 파렴치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내가 살아간다는 상처를 다시 남긴 셈이다.


 37년이 지나서 "택시 운전사"라는 영화가 나왔다. 이정현이 출연한 "꽃잎", 안성기가 출연한 "화려한 외출"등 오월 광주는 다양한 영화로 남았다. 즐라도 표현으로 가장 짠한 것은 꽃잎이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도 꽤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상처받은 사람들과 그 상처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자정신과 그를 돕고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들을 통해서 우리는 광주의 기억 조각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정이가 이제 40대 중후반쯤 됐을 듯하다. 택시를 운전했던 김만복은 생존했다면 70세가 넘었을 것이다. 군인으로 그 오월 광주의 학살 현장에서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살아가는 이들도 50대 중반을 넘어섰을 듯하고, 그 현장을 기획하고 역사의 큰 업과 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이젠 80대에 즈음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정신승리법의 이름하에 불의를 정의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아직도 숨쉬며 살고 있다. 책도 냈으나 판매금지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이고 시대를 돌려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일이 다른 형식으로 재현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따뜻한 심장을 갖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세대가 역사의 상처와 오명을 안고 사라질 것이 아니라, 속죄하고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 때를 놓치면 지울 수 없는 기록이 되고, 역사적 사실이 된다. 저승길에 무거운 업을 또 안고 가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거금 10만원이란 말에 동료의 뒤통수를 때리며 시작된 광주행 택시는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한 항해를 시작한다. 초록색 브리샤 택시의 색이 긍정적인 신호와 오월의 신록을 상징하는 것 같다. 예약과 빈차의 동그란 빨간 메터기는 작은 경고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시 아마도 50원을 조금 넘는 정도가 택시 기본요금이라고 생각된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10만원이면 엄청나게 큰돈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역사의 현장에 휩쓸리기 시작한 만복의 행동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몸부림치던 세대를 그대로 투영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시작된 오월 광주는 가혹한 권력자의 폭거에 대한 사람들의 인간애와 분노,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힘을 기폭 시킨 계기가 되었다. 황태술(유해진)이 영웅이기 때문에 사람들에 대한 노력과 힘을 쏟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을과 나라가 지켜져 왔다는 사실을 알기에 반응하는 본능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 구재식이다. 영화 시작부터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시대를 상징한다. 가수가 되기 위에서 대학을 갔다는 대사가 젊은 시절에 갖던 많은 꿈들을 생각해 보게 했다. 혈기왕성하기 때문에, 냉정하게 현실에 다가설 줄 모르는 나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보안사 사복조에게 잡혀서도, 자신이 해야된다고 생각되는 역할에 충실했다. 동시에 피터가 생로를 찾아갈 시간을 번다. 죽음이 두렵다기보다는 그래야 한다는 사실과 명제에 충실했다. 그런 청춘이 논바닥에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큰 아픔이다. 많은 사람들이 해가 바뀌어도 오월 광주를 기억하려고 하는 것은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한 계속되고 또 이어질 것이다. 


 목소리만으로도 크게 다가오는 배우가 있다. 박 중사 역의 엄태구다. 짧은 순간에 나왔지만 긴박감이 크게 고조되었다. 트렁크 속의 물건과 김만복과 교차된 시선에서 시대의 양심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더 큰 위험을 감수한 이유는 그들이 원해서 그곳에 있었던 것만은 아니기도 하다. 그래서 다시금 박 중사들의 역할을 기대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 장훈의 작품을 한번 다시 보았다. "영화는 영화다"는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의형제는 그저 그랬던 것 같다. 고지전은 상당히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취향이겠지만 꽤 공백을 갖고 좋은 작품으로 돌아온 셈이다. 다음 작품은 무엇일지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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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영화 공연 (劇) 2017.07.30 00:36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 최근에 본 영화중 상당히 재미있었고, 베테랑도 나쁘지 않았다. 르와르 풍의 영화에서 다시 분단국가, 사회부조리 그리고 한일 역사의 상처를 소재로 한 영화까지 장르와 범위가 넓어진다. 그래서 베를린과 같은 마지막 장면의 깊은 여운이 있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스토리에서 조금 아쉽다. 너무 슬프고 아픈 역사적인 접근은 다큐멘터리와 같이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재미를 가미하면 '역사적 사실을 각색'했다는 말과 너무 멀어지게 된다. 민족주의를 강조하다보면 남녀의 사랑은 무시될 수 있고, 이를 강조하면 주제를 벗어나기 쉽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강조하며 신파가 될 수 있고, 비열한 현실속의 살아가는 모습만 보여주면 메세지가 약해보일 수 있다.  그런 경계를 끊임없이 오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것은 아닐까?  요즘은 나도 해외 영화보다 한국 영화를 더 많이 본다. 그만큼 다양한 소재를 중심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다가왔다고 보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좀더 치밀해져야 한다고 본다. 


 역시나 이 영화에서도 이경영이 윤학철이란 독립운동을 가장한 압잡이로 나온다. 그가 나오는 역할이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참 잘 어울린다. 그의 뛰어난 연기가 이 영화가 침략시기에 억울한 삶을 살게된 식민지 국민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그 시대에도 분열된 모습속에서 좌절된 시대에 속수무책인 과거를 한탄하는 것인지의 경계가 무너졌다. 



 가장 뛰어난 연기는 여성 연기자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소희를 통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군함도의 이야기를 목격하게 된다. 반면 위안부라는 엄청난 슬픔을 안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말년이는 대단히 강렬하다.



 경성 깡패 최칠성이라는 깡다구와 의리의 남자가 말년이보다 장면에 비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꽃잎이란 영화부터 인상적이었지만 이정현은 큰 역은 아니라도 강하게 인식된다. 게다가 극중의 소총실력은 저격수를 시켜도 될 정도다. 순수한 사랑의 힘이란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막돼먹은 듯하지만 사람을 마음속에 품는 최칠성도 꽤 매력적인 역활이기는 하다.



 극을 끌고가는 이강옥을 보면 참 기구하다. 생존하는 법을 잘 알고 있고, 아빠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주인공이고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나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 그 역할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서 먹고 살며, 가족을 돌아봐야하는 일상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그가 주연이라는 생각을 한다.


 송중기가 역할한 박무영은 관객을 동원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글쎄요...스토리의 전개상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나 슈퍼히어로에 가깝다. 인기리에 끝난 드라마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 시대에는 너무 많은 삶의 애환들이 있다. 잊혀져 가는 위안부들의 말못할 이야기와 슬픔은 살인보다 잔인한 이야기이다. 서남아시아의 오지 곳곳에 묻혀진 이름모를 병사들도 그들이 원한 전쟁도 아니고, 가족과 조국을 등지고 끌려가 허무하게 삶을 마간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군함도와 같이 강제징용속에서 삶을 고갈시키며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치다 살아간 사람들도 많다. 어쩌면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은 기억이라도 하려고 하니 더 나을지 모른다. 아무 힘없는 백성들이 있어야 나라가 생기고 유지된다. 그들이 받은 고통이 참으로 큰 상처다. 


 백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한을 사랑으로 극복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다시 시간을 써야만 하는 이유다. 독립투사보다 더 잘 기억되는 친일매국노와 부역자들이 더 기분 나빠지는 현실이고, 세월이 지나도 왜놈의 정신을 이어받아 죽지않고 살아나는 밀레니엄 Neo-재한왜놈들이 우리 시대에도 존재한다. 영화는 해방이라는 시점과 더 나아질 미래를 바라며 마친다. 그런 시대가 올 때까지 아쉬움을 넘어 계속 숨겨진 왜놈들의 악행은 기록되어야 한다. 사실과 진실사이에 숨겨진 그 많은 애환과 슬픔의 이야기가 위로받고, 왜놈들의 진심어린 사과가 있을 때까지 그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들의 죄도 사해지고, 우리의 상처도 아물고 다시 사랑과 박애정신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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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날도 더운데 큰 아이는 과외를 하고, 작은 녀석은 학원에 다녀온단다. 아저씨의 주말은 참으로 심심한데 덥기까지 한다. 피곤함을 달래려 휴식과 밀린 수면의 기회가 박탈되는 참담한 현실이다.  분주한 마나님이 도서관에 가냐는 말에 영혼없는 "응"이란 대답과 함께 얼마전에 얻은 표를 들고 예술의 전당에 가기로 했다.


"To SEE LIFE, To SEE THE WORLD"라고 씌여진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LIFE 잡지의 특징과 identity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티켓뒤의 멋진 금발의 모델이라고 상상했던 대상이 슈바이처 박사라는 사실만큼 신선하다.


 표와 함께 받은 팜플렛에 똘망똘망한 아이들의 사진이 들어 있다. 이쁘기 그지 없다. 우리 아이들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벌써 많이 커버렸다. 사진의 아이들처럼 새로운 것들에 많은 호기심을 간직했으면 한다. 팜플렛뒤로 조금은 우중충한 날씨를 배경으로 목적지가 보인다. 


 입구를 지나 2층까지 계단을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사진이란 작가가 바라보는 마음과 의도가 나타난 그 순간을 정지시켜 한장의 종이에 담는다. 바로보는 사람에겐 오감이 즐거운 일이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눈빛 출판사에서 나온 시대별 역사와 사진에 관한 책이나 골목길 사진을 통해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 김기찬의 사진집이 생각난다. 

 

 어려서 고모나 삼촌이 미놀타 사진으로 찍어주던 일상의 모델이 자연스러웠으나, 지금은 사진속에 들어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대신 스마트폰이란 기계를 통해서 일상을 찍어보거나, 도서관의 사진첩을 통해서 가끔 오늘과 같이 전시회를 다녀오고나서 검색을 통해서 디지털화된 사진을 보는 재미면 충분하다. 특히 흑백사진은 화려한 컬러사진과 달리 담백하다. 데이터가 작기 때문에 색에 현혹되지 않고 그 한장에 더 집중하게 된다. 

 

 스폰서 업체의 로고가 조금 거슬리기도 하지만, 전시관 앞에 장식된 사진이 아주 간결해 보인다. 유리에 인쇄해서 광택이 있고, 조명이 겸비된 보드에 장식되어 하나는 실제 사진을 들고 보는 듯한 느낌과 선명하고 깔끔한 디지털 이미지 느낌을 갖고 있다.  잘생긴 찰리 채플린의 사진이 그를 상징하는 희화화된 모습과 많이 다르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확실히 그의 삶과 영상속의 삶은 다르다. 그 속에 많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고 전시속의 사진 몇장이 그 이야기의 희노애락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전시관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학생처럼 보이는 관람객은 노트에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적는다. 코너마다 적힌 문구들, 사진과 설명을 천천히 읽으면 소일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빨강, 노랑, 초록, 파랑, 회색등 원색적인 판넬위에 장식된 사진과 세월을 이야기하는 듯한 잡지, 중간중간 비디오를 통해서 LIFE잡지가 갖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약 90분정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꽤 괜찮은 전시라고 생각한다.


 첫 입구의 시작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듯한 아이의 사진과 LIFE잡지가 걸려있다. "LIFE starts"로 시작되는 기사의 제목이 전시의 구성부터 여러가지 안배한 것이 틀림없다. 재미있는 것은 전시의 마지막은 "LIFE is ..."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모두들 태어나서 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서 태어나서 시간의 역사를 거쳐서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가 되어간다. 못생긴 처칠의 사진보다 그가 이룬 업적이 사진을 통해서 비춰지고, 아련한 햇살속의 멋진 남성이 그 악독한 2차 세계대전의 전범이라는 사진이 참으로 대조적이다. 사진을 통해서 우리는 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잡지의 시대처럼 전시관을 걷다보면 끊임없이 음악이 흐른다. 르와르 영화와 같은 리듬앤블루스풍의 음악, 재즈등 잡지의 시대와 비슷한 음악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군데군데 씌여있는 명사들의 문구중 채플린의 말이 두 곳이나 씌여있다. 인생에 나에게 즐거움을 넘어서 경의를 표한다는 말이 새롭다. 


 그런가 하면 LIFE잡지 사진가들의 말중 우리는 최고이다라는 자부심, 폐간이라는 아쉬움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비디오도 차분하게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사람이 죽은 모습과 슬퍼하는 부인의 모습 중 우리가 찍어야 하는 것은 사건의 현장이란 fact보다 슬퍼하는 부인을 통해서 fact와 story를 통해서 인간에게 다가서야한다고 말한다. 세상을 꾸준히 관찰하고 바라봄으로 그들은 결국 사람에게 다가서면 중요한 순간을 남긴다. 문학, 역사, 철학, 시, 서, 화, 악을 인문학의 범주로 본다면 사진은 현대적인 인문학 수단이라는데 주저없이 손을 들게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마일즈 데이브스(Miles Davis)의 말은 재즈 음악과 함께 마음 깊이 남는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음악이란 것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열심히 시간을 사용하고 흘러보내야 한다. Life is.... What을 결정할 주체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고, 또 나를 이어가는 자식들과 후배들이 나의 삶을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나의 몫이지만, 나를 반추해 보는 것은 곧 타자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길 바래본다. 

 "재즈에서 틀린 음이라는 건 없다. 음들이 틀린 장소에 있을 뿐이지 연주하는 그 음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오는 음이 그게 옳았나, 그르나를 결정하는 것이다 - Miles Davis"

참고 (Miles Davis) :

http://ch.yes24.com/Article/View/17955

http://ch.yes24.com/Article/View/21845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이쁜 선물가게도 있고, LIFE사진관도 있다. 도록을 여러번 만지작 거리다가 놓았다. 약속이 있어서 움직여야 하는데 들고가기도 힘들고 검색으로 또 사진들은 다시 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잘 인쇄된 엽서도 이쁘기는 하지만 LIFE sticker를 하나 샀다. 직장 동료는 아이들을 데리고 카림 라시스전을 보면서 계속 주의를 받고 있다고 투덜댄다. 애들은 다 그렇지 뭐...


 관람을 하면서 몇몇 사진가들을 찾아봤다. 김구의 환하게 웃는 사진, 대한민국 정부 수립식의 선명한 사진, 우리에게 익숙한 사진들이 많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보기에 충분히 좋았다.


1) The Most Influential Images of All Time

http://100photos.time.com/


2) The LIFE Picture Collection

http://www.gettyimages.com/collections/lifepicture


3) Joseph Scherschel -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https://www.google.co.kr/search?q=Joseph+Scherschel&tbm=isch&tbo=u&source=univ&sa=X&ved=0ahUKEwif_Yrgzq7VAhWBlJQKHUwdBd4QsAQILQ&biw=766&bih=744&dpr=1.25


4) Carl Mydans - 김구, 이승만,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 사진

https://www.google.co.kr/search?biw=766&bih=744&tbm=isch&sa=1&q=Carl+Mydans&oq=Carl+Mydans&gs_l=psy-ab.3..0i19k1l2j0i30i19k1l2.34203.37243.0.37481.11.11.0.0.0.0.137.1127.8j3.11.0....0...1.1.64.psy-ab..0.11.1127...0.CxGmMFjeMy4


5) W. Eugene Smith - 아이들의 사진이 인상적이서

https://www.google.co.kr/search?biw=766&bih=744&tbm=isch&sa=1&q=W.+Eugene+Smith&oq=W.+Eugene+Smith&gs_l=psy-ab.3..0i19k1l4.37585.40945.0.41458.15.15.0.0.0.0.105.1463.11j4.15.0....0...1.1.64.psy-ab..0.15.1462...0.c1vpxwlv9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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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 열대기후를 느끼는 날씨다. 휴가를 앞둔 더위는 고객들의 요구사항, 협력업체의 허술한 관리체계도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간단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든다. 저녁에 듣게된 팀원 친척의 좋지 못한 소식과 주말에 다녀온 장례식에 이어 이번주의 시작인 월요일도 "대체 왜?"라는 넋두리를 부른다. 무엇을 해도 머리속이 맑지 않을 때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무작정 영화 한편을 예매했다. 앞으로 다가올 주에 야심차게 세운 계획은 군함도와 택시 운전사를 보고, Life사진전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다시 뜸했던 독서도 책상에 시위하듯 쌓아놓고 한 여름 더위에 맞서보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이런 야심찬 계획보다 종종 계획없이 잠시 일상을 즐기는 재미도 나쁘진 않다.


 동료와 식사를 하고 극장으로 향했다. 예매한 표를 찾고도 45분 가량이 남았다. 가방속의 책을 뒤척이다 다시 넣고, 벽에 머리를 기대고 졸기 시작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앉은 곳이 기다란 대기 쇼파의 한 가운데다. "입장하세요"라는 환청을 듣고 깨어 서늘한 극장에 앉으니 한기도 돋는다.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이란 이름이 자자하다. 하지만 영화란 그 내용과 시각화된 영상으로 감독의 생각이 프레이밍된다. 시작부터 평범한 도시를 걷는 군인들의 모습이 한가로와 보일지경이다. 총성과 함께 유일한 생존자인 토미가 프랑스 진지로 총도 버린채 뛰어든다. 그리고 펼쳐친 거대한 파도와 해변가의 군인이 이제 막 새로운 장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린다. 


 대사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2차 세계대전을 그린 영화이지만 '라이언 일병구하기', '밴드 오브 브라더스' 처럼 화려한 전투를 통한 통쾌함이 없다. 그렇다고 '핵소고지'처럼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대신 생존에 대한 끊임없는 인간의 노력, 끊어지지 않는 인간애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토미와 깁슨은 말없이 이를 증명한다. 영국과 프랑스의 상황을 그 둘이 상징하고, 비록 헤어지지만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다시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징병된 배를 대신 몰고 떠나는 선장 도슨은 묵묵히 덩케르크를 향한다. 군인들을 태우고 뒤로 돌아서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서 묵묵히 또 담대하게 행동하는 도슨은 역시나 많은 스토리를 안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고 영화를 보는 내내 그를 주목하게 된다. 자식을 전쟁이란 이름속에 묻고, 그리고 가슴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슨이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이념적 대립구조속에 인간애와 사랑이란 이야기로 그려지는 한국전쟁의 영화보다 더 잔잔하지만 여러번 다시 생각해 보는 이유가 된다. 


 덩케르크보다 1.4후퇴의 한국전쟁 이야기가 더 많은 애환을 그릴수도 있다. 한국의 관점에서 기록한 이야기와 별도로 중공군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를 같이 읽다보면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유럽이 나치에 대해서 병적인 혐오와 충격을 갖은 공동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나의 문제에 여러 이웃이 함께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속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심리묘사를 토미를 통해서 보게 된다. 폭격을 통해서 침몰하는 구축함(destroyer)와 생존을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하나의 생명을 보며 문득 세월호가 겹친다. 전쟁을 떠나서 이 시대에 전쟁만큼 아픈 상처로 남았기 때문인가 보다. 아무생각없이 보기 시작한 영화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시작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는게 없어 보이지만 멋진 인물이 볼튼이다. 잔교 끝에서 망원경을 통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교신을 통한 임무와 목표를 흔들림없이 지키고 있다. 등장하고 별볼일 없어 보이는 그가 곧 극중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통해서 희망을 북돋는다. 작은 배들이 올것이라는 희망, 그 희망이 지켜지는 현장을 돌보며 마지막 한 명의 사병까지 승선시킨다. 그리고 첫 장면에서 토미를 지켜준 프랑스군의 참호처럼 다시 그들을 돕기 위해서 남는다. 멋진 역은 모두 볼튼에게 남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굉장히 시각적인 몰입을 주는 장면은 비행기 전투장면이다. 3대의 편대의 모습이 오래전 1945 전자오락에 나올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조종사들의 대사와 서로를 돕는 모습은 상당히 감동적이다. 퇴각을 마무리하고 승리가 아님을 자책하는 모습과 위대한 수상 처칠의 그 이후를 대비하고 그 퇴각이 갖는 의미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장면이 참 대비된다. 



 하루종일 복잡한 일들에 에너지를 퍼붇고 극장을 일어나다보니 다른 생각도 든다.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노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올바른 신념보다 따뜻한 손길을 내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영화속의 40만 모두는 아니지만 33만5천이라는 최대한을 끌어안는 부족함에 인간의 위대함과 숭고함이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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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에 들르면 포스터를 꼭 들고 온다. 수북하게 쌓여가는 포스터를 보면 스스로가 바보처럼 생각도 들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한 번은 들여다보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처음에 포스터를 보면서 류승범인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이제훈이다. 그가 보여준 캐릭터와 영화를 상상해 보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내가 본 배우의 모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박열이란 영화속에서 그가 하던 역할과 크게 변했는가라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그를 둘러싼 많은 배역들과 역할, 배경이 그의 조금은 변화된 느낌을 갖게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느낌이다.


 1900년대 초기의 아나키스트들은 한편의 자유주의자이기도 하다. 목적을 위해서 폭력성을 인정하지만, 과도한 이상주의자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회영 같은 사람이 아나키스트라는 입장으로 과도하게 역사속에서 억눌렸던 이야기를 봐도 우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폭력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이 시대를 읽을 때와 현재를 볼때에는 편견이 되기도 한다. 왜놈사관이 독립투사를 테러리스트로 보는 것을 대한민국사관에서 동의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정체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혈단같은 비밀결사조직의 중심에 박열이란 사람이 있었다. 얼핏 들어본 적이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한다. 지금은 한국전쟁중 북한으로 가서 생을 마감했다는 정도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영화 인트로에 이 영화가 실화이며, 실명을 바탕으로 한다는 말도 인상적이다. 그 만큼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어려운 침략적 왜정시대를 지나 분단된 국가에 산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영화의 내용을 보면 그가 아나키스트적인 행동을 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시대를 보는 안목은 나이에 비해서 뛰어나다는 것은 동의할 수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아나키스트적인 부분이 대단히 많다. 지금 시대에 이런 남자를 만난다면 꽤 매력적이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가 시대를 넘어서 기억되는 이유는 가네코와의 민족, 국가를 뛰어넘은 동지적인 의식과 신념, 사랑을 상징하는 사진처럼 보여진다. 그 사진 한장의 프레임에 닮긴 그들의 여유와 주어진 환경, 표정의 담담함이 그렇다. 오랜 여운을 남길만한 사실과 진실사이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가 내게 기억되는 이유라면, 자신의 신념과 사랑이란 개인적인 부분을 넘어서 시대에 주어진 억압과 부당함에 맞서는 지점까지 용기내어 쉬지않고 움직였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이다. 소중한 삶 속에서 담담하게 스스로의 자유 의지를 갖고 더 큰 가치를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 그런 사람은 스스로 자유로운 사람이다. 나는 그래서 박열이라는 사람이 참 매력적이라 생각된다. 극중에 표현된 가네코 후미코도 참 피폐한 성장환경속에서 참으로 멋지고 당당하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아나키스트들은 세상에 존재할 것이다. 그들이 권력기관을 부인하는 이유는 자신의 자유에 반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세상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시대에 맞게 재정의된 박열이 세상에 조금 더 늘어난다면 좋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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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보는 설경구를 보면서 왠지 공공의 적 느낌이 난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과장되고 허풍이 섞인 웃음소리가 그의 어두운 캐릭터를 잘 포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르와르의 범죄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억눌린 무엇인가를 이를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와 같이 긴장되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을 통해서 사람들의 밑바닥 얹저리에 파편처럼 박혀있는 다양한 사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각본을 쓰고 각색하는 감독의 머리속이 재미있는 것이다.


 "세상의 본질에 다가갈 수록 일찍 죽는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과도한 호기심은 언제나 죽음을 재촉하던 것이 인간의 역사였다. 사람이 분수에 맞춰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지만, 강렬한 욕망과 호기심에서 자유롭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전래동화, 신화, 귀신이야기에서 뒤를 돌아보지 말라면 항상 돌아보는 역할을 인간이 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 서로를 속고 속이고 그 속에서 서로를 속이는 본질적인 동질감을 갖고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서 경찰도 속이고, 마약밀매집단도 속이고, 그 경계를 줄타기하는 현수로 속인다. 그 목적이 돈과 마약으로 상징되는 금권과 쾌락의 입장에서 우리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뒤통수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언제나 유효하다. 눈이 두개나 달려서 앞을 잘 보도록 설계된 인간은 항상 뒤에서 쳐들어 오는 미래의 불안에 좌절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박중훈이 나오던 게임의 법칙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차이라면 누군가는 나와 같은 길을 가지 않기를 바라는 바램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믿는 사람에게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경영은 역시 가장 멋진 캐릭터를 보인다. 오랜 휴식속에 녹슬치 않고 멋진 캐릭터를 잘 소화한다. 최근의 영화는 이경영이 나오는 영화와 안나오는 영화로 구분해도 괜찮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소화한다. 김성오도 시작부터 꽤 기대를 했다. 아저씨의 약빠는 또라이에서 멋진 캐릭터를 보여주는 느낌이 있었다. 초반부의 전개가 너무 아쉽다. 반면 김희원은 다른 작품의 다양한 모습을 한작품에서 본듯 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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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영화 공연 (劇) 2017.06.11 18:05


 조조할인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를 골랐다. 정신없이 가면서 김밥을 한 줄 사먹었는데, 포스터의 모습이 첫 장면부터 묘하게 집중해서 보게 한다. 그리고 시작된 살인..아니 도살에 가깝다. 최민식의 망치씬만큼은 아니지만 액션캠처럼 도살의 대상을 보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가 현실감보다는 잔인함을 돋보이게 한다.


 영화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한맺히고, 가슴아픈 사연을 풀어가는 스토리라고 보긴 어렵다. 관점을 달리보면 불구대천 원수가 나를 기망하여 결국 처단하였다. 그 속에서 잠시 사랑이 여기 저기에 머물며 슬픈 흔적도 남겼다. 흥행으로 보면, 여성의 격렬한 액션과 남성을 제압하는 모습이 균형잡히지 않은 세상에 대해서 뭔가 말하는 듯도 하지만 크게 부각하기 어렵다. 여자가 한이 서리면 무섭다는 말이 훨씬 다가오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읽은 논어의 불혹에서 혹이 미혹함을 말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사랑했었지만 그 추억과 설계된 삶의 진실을 보면서 그를 내리치는 숙희의 모습과 겹친다. 사랑했기에 너를 제거해야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사고는 미혹된 것이다. 그 대가를 치루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결단을 내리고 내리친 것이 불혹했다고 해야하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아침 나절에 보기에는 조금 곤란한 청소년 불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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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 어려서 518광주항쟁에 대한 청문회를 할머니가 틀어놓은 텔레비젼 때문에 항상 보게되었다. 더 어려서는 새벽에 할머니가 라디오를 듣고 대통령이 죽었다고 하시며 학교갈 손자를 챙기며 계속 혼자말을 하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려서의 작은 기억이 하나둘씩 잊혀가지만, 국회의원이 자신의 명패를 던졌던 텔레비젼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한다. 그저 저 아저씨는 왜 화가나서 머리 벗겨진 대통령아저씨에게 마구 화를 내는지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텔레비젼의 정치인이 내가 사회에 나오고 얼마뒤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 그리고 당선이란 사실과 그 사실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진실이 되어간다고 믿는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한 결과, 그 사실의 옳고 그름을 논쟁하는 것은 지금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무현이란 이름이 시대를 대변하는 아픔이었고, 희망이었으며, 감동을 주었다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감동은 그 사람을 새롭게 바라보고 사랑하게 만든다. 그가 주어진 상황속에서 고뇌하며 다가가 그 결과에 우리 우리모두 공감했던 것이다. 그 감동이 이렇게 오랜 여운으로 세상에 남았다.


 어느 주말 아침 회사에 불려나가서 접한 그의 소식에 마음이 오래동안 착찹했었다. 영화속에서 경선이라 새로운 제도를 통해서 세상에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준 모습보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늦은 밤 서울역을 찾았던 기억이 났다. 같은 시대를 사는 이름없는 나에게도 시대의 공감을 전달해 주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흐려진 기억속에서 뭍혀있던 한 장의 컬러사진처럼 그를 기억하게 한다. 그의 말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그가 바라던 많은 것들이 조금씩 쉬지않고 이루어지길 바란다. 내가 할 일이란 생활속에서 남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또 조금씩 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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