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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는 주변인 삶을 위한 총, 명, 강..그리고 不誠無物 본질의 가치와 변화의 기술적 혁신을 파악해보자
Khori(高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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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에 해당되는 글 322

  1. 2018.06.30 일을 너무 저질렀어
  2. 2018.03.10 구가다 일취월장 - 건강검진
  3. 2018.03.02 건강검진 - 쫄리긴 매한가지
  4. 2018.02.13 황금개해 D-2
  5. 2017.12.03 2017.12 티스토리 초대장 (34)
  6. 2017.11.25 책...
  7. 2017.11.05 2017.11 티스토리 초대장 (25)
  8. 2017.10.05 2017.10 티스토리 초대장 (39)
  9. 2017.10.05 가을을 세워 시간을 돌아보고
  10. 2017.08.26 2017.08 티스토리 초대장 (25)

일을 너무 저질렀어

2018.06.30 20:59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6월 한달이 상반기 마감부터 바람잘 날이 없다. 세상에 사건사고가 없었던 날이 하루도 없으니 당연하지만 이 번달은 바쁘고 효과가 없다. 상당히 큰 프로젝트는 일명 나가리가 됐다. 읽던 "경영의 실제"는 진도가 함흥차사고, 그 와중에 얻은 "민황"이란 책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주말에 보던 "대망" DVD는 큰 꿈이 아니라 大亡의 처지에 다다르고 있는 셈이다. 분수에 맞지 않게 일을 벌리다보니 정리가 힘들다. 이거 외에도 친구 녀석의 권유와 꾐에 빠져서 PMP(Project Mangement Professional) 수업까지 주말마다 듣고 있다. 생각해 보니 7월에는 PMP cyber 수업도 있다.


 이렇게 저지른 일이 많을 때엔 어쩔  없다. 일을 쪼개서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상책이다. 먼저 가다서다를 완료하고, 함흥차사를 다시 보내야겠다. 출장으로 다시 들어야 하는 PMP수업과 PMP cyber강의를 먼저 해결해야겠다.  이후 여름은 DVD를 돌리며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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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다 일취월장 - 건강검진

2018.03.10 13:04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지난번 글

http://khori.tistory.com/entry/%EA%B1%B4%EA%B0%95%EA%B2%80%EC%A7%84-%EC%AB%84%EB%A6%AC%EA%B8%B4-%EB%A7%A4%ED%95%9C%EA%B0%80%EC%A7%80



 건감 검진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많은 약속들이 분주하게 나를 부르더니 약속이 엉망진창으로 뒤죽박죽이 되어 전부 재조정했다. 보기로 약속하고 얼굴을 보지 못한 녀석을 보러 강남에 다녀왔다. 종종 다니던 포장마차에서 오랜만에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어차피 내일 검진 결과인데 뭐.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니 병원에...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지만 "더럽게 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이 대개 깨끗한데 저런 미사여구가 붙어야 감정 표현이 착착 붙는 심사가 든다. 아직도 삐뚫어 지거나 쫄리거나 그런거다. 경각심이란 알람이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2층에 갔더니, '소화기 내과는 일층으로 가세요' 해서 다시 내려왔다. 접수를 하려고 이름을 이야기 했다.



간호사 처자 선생 : 000 담당의사 선생님 오늘 안나오셨는데요?

나                 : 그럼 연락을 주셨어야죠 (뭬야!!)

간호사 처자 선생 : (모르겠고, 나는 나의 일을 이란 단호한 표정으로) 2#$@% !@#43..!!!!..$%& ^%.... 앉아 계세요 (이 표현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간호사 처자 선생 : 2번 방으로 가세요


 아하..지난주 끊임없이 물어보는 할아버지의 자세와 대응 자세가 이런 것이랑 비슷하겠구나. '사람만큼 손이 많이 가고 피곤한 것도 없고 또 감사한 존재도 없긴 하지' 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 단지 나한테 기분 좋지 않은 시그널이 올 때 불편한거다.



 건조한 표정과 주말 근무의 피로로 얼굴이 전부 다크한 젊은 의사 선생이 처량해 보인다. 보람있고 대우 받는 고퀄의 3D 업종이란 확신을 다시 한다. 어째던 나보다 불쌍해 보였다.


젊은 의사 선생 : 암은 없구요 

나              : (대단히 건조한 말투에, 기분이 대단히 건조해짐 ㅡㅡ;; 안도의 한숨 이런거 안나옴)

젊은 의사 선생 : 위궤양이 있고, 조금 헐었고, 헬리코박터균이 있네요. 헬리코박터 약은 2주 처방을 할테니 까먹지 말고 드셔야 되요. 열에 일곱은 잘 치료되요. (나이 좀 된 약사 아줌마도 그랬다. 정주행 안하고 중간에 끊기면 치료율이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입이 엄청 쓰다고 해본것 처럼 말했다 의사 선생이 가장 중요한 "입이 쓰다"는 사실을 안 알려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나              : (열에 일곱에도 못들면 바보라는 소리지..그런거야??)

젊은 의사 선생 : 2주 약 드시고, 그리고 4주가 더 지나면 내시경 한번 더 합시다. 예약해 드릴께요.

나              : 출장가요~~

젊은 의사 선생 : 그냥 밥 굶고 오셔도 되요. 4주후에요!

나              : (헐... 왜 눈깔에 힘을 주고 그래..ㅡㅡ;;;) 그런데 우리 엄니가 한약을 해줘서 그거 먹을 때 같이 먹어도 되요?

젊은 의사 선생 : 제가 한약은 모릅니다......................

나              : (어째 말투는 신가다인데 태도는 구가다냐....진실을 이야기하는 태도는 맞는데!!)



 병원을 나오는데 어제 출장 다녀온 직원들이 재잘재잘 떠든다. 카톡에 몇 자를 적었다.


나      : 구가다가 되가는 중 ㅋㅋ

모 직원 : 구가다죠. 

모 직원 : 저도 치과에요

나      : 구가다 마지막 코스를 선행해서 떼는구나. 술금판정, 4주후 재검

모직원 : 이 참에 끊으시죠

나     : 헐 나쁜놈

모직원 : 출장금지 LOL



마나님 카톡이 온다


마나님 : 검사결과?

나     : 약을 다발로 받음. 헬리코박터

마나님 : 검사하면 그거 거의 다 나옴.(위로인가 잠시 생각해 봄) 검사결과는??

나     : 아직 안나옴



 

 집에 터덜터덜 걸어오는 길에 갑자기 구가다라는 말을 생각해 봤다. 구닥다리와 같은 의미인데, 지인이 가끔 사용한다. 어려서는 할머니, 고모, 부모님들이 사용하던 일본식 표현이다. 찾아보니 구형이라는 의미다. 나도 이젠 구가다다. 그렇다고 슬프거나 노여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워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들은 신제품을 좋아한다. 제품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남편들의 서열은 자연스럽게 하락한다. 그 때부터 구가다의 삶이 주변에 물샐틈 없이 빈틈없이 다가오는 거다. 구가다는 어째든 손이 많이 가니 말이다. 그런데 잘 익숙해 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바라보기만 했지, 그것이 나의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다가라고도 하면 예쁘게 포장된 빈티지, 험하게 표현된 구닥다리나 꼰대, 고급지게 표현 된 명작 이런 단어가 함께 생각난다. 빈티지는 추억을 더듬는 매개체와 같은 느낌을 갖는다. 정체성이 없거나 혼이 없는 메마른 느낌이 든다. 구닥다리는 철지나, 쓸모 없음의 감이 온다. 꼰대는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과거의 사유체계를 정신 승리법으로 지금 구현하는 후덜덜한 사람이다. 귀가 막혀있거나, 듣는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명작이나 명품은 뭘까? 물건으로보면 세월이 지나도 형태를 잘 유지하고,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급진 자태를 유지하는 것 또는 시대가 지나도 창피하지 않는 느낌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가능할까? 생각해 보면 명품이란 이름으로 계속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 명작이 그림이면 사람들에게 원본의 형태로 다시 보여지며 감동을 주고, 음악이라면 다시 해석되어 연주된다. 사람은 글쎄...


 나는 흰머리가 거의 없다. 나는 가끔 은발처럼 흰머리가 내 생김새와의 조화와는 상관없이 괜찮아 보일때가 있다. 가죽에 주름이 가는 것은 사용에 비례하니 당연하다. 머리가 벗겨지지는 않았으나, 까지면 한올한올에 연연하느니 못해본 skin-head를 하는것이 속 시원할꺼라는 생각을 한다. 겨울에 추우면 털모자를 하나쓰면 된다. 이말인 즉, 사람은 형상을 유지하기 힘들다. 명품은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명작은 감동으로 기억된다. 사람은 무엇으로로 기억되어야 하는가? 어차피 구가다의 삶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무엇이 좋을까? 물건인 경우 구가다의 재발견은 드물다. 사람은 구가다가 되어가고 무엇으로 재활이 가능할까?


 한 가지는 고결한 인품(이런 표현이 문맥상 거시기하지만)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삐뚫어진 인품이라도 잘 두들기면 펴지는 것이다. 그 인품은 결국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그 사람만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철학, 생각이 된다. 그 정신이 깃든 결과물이 분야, 취미, 삶으로써 세상에 조금씩 씌여진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와있고, 어디로 갈 것이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따라서 구가다의 길도 변화한다. 갑자기 써 놓고 보니 술먹고 깨어'나는 누군가, 여긴 어딘가?'와 같은 느낌처럼 보인다. 그 목표, 선택, 실행에 따라서 구가다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다. 그냥 구다가, 구닥다리, 꼰대, 빈티지, 존경받는 사람, 성인군자와 같은 길이 결정되겠지. 높은 길은 힘들겠지만 그냥 구닥다리와 꼰대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다. 그래서 꿈이라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조금 어려운 수준을 도전해 보기로 하자. 분수것 하는거에요~~ 언감생신버전 아니구요...그래서 거울한번 봐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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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 쫄리긴 매한가지

2018.03.02 21:09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나라님이 등급판정을 명하니 한 번 해보는 수 밖에. 요즘 속이 더부룩하고, 몸이 피곤하다. 의사와의 조우는 없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고, 피하는 일이 제일 바보같은 짓이다. 어째든 쫄리는 기분이 뭘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번 등급판정때 조직검사를 동의했지 피나는 걸 동의한 건 아니다. 의사랑 내시경 검사 사진을 보다가, "어~ 피 나잖아요" 했다가 된통 잔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7시부터 병원도착 8시 반까지 장장 13시간 30분의 간헐적 금식을 하니 왠걸 몸이 훨씬 가볍다. 움직이는 일이 적은 대신 때가되면 먹어야 한다는 소신이 불러온 참사라고나 할까? 이를 어쩔꺼냐는 마나님의 타박에도 "급격히 살이 빠지는 건 큰 병이지. 조금씩 찌는 건 큰 병은 아니라는 말이지"라는 댓구를 했다가 "차~~암 긍정적으로 살아... 할 말이 없다"는 퉁을 먹으면서도 지켜온 살인데. 


 처음 수면 내시경을 해보니, 눈비비고 일어나니 집에 가라는 소리에 내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분명 깨어 있었는데. 왠지 깨운한 기분도 들었다. 텔레비전에 누가 이걸 상습적으로 맞는다는 소리가 조금 이해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시작부터 좀 다르다. 


 대개 문진표를 작성하고 마무리에 의사 선생이 잔소리를 한다. 운동하고, 담배끊고, 술도 작작먹고 대개 이렇게 시작한다. 특히 회사에 오시는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그냥 마구 혼낸다. 우리 회사 시정병원이 그럴 수도 있다. 나라님 지정 병원은 좀 달랐다. 특히 오늘은 내가 머리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근수재고, 잘보이나 검사하고, 소피 검사도 하고, 상세한 검사를 하겠다고 했더니 피를 4통이나 뽑았다. 중간에 키를 재는데 "신체 계측"이라는 말이 거슬린다. 계측이라니....뭔가 물건이 된듯하다. 이런 애매한 기분을 안고 내시경전 관문인 8호방에 갔다. 아주머니 의사 선생이 친절하게 맞아 주신다. 


 "이게 딱 한 번만 맞으면 되는거에요. 담배피는 사람에게는 평생가는 좋은 거에요? 18세부터 맞아도 되고요"

 "얼만데요?"

 "13만원이에요. 한 번만 맞으면 된다니까? 감기만 안 걸렸으면 돼요"

 "감기 기운 있어요!"


 이 때 퍼득 떠오른 생각은 "약장수인가?"라는 말이다. 잘 생각해 보니 약장사가 맞다.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전을 줘야 약을 사니까 말이다. 그런데 딱 한 번만 맞으면 된다는 것에도 의문이 든다. 무슨 약이 평생간다는 말인가? 간염백신도 얘가 사라지면 다시 맞으라고 하던데. 뒤짚어보면 한 번만 맞아보니 소비자..아! 환자는 알수가 없지 않나.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친절하게 다가온다는 말이 촥촥 몸을 감싼다. 아끼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 잔소리를 하기 나름이니까. 어째던 삐뚫어지기 시작한 듯 하다.


 내시경으로 가는 줄 알았더니 흉부검사가 남았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재미있다. 


 "아버님 배를 여기에 대시고요?"


 가슴을 대는 것 아닌가? 배가 엑스레이 찍는 대에 달리가 없는데.. 아니면 가슴과 배의 경계가 애매한가. 멍때리면 앉아 있는 것 보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다. 그 때 다시 웃움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님 허리뼈 다친 곳은 없으시죠?" 


 허리 뼈라...딱히 틀린 말은 아니데 어감이 상당히 멀고 웃음이 난다. 척추, 디스크 이런게 익숙한데...아니다 다를까.


 "디스크 수술을 했어요"

 "그럼 철심 박으신건 아니지요?"

 "아니요"


 내 관점이 좀 묘했던 것 같다. '철심을 박다' 이런 표현은 매우 어색하다. 목소리로는 두 분다 여성분들이신데.. 이런 묘한 소리를 뒤로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할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타시더니 1층이 어디냐고 자꾸 물어보신다. 현관 로비를 확인하고 눌러드렸는데도 자꾸 물어보신다. 얘는 여러 층을 싸댕기는 애인데 어쩌라는 건지.. 하여튼 일층에서 황급히 내리시고, 나는 내시경 검진센터에 도착했다. 일층부터 왠 할아버지라고는 뭐하고 그 즈음되시는 분이 고개를 삐닥하게 하시고 계속 나를 쫒아오신다. 뒤로 잠깐 물러서니 앞서 가신다. 차트를 안들은 것을 보니 검사 대상자는 아니다. 그리고 다시 대기표를 뽑는 나를 제치고 앞에 서셨다. 환자분을 찾더니 검사실로 막 먼저 들어가신다. 


 그 앞에서는 아주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가 계속 앉아서 젊은 간호사 처자에게 이것 저것을 계속 물어본다. 이거 검사를 어떻게 받냐, 괜찮냐, 안아프냐, 받아봤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젊은 간호사가 어르신에게 또박또박 대답을 하며 자기 일을 본다. 대단하다. 대답하는 자도 대단하지만, 끊임없이 걱정이 태산같은 할아버지의 다양한 질문공세도 대단하다.


 내 순서가 되서 들어가니 간호사가 쩍벌 자세로 앉아서 손은 뒤자리를 가르키며 "검정 의자에 앉으세요!"라고 말해서 의자를 한참 찾았다. 뒤는 쇼파요 검정의자는 간호사 앞에 있다. 인지감각 테스트인가? 하여튼 어렵다. 내 뒤사람도 쇼파에 앉았다. 그 다음 사람도 쇼파에 앉았다. 한 명도 음성이 우선이지 손동작을 따르지 않는다. 앉자마자 기계적인 똑같은 질문을 한다. 저런건 녹음해서 용달차처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을 보면 간호사들은 아침인데도 지쳐보인다. 사람은 어째던 손이 많이 가나보다.


 침이 안나오는 약인가를 주고, 손등에 주사를 꽂는다. 수면 내시경할때 가장 관리하기 쉬운 곳에 주사를 놓는단다. "어우~~ 엄청 아파요!!!?"했더니, "거기가 제일 아파요"라고 대답한다. "헐~~" 언질을 줘야할꺼 아녀.. 아직도 손등에 연필에 찔린것 처럼 자국이 선명하다. 나쁘다.


 마지막 관문인 내시경 검사대 앞에 터를 잡았다. 입에 재갈을 채우고, 뭔가 태연하게 만지작 거리는 병원 사람들을 보면 내가 무슨 고기같다. 이젠 아까 높은 주사자리에 마취제를 놓으려고 한다. 젊은 의사선생왈 "아퍼요, 묵직할 꺼에요"한다. 젠장 더 아프다. 처음엔 했을 땐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주 기분이 나쁘다. 차가운 젤리 같은 것이 몸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런데 아프다. 캐비넷에서 의사선생이 여러개 걸린 호스중에 하나를 턱 잡는다. 


 눈을 뜨니 찌부등하다. 그 차가운 느낌과 살아 있다는 느낌은 다르다. 왠지 기분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기분과 생각이 되었다. 난간을 잡고 앉으려고 하니 새파란 남자 간호사 녀석이 "누~워 있어요!!"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놀랬잖아 이녀석아!'라는 말을 삼키며 조용히 누웠다. 재수읎는 자슥..소리는 왜질러 쪽팔리게...


 그러더니 다가와서 뭐라고 옹알옹알 떠들어 댄다. 거시기 조직검사를 동의했으니까 했다는 것 같다. 세 개나 했다. '뭐라고 피를 세군데나 봤다고!! 이자식을!!'이란 생각이 들 때 이 훌륭한 젊은 총각 간호사 왈 "일어나서 앉으세요"라고 말했다. '이 자슥은 내가 미운가 보다. 얼나나 누워를 연습시키는 걸 보니 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시면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실 꺼에요~"


 어질어질한게 마취때문인지 아까 뽑은 아까운 피 4통 때문이지 몽롱하다. 의사 선생님이 사진을 보여주면 용종은 없구요 좀 부웠어요. 부운데를 세군데 떼어서 조직검사를 했구요, 나이가 있으시니 위벽이 얇아져서 현관이 조금 보일수도 있어요. 이건 쉽게 말해서 '기계가 삭으면 이 정도는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니겠어요~'라고 나는 해석이 된다. '자넨 혈관이 안보여서 좋겠수'라는 멘트를 꾸욱 참고 가려니 간호사 언니가 부른다.


 조직검사를 해서 처방전을 받아가란다. 아까 젊은 의사가 이야기 했다. 조직 검사를 했으니 돈을 더 내란다. 아까 꼼꼼히 읽어 볼껄. 조직검사를 동의했지 내가 돈을 내겠다고는 동의한 기억이 없는데 쬐멘한 글씨들 중에 그런게 있었나...자세히 볼껄..


 째째한게 몇 천원밖에 안하더만. 다시 2층 원무과로 가라고 한다. 검진을 받으면 손님이자 환자인데 자꾸 이리가라 저리가라 그런다. 별로 안 아픈 환자는 걸어다니라는 말인 것이다. 서비스 정신을 외치고 싶지만 배가 고프다. 2층에 갔더니 원무과 표시판이 안보인다. 접수처만 보여서 "원무과가 어디에요?"라고 했더니 직원이 한참 웃으며 눈을 똥끄랗게 뜨고 "여기요 여기"라고 손가락을 가리킨다. '잘났다 잘났어..돈내고 얼른 갈꺼야!'라는 말도 참고, 위산과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갔다. 괜히 아침부터 갔더니 검진이 끝났는데 환자가 먹을만한 밥집은 열지도 않았다.


 심통이 배가되는 걸 보니 쫄리긴 했나보다. 다음주엔 등급판정을 한다던데..별일 없는데 피를 3군대나 냈다고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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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개해 D-2

2018.02.13 23:15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황금개의 해가 시작된다. 매일 떠오르는 햇님이 변할리 없다. 하지만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듯, 새해에는 다짐, 희망, 정리처럼 우울한 과거와의 단절, 새로운 변화의 시도를 모두 생각한다. 과거가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작년처럼 이어가는 바램들은 적다. 

 

 최근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며, 뜨문뜨문 사람들의 풍문과 소문을 듣게 된다. 몰랐던 사실을 통해서 어려운 일에는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고, 좋은 일이라면 인사라도 해야한다. 안 좋은 소식과 소문은 사람을 참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부도가 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소식을 듣다보면 기가막힌다. 원래 나쁜 일은 사람의 성품이 못되서 저지르기 보다는 부실하게 쌓아온 행동이 상황을 악화하고, 그 상황이 자꾸 나쁜 행동을 선택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 어려움을 모면하려 발버둥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젊은 시절에는 사람이 나쁘다고도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분에 넘치는 욕망은 사람을 악귀처럼 만든다는 사실도 알았다. 오늘 20년을 선고한 최순실의 경우처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방법적인 면은 사람의 성품이 이렇게도 악랄하고 졸렬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듣게 나면, 그 사람보다는 다른 부분이 더 많이 생각난다. 기업에 10명이 일하면 4인가족 기준으로 40명이 먹고 산다. 이 기업과 함께 하는 기업이 숫자와 직원들을 생각하면 5개의 5인 기업만 해도 100명이 또 함께 하는 것이다. 4차 산업은 기계가 연결되어 사람들이게 기여하는 과정이다. 사람의 사회적 활동은 수 천년에 걸쳐서 연결되고 서로 영향과 반응을 교감해왔다. 그 기업의 종사자, 관련자에 가족들의 숫자만 생각해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요즘 같이 추운 겨울에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을 한다. 모든 사람이 소중한 존재이고, 작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하며 협력하고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작은 것은 학교가 아니라 집에서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나의 생활은 변함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어제는 고객만족 부서의 회식이 있었다. 늦게나마 새롭게 입사하고 부서를 이동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회식을 겸했다. 고객만족부서 팀장이 일 끝나자마자 얼른 오라고 재촉이 심하다. Team build라고 할 수 있는 행사에 초대되어 해외영업을 대표해서 한 마디하라고 성화다. 잔소리가 많다. 올 한해동안 영업팀 잔소리가 많으니 잘해야 본전인 고객만족 팀장의 고충도 이해하고 그럴만한 자격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고객만족팀 해외사업지부를 대표해서~~"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다들 신이났다. 영업이 아무리 요란하고 잘났다고 자화자찬을 해도 큰 의미가 없다. 연구 개발부서의 제품, 서비스 개발, 품질관리부서의 성능, 기능, 안정성의 검사, SCM부서들의 구매, 조달, 자재, 제조, 물류까지의 지원이 없다면 영업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세상은 그렇게 이어져 협력을 한다. 협력을 위해서 인간이 개발한 "조직"은 정말 대단한 발명품이다.


 마무리가 되어갈 쯤 새해 인사를 하게 되었다. 보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는 상투적인 말이 싫지 않다. 하지만 모두들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됩시다, 고객만족을 위해서 노력하는 고객만족팀을 만족시키는 고객만족팀 해외사업지부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노래 가사처럼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보다 "내가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마음을 베풀고, 작은 행동을 쌓아서 또 나도 타인들의 베품을 받게 되면 좋겠다. 자리를 파하고 참석한 팀장들의 속이야기를 듣고 참 즐거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느꼈다. 


 내일은 지인을 만나러 또 읍내에 나가봐야 한다. 우리 해외사업본부도 새해를 맞이하여 틈틈이 모아온 부서비용으로 배트민턴 라켓을 대량구입했다. 점심시간에 틈틈히 하는 배드민턴에 다들 재미가 많이 붙었다. 모아 놓은 예산이 즐거운 자리를 위해서 쓸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함께하고 좀더 건강해지는 것에 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부는 요긴한 곳에 섰다. 세상이 사람의 위치를 요상하게 나누어 혜택과 보상의 차별을 두는 것을 반대할 수는 없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동료로써 배려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께하는 조직도 건전해지고, 협동심도 조금씩 진전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 바램은 이젠 비행기 덜타고, 살도 좀 빼고, 운동도 하고, 가족들도 건강하고 아이들도 자신의 꿈을 이뤄가기 위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새해가 됬으면 한다. 황금개가 될지 그냥 개해가 될지 또 나에게 달린 일이다. 줄어든 독서도 다시 늘리고, 영화도 좀 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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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티스토리 초대장

2017.12.03 00:20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위는 요하네스버그, 아래는 한국의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꼭대기 별이 좀 차이가 나네요. 예전에 묘지를 상징하는 십자가가 많았는데 이젠 좀 사라지는 듯 합니다. 이글을 보는 모든 이들이 2017년을 살아냈을음 즐기시고 다가오는 2018도 살아내어 바라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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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질문

    a. 12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놀아볼 계획인가?

    b. 한해를 보내고 맞이하며 나의 다짐?

    c. 2018 이건 꼭 이뤄져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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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17.11.25 17:11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11일정도 지구를 삼각형으로 돌고왔다. 10시간, 6시간, 8시간, 8시간, 10시간이란 비행기 시간은 지루함이다. 기내식을 대체 몇끼를 먹고 돌아온 것인지 모르겠다. 항상 들고다니는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신차리고 일하기도 벅찬 시간이다. 


 러시아에서 처음 사촌 형 집에 놀러갔다. 역사전공 박사님답게 고대부터 지금까지의 역사, 철학에 대한 책들이 쌓여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지나치긴 해도 정말 그럴싸한데하는 생각이 드는 환단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저자에게 직접받았다는 환단고기를 받았다. 포장도 뜯지않은 책을 보면서 전에 도서관에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둘러본 기억이 났다. 환빠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내용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팔 수 없는 만주벌판을 삽질해야 조금 더 진실에 가까워질 일이다. 서구역사는 일단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로마인 이야기를 꼭 읽어 보라고 한다. 그 아주머니 책도 머리가 딱딱 아픈데 말이다. ㅎㅎ


 어째던 졸지에 남아공에서 이 책때문에 75불을 낼뻔했다. Over weight charge에 용서가 없다. 책을 빼니 딱 맞는데, 들고오느라 애를 많이 썼다. 

 

 정작 읽으려고 들고다니던 신동준의 '상대에게 이익을 얻게하라'는 책은 손을 떠났다. 한참 역사이야기를 하다가 사촌형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전해줬다. 책에 왠 스티커를 이렇게 붙여놨냐는 잔소리도 들었다. 책에 낙서대신에 스티커를 괜찮은 구절에 붙이다보니 습관이 됬다. 다 읽지 못한 것은 좀 아쉽지만 대략 그 의미는 이해한다. 노자계열은 얻기 위해서 먼서 베푸는 활동을 한다. 더 크게 벌기 위함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본인의 안목과 실력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뛰어난 자는 책을 보관하지 않는다라는 옛 명언을 마구 갖다붙이며 책을 넘기게 되었다. 사실 출장중엔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미팅과 저녁 식사를 겸함 마무리와 서로의 격려를 하다보면 지나간다. 비행기에서 조금 보기는 하지만 복잡한 일이 생기면 또 그렇다. 6년간 대략 600권이 조금 넘는 책과 영화 300편정도를 본듯 한데 갈수록 읽는 양보다는 내가 취하는 것들에 더 몰두하는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좋은 점은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좀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괄적으로 관련된 업무 관련 지식을 접하고, 인문학적 책을 통해서 사람을 이해하는 개념이 아주 조금 생기다보니 이를 연결하는 것을 생활속에서 실험해본다. 내 의도를 좀더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조금 도움이 될 가능성과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번 출장에서도 그런 감사함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올재클래식스를 좀 샀는데 이젠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생각해봐야겠다. 어차피 관자는 다시 한 권 사야겠다. 갑자기 역사책이 살짝 구미가 땡긴다. 다음주에는 사업계획을 마무리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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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티스토리 초대장

2017.11.05 21:39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제가백가의 시초라고 씌여있기도 하고, 商家의 시초라고도 하는 관자를 읽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읽는 일이 참 좋다는데 살은 오르고, 책은 안 읽히고, 할 일은 많네요. 댓글확인 및 초대장은 11/6일 11시에 일괄로 하겠습니다.


 초대장을 받으시려면 아래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밀댓글로 달아주세요. 7장밖에 보내드리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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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질문

    a. 가을에 놀러갈만 한 곳?

    b. 2017 가장 기쁜 일은?

    c. 첫 눈은 몇월몇일에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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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티스토리 초대장

2017.10.05 16:43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멋드러진 흑백사진, 잘 써진 구직이란 한자와 느낌이 다릅니다. 뒷배경의 악수하는 사람과도 대조적이고.. 10월 모든 사람이 행복함을 스스로 결정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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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질문

    a. 당신에게 가을은?

    b. 올해의 가장 발전된 당신의 분야는?

    c. Winter is coming. 당신은 이 가을에 무엇을 준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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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세워 시간을 돌아보고

2017.10.05 00:22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9월부터 지금까지 한참을 방랑했다.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저곳을 움직이는 몸뚱아리와 마음과 머리가 모두 제각각이다. 혼을 너무 쏟았더니 혼이 나갔다고 농담을 했었는데 지금이 그렇다. 가야할 곳과 해야할 것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소중한 가족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질문이라면 감히 일과 가족을 비교하는 일이다.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하는 아둔함은 후회에 다다르는 길이다.


  늦더위가 일본에도, 유럽에도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간다고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걱정과 달리 일본은 참 더웠다. 그리고 추석 즈음해서 한 달간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는 일은 누구나 힘들다. 그것을 깨닫기 시작할 때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감당하기 시작할 때엔 삶의 중턱을 넘어가는 시기다. 마흔 고개가 어렵다고 입버릇처럼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요즘은 실감난다. 누군가를 맞이하는데 익숙하던 시간이 지나가고, 익숙치 않은 누군가의 뒷모습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그들의 몫을 어께에 짊어지는 시기다. 좀더 나이가 들면 다시 누군가를 맞이하고 스스로가 떠날 때가 될 것이다. 내 스스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하나는 떠날때를 멀리하려는 마음의 그림자와 자유로운 내 영혼이 생겨먹은데로 살았으면 하는 바램때문일 것이다. 


 입버릇처럼 하지 말하야 할 직책이 "부xx", "xx대~~"라는 것이다. 높은 자리 같아 보이지만 이런 직책은 책임을 요구받는 자리다. 자신의 몫을 다하는 것은 중요한 약속이지만 약속외에 구속된다는 것은 특히 번거롭다. 이런 자리를 청하는 사람들이 반갑지 않다.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가을 시원한 바람과 달리 이런 일들은 나의 마음을 어둡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살아간다.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명예롭기도 한일이다. 물론 뭔가가 잘 됬을 때의 일이지만... 그런 기대와 걱정을 떨치지 못하며, 마음에 희망을 그리고, 머리로는 여전히 해야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한다. 차라리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만 못하다. 음기가 대지에 충만해지니 양의 존재가 심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시기에 세상을 돌아다니게 되면 항상 조심하게 된다. 그렇게 가을의 문턱에 서서 시절을 감상할 틈이 없다.


 일본에 다녀와서 업체 conference에 다녀왔다. Gala show dinner까지 참석하게 됬는데 91년 11월의 어느 콘써트에서 봤던 가수를 보았다. 연예인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무엇인가 이질감을 느낀다. 무엇인가 다른 것이 내재된 생명체를 보는 듯 하다. 결이 다르다. 이 느낌은 이쁘고 잘생기고 하는 것이 아니다.  

 주소를 말하면 택배로 붙여주겠다는 음반이다. 홍보도 열심히 해야한다는 조건이 붙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말과 마음이 다르다. 바로 다음날 떠나야 하는 일정과 스스로 편하지 못한 시간이 어색하다. 즐거움과 축하의 자리에 어두운 마음을 갖고 앉아야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해외에서 찾아온 거래처들에겐 웃으며 인사도 하다보니 나도 인생이란 무대의 광대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느낀다. 가을이 오면 생각이 많아진다. 세상이 겉으로 풍요로운 시간이기에 마음도 그런듯 하다.

 

 영국 leading이란 도시의 운하를 바라보면 묘하다. 가을을 느낄만큼 저녁 바람은 시원하다. 능수버들이 한 밤의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늘어져 있다. 맞은편은 화려한 여름만큼 싱싱한 나무가 사람들을 위해서 멋진 그늘을 만들어 준다.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뒤편은 새로운 현대식 건물과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의 경계를 2차선 도로가 가르고 있다. 내가 살던 도시에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터놓고 볼 수 있는 곳은 흔치않다. 담으로 둘러쳐진 궁궐이나 사원이라면 모르를까. 마친 나의 껍데기를 경계로 세상에 보여지는 것과 내 속의 나와의 차이처럼.. 낙엽이 얼른 지면 좋겠다. 시간은 세워둘 수 없다. 적절한 시기는 내가 찾을 뿐 시간은 항상 적절하고 정확한 때를 가른다.


 10월부터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큰 녀석이 다 모아보겠다는 마술봉(wand)를 하나 샀다. 삶은 본인이 걸어가는 것이지만 그 삶을 옆에서 보고 응원하고 보살펴주는 것은 책임이다. 그들은 선택권이 없이 세상에 나왔을 뿐이다. "아브다카다브라"이러면 마술이 이루어 지던데... 다 큰 녀석이 이런 걸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이녀석도 자유로운 기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처럼 호기심의 돌풍을 타지 말고 산들바람과 같은 바람을 타고 살아갔으면 한다.


 이태리의 아담한 호텔 정원은 포도가 한창이다. 어려서 큰 고모댁에 가면 옆에 포도밭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포도를 한송이 한송이 종이로 싸두지 않았다. 오가며 한알씩 따서 옷에 쓱쓱 문질러먹던 기억이 있다. 키가 닫지 않기 때문이다. 한 송이를 얻으면 참 좋아했었는데. 포도가 익어갈 무렵이 가을즈음이 었던것 같다. 가을은 항상 풍족하니까. 



 밤의 정원은 불빛이 주인이다. 산골의 스산한 바람이 불때 따뜻한 촛불과 전등을 보는 것만으로 사람은 따뜻해 진다.  호텔안 식당의 노란색 불빛은 더운 따뜻하게 한다. 


 길을 다시 떠나면 시내에 나왔다. Duomo성당을 보면 처음에 참 대단하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세밀하게 조각된 외형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짓기 위해서 사역했을까하는 상상한다. 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종교를 갖지 않는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그걸 부인하지도 않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삶을 누군가에 기대어 살 수 없듯이 나약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의 육신은 나약할지라도 고매한 정신은 신도 어찌할 수 없다. 단지 우리는 어딘가 기대고 의지하고 싶을 곳이 필요할 뿐이다.

 목사님 친구와 한달 넘게 수담을 했다. 나는 나의 의지를, 친구는 한 달안에 포교를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무조건 믿으라'는 말하지 않기와 내가 주는 책 한권을 무조건 읽고 수담을 하는 조건이었다. 벌써 시간이 5년이 지났다. 성경책이 올까 걱정했건만 결국에 너 말고 우리집 신방을 오시겠다고 해서 벌써 마나님은 교인이라고 했다. 내 삶속에서 뜻밖의 목회자인데 요즘 페이스북을 보니 온 가족이 미국에 가있는 듯 하다. 그곳에서도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란다. 난 여기서 가을을 즐기며 아직도 자유롭게 살아가려고 한다.   


 도시의 벽을 장식한 마스크가 신기하고 새롭다. 사람의 마음속에 이보다 훨씬 많음 얼굴과 표정을 사람들은 안고 산다. 내 가을의 얼굴은 어떤 녀석과 비슷할까? 오늘 막내와 목욕탕에 다녀와서 안하던 셀카를 찍었더니 가족 단톡방에 큰녀석은 작은 녀석을 놀리고, 마나님은 아들이 더 크다, 남편 얼굴이 아주 까매졌다 이런 소리만 한다. 원래 신제품이 좋은 법이고, 구닥다리가 정이 드는 것이다. 물건을 바라볼때의 이런 마음은 당연한데 문득 엄마들은 아이와 남편을 보며 이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봤다. 좋은 답을 기대하기 어려운 질문은 안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천륜은 세월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것이니까.

 

 38 광땡은 최고의 패다. 불패의 영역은 신의 범주이지만 공항에서 비행기까지 태워주는 버스가 38이다.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공항의 뒷모습도 재미있다. 그렇게 집으로 편하게 올 줄 알았는데, 로마공항에서 무려 5시간을 넘게 패인처럼 헤매다가 왔다. 비행기는 정말 오래전에 타본 구형을 말이다. 그래도 무사히 9월을 마무리하게 됬으니 38이란 숫자가 영험한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서 정신없이 잠을 잤다. 요즘은 호흡이 짧아진것 같다. 몸에서 울리는 알람이 "이젠 작작좀 하고"라는 메아리처럼 들린다. 명절이 지나고 주중과 주말생활이 분리되는 관계로 마음이 심란하다. 나의 마음이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렇다. 운동화를 한 켤레 사겠다고 길을 나서서 20% 할인이라는 말에 어쩌다 생긴 상품권을 투입했다. 이런 걸 사들고 돌아가는 마음은 흐뭇한데, 마나님 반응은 덤덤하다. 요즘은 일년에 한 번, 한 모델정도를 산다. 가끔 "댁 없을 때에 내가 처분하겠도다"하는 엄포를 놓지만 그러려니 한다. 나는 할아버지가 됬을 때 손녀, 손자들과 함께 할 것을 미리 장만한다고 주장하지만 씨알도 먹힐리가 없다. 

 

 날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큰 녀석과 별개로 막내 녀석은 스시라면 만사 OK다. 큰 녀석은 마술봉이라고 사줬것만 별 물욕이 없는 질풍노도의 중학생에겐 먹는 재미만한 것이 없다. 스시라는 말에 목욕탕부터 읍내까지 졸졸 잘 댕겨왔다.  젊은 연인이 저려함 초밥을 골라먹는다. 막내녀석은 시작부터 금색 접시를 잡는다. 녀석도 연인처럼 하나는 나에게 하나는 저에게 나눠주기까지 한다. 그 경계에서 양쪽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색하기 그지없다. 

 


 10접시에 몇 가지를 더 시켜서 먹었다. 마나님이 '내가 사람을 키우냐 소를 키우냐?'는 소리가 결코 틀리지 않는다.  어린이 입맛인 나에겐 매운어묵초밥과 바삭하게 감칠맛나게 튀긴 오징어 다리 튀김이 맛있다. 싱싱한 초밥이 맛있지만 이런 음식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막내가 살살 웃는다. 하나씩 더 시켜서 먹었다. 배가 부르다더니 매운어묵초밥을 하나더 시키자 젓가락을 든다. 하여튼 Original과 Mixture사이에는 묘한 교감이 있다. 서로 웃으며 읍내 산책을 나섰다.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됬으면 한다. 나도 어려서 아버지가 항상 좋은 음식을 사주며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너무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 마음을 알게 됬지만... 갖고한 한 자리에 음식을 먹는 일은 중요하다. 파란 하늘이 좋은 추석이 가을에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이리라.



 종각을 천천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교보문고에 들렀다. 늦은 밤에 더 멀리가기도 쉽지가 않다. 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다. 기억한다면 한참뒤에 알지 모르겠다.  풍족해지면 부족한 사람을 돕고, 배워서 남들에게 이로움을 줘야 보답을 받는다고 했다. 누군가 내 마음 깊이 이런 말들을 어려서 해줬으면 하는 나의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시 광화문 광장쪽으로 나와 사람의 다양한 동작을 빛으로 만든 형상을 보았다. 가장 앞자리에는 한 손을 든 "안녕"과 두 손을 든 "만세"가 있다. 어슴프레한 파란 하늘아래를 아들과 손잡고 걸으니 좋다. 예전엔 손가락 하나만 줘도 충분했는데, 이젠 내가 녀석 손가락 하나만 잡고 다녀도 되겠다. 가을엔 풍성한게 많다. 마음을 추스리고 한가위 명절과 겨울을 준비하는 삶을 보내야겠다.

 여전히 저녁 늦게 싱가폴, 한국, 러시아의 연락은 끊이질 않는다. 다들 참 바쁘다. 그렇게 화살같은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사는 거 쉽지 않지..아무렴 그럴리가 없지. 그래도 이 가을의 초입에 잠시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것은 더 자유롭고 또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2017.08 티스토리 초대장

2017.08.26 22:39 | Posted by Khori_聰 明 强 Khori(高麗)

사진 : https://www.mnn.com/earth-matters/climate-weather/blogs/why-sky-so-blue-autumn


 세상의 변화가 시작된 듯 하지만 내가 마주하는 세상의 속도는 대단히 느리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사랑과 헌신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책임자에게 권한과 의무를 주지만 모두들 권한엔 철저하고, 의무에는 소홀합니다. 이런 리더들이 많을 수록 세상살이는 각박합니다. 

 주먹다짐을 할 수도 없고, 욕이나 한번 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버티고 살아내야 다시 젊은 청춘들이 활기차게 살아가고 아이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더 좋은 시대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필 이런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지 야속하기도 하다가 이런 시대를 감당할 수 있기에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런 날이네요.

 초대장은 기준에 맞춰서 작성해 주시고 7장 배포가능 합니다. 동남아 날씨의 8월이 가고 파란 하늘 깊은 9월이 어서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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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질문

  1) 8월 내 생애에 가장 덥다. 아니라면 언제 어디?

  2) 내가 슈퍼맨이라면 당장 하고 싶은 일?

  3) 파란 하늘 깊은 가을에 놀러가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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