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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436

그럼에도 사람에 미치다 -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 연휴 마지막 날 가족들과 삼겹살 외식을 했다. 날이 더워 콜드 브루 한 잔을 먹으며 천천히 돌아왔다. 회색 그러데이션처럼 펼쳐진 하늘이 마치 흑백 영화 같다. 언제 비를 뿌려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인데 몇 방울 떨어지다 만다. 운이 좋은 것인지 비를 잘 피해 다니는 것인지 이런 기분이 드는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습한 바람이 분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진다. 이런 날은 변덕스럽게 보인다. 내 기분도 변덕 때문에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멜로드라마라고 생각하던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니 참 묘한 기분과 상념이 생긴다. 탕웨이의 어설픈 한국 말이 영화의 흐름에 어색함을 주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마지막 파도소리에 맞춰 들리는 탬버린 소리가 오래전에 본 '만추'의 마지막 장면에 녹아있던 풍경소리와 겹친다. 스틸 .. 2022. 8. 15.
30년 전 역사의 재구성, 그런데 내일은? - 헌트, Hunt (★★★★) 연휴 첫날부터 동료 전화가 왔다. 오늘 완전 방학인데 할 일이 없다고. 아저씨들 나이가 들어가며 취미생활이나 개인적으로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는 관심사를 잘 만들어야 한다. 나야 레고는 당분가 길게 인터벌을 갖고 있고, 책 보고 영화 보는 일을 하니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해야 할까? 비도 오는데 어수선하니 만나서 밥 먹고 영화를 한 편 보자고 했다. 최근 보고자 한 영화 중에 '한산 : 용의 출현'은 일찌감치 봤고, '헤어질 결심'은 괜찮을 것 같은데 요즘 분위기가 그래서 미루고, '비상선언'도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망설였다. 이 와중에 '토르 : 사랑과 천둥'을 보고 흠.. No comment. 넷플릭스 그레이맨은 그저 그렇고, 주원이 출현한다고 요란한 '카터'를 보면 '아저씨'가 훨씬 잘 만들어졌.. 2022. 8. 14.
義와 不義의 전쟁, 그 심장을 노려라 - 한산: 용의 출현 (Hansan: Rising Dragon,★★★★★) 과거 5백 원짜리 지폐와 백 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이순신을 매일 손으로 매만지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수도를 지키는 성웅 이순신은 항상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모두들 알지만 이순신을 조금 더 알아가는 일은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영화를 보기 전 '이순신의 바다'란 책을 접했다. 해전의 기록이 충실해 영화를 보는데 즐거움을 더해준다. '사야가 김충선'이란 항왜장 이야기도 생각나는 영화다. '난중일기'는 정말 읽기 쉽지 않았고, '이순신의 두 얼굴'은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내가 갖는 의문 중 하나는 '모두들 이순신을 추앙하지만 상대적으로 친금감과 매력은 떨어질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일 강제병탄으로 강점기를 보낸 후유증일까? 이순신을 떠올릴 때 이상하게 '토착 왜구'란 단어가.. 2022. 7. 30.
신화, 미스터리, 상상력 그래서 호불호 - 외계+인 1부 Alienoid (★★★★) 주말 낮 온 가족이 극장 나들이를 했다. '한산'이 더 기대되지만 다들 예상이 아리까리한 분위기 속에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나는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2부를 기대하기로 했다. 마나님은 얼떨결에 같이 이런 영화를 봤다는 점에서 평작이다. 아해 둘은 '판타지면 판타지로 쭉 가던가? 마법 천마문에서 나오는 큰 대(大)도 아니고'라며 옴부즈맨을 돌리며 구성상의 문제점을 짚어대기 시작한다. 아 평이 이렇게 천차만별이구나. 하기 어려서 판타지 장르는 책으로나 가능하고, 무협물들이 시대로 보면 판타지나 다름없지 않나? 애들에게 융통성이 없다기 보단 시대의 발전과 변화를 잘 말해준다. 나는 외계인 인터뷰, 터미네이터, 천녀유혼, 마블, 백 투 더 퓨쳐, 동방불패, 에반게리온 이런 만화와 영화들이 마구 섞여 .. 2022. 7. 24.
얼마냐? 그전에 엄마한테 물어보고와! - 브로커 Broker (★★★+1/2) 아이유 나오는 영화라는 말에 별봉이가 좋아하더니 안 본단다. 우리 마나님은 아이유 노래는 좋은데 얼굴이 그늘져서 배우로는 별로라고 한다. 우리 회사에서 아이유를 디스하면 시말서감인데. ㅎㅎ 가족이지만 다르고 또 공통점이 있다. 근래 한국 영화가 해외 영화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것은 원작, 각색, 감독의 우수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을 살리는 배우들이 가세하며 흥행을 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작곡과 작사가 잘 되어야 하는 것이 첫째고 이것을 잘 해석해서 들려줄 가수가 가세해야 인기를 얻는다. 원판 불변의 법칙은 소개팅에만 적용되는 실용이론이 아니다. 브로커는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무엇을 말하기 위해서 이 정도로 화려한 배우 구성을 시도했을까? 이 점에서 꽤 괜찮은 스토리를 표현한 감독의 역량이 시.. 2022. 7. 17.
이제 겨우 입구에 도착한 셈이네. Speed Up! -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1/2) 마녀 Part 1 전복 (The Witch : Part 1. The Subversion)이란 제목을 다시 한번 상기해본다. 첫 번째 작품은 아크라고 불리는 곳과 주인공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큰 줄거리보단 히어로도 아닌 초인간들이 나타나 자극적인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갑자기 스스로 자각하기 시작한 주인공을 통한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초미의 관심사', '피에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조민수가 나오기도 한다. 조그마하고 살벌한 아이가 초인간일까? 한 겨울에 맨발 장면이 많아서 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1편의 인상적인 주인공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제목이 '또 다른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아직 영화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 세상이 모습은 알 수가 없다. 유니온, .. 2022. 7. 16.
북유럽에서 그리스 로마로 - 토르 (Thor: Love and Thunder, ★★★+1/2) 극장에 가자는 메시지에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녀석이 인사를 와서 밥을 같이 먹었다. 지난번에 옮기려던 회사는 월급을 납품업체도 아니고 60일 뒤에 준다고 해서 "그 따위 회사는 노동부에 취업사기로 고발해버려, 드론은 개뿔 메롱인 회사네"라며 맞장구를 쳐줬는데 좋은 소식이다. "입사 축하한다고 두 번 밥 사 줬으니 세 번째는 몽둥이 찜질이다"라고 말하며 축하해줬다. 재주가 뛰어나고 성품이 좋아도 사람일이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하늘 보고 빌고, 신화와 같은 상상의 세계를 동경 하나 보다. 마블 시리즈는 북유럽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은 고전에 인문학적 테마가 뼈대로 잡혀있다. 포장은 과학기술, 판타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화려하게 했을 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2022. 7. 9.
영웅과 마귀의 경계선에서 - 야차 (Yaksha: Ruthless Operations ★★★★) 염라국에서 염라대왕의 명에 따라 죄인을 다스리는 야차는 염라국의 입장에선 법을 수호하는 공무원일 뿐이다. 차원이 다른 현세의 사람에게 야차는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하면 자기반성과 후회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 이 두 경계에선 야차는 염라국과 현세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또한 재미있는 생각이다. 공사 구분이 AI 로봇 같은 재수 없는 녀석인지, 홀로 안타까움과 동정심에 슬퍼할지 난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실 Yaksha라고 하는 말이 야차인지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됐다. Ruthless Operation 말을 보면 공사 구분이 명확한 목표 실행 기계라는 의미일까? 첫 장면의 인트로는 그럭저럭 평범함의 수준이다. 스릴러, 르와르, SF, 판타지의 임팩트는 첫 장면이.. 2022. 6. 15.
다르고 안 맞지만 가족이다 - 초미의 관심사 Jazzy Misfits, 2019 ★★★★★ 조민수라는 배우는 조금 잊혀가는 시간이 쌓일 때마다 한 편씩 보게 된다. 최민식이 꾸숑으로 인기를 끌던 때에 작고 조그마한 콩자반 같다고 하던 연예인의 말이 기억난다면 라테 세대다. 그러나 피에타를 보며 인상적이었고, 마녀에서 박사의 모습은 차분하고 냉정해 보였다. 마녀 2는 6월에 기다리는 영화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볼거리를 찾는 내게 조민수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선택의 이유가 된다. '가족은 다 같아야 하니?!'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까만 머리, 탈색한 머리, 바지와 치마, 빨간 가죽재킷과 검정 재킷에 호피무늬, 정면을 보는 사람과 슬쩍 다른 쪽을 보는 사람, 파마에 조금 긴 머리와 짧게 쳐 올린 보이시한 스타일이 아주 대조적이다. 다리도 반대로 틀어 우리 잘 안 맞는다는 것을 강조한 둘.. 2022. 6. 12.
당신의 기억을 지우고 싶다면 - 기억의 밤 (★★★★)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기억하고 싶은 시간이 있고,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시간이 존재한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1997년은 그런 시간이 아닐까? 전후 시대를 기억하는 80대만큼 1997년을 기억하는 30대 후반부터의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를 떠오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그 시대를 넘으면 겪은 많은 상처와 이야기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발작적으로 남아 있는 상처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의 행운이 곁들여진 삶이라 볼 수 있지만 인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지우는 사람이 존재한다. 심지어 모국어를 잃어버리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들었다. 스스로 감내한 범위를 넘어서는 거대한 충격과 고통을 모두가 꿋꿋하게 버티는 것은 아니다. 너무 큰 소리와 .. 2022. 6. 11.
정상은 또 다른 심연의 세계 - 무명광 이름 없는 무사 (Wild Swords,2022 ★★★+1/2) 깔끔하고 그림 같은 배경, 어둡고 명암이 큰 실내 배경이 보는 내내 눈을 편하게 해 준다. 장면 장면의 차이가 있지만 맑고 청명한 느낌을 받는다. 전문 지식이 없지만 촬영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아주 짧게 이야기하면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대단히 슬프고 비극적이고 염세적이란 생각도 든다. 이 불편한 코멘트는 진실인가? 아니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 이런 사자성어도 수 천년 간 세상에 존재한 사람들이 생각하면 만든 것이다. 이 굴레는 인간이 벗어나기 힘들다. 잘해야 시간 끌기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가? 건강하게 살아야 하고,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것이 중요하다. 왜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하는지 돌아보면 이.. 2022. 6. 11.
시작의 첫 잔처럼 걸어가 보는 거야 - 첫잔처럼 (★★★★+1/2) 대학시절 선배 아버님의 말씀 중에 술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첫 잔 원샷하는 놈하고, 막 잔 원샷하는 놈이 제일 무식한 놈이다" 세상을 살면서 친구, 지인, 직장 동료, 협력사들과의 술자리를 돌아보면 크게 틀린 말도 아니다. 술이란 내가 언제 취했는지 알려주는 적이 없다. 영화에서는 은퇴한 대표(신구)가 주인공인 이호연에게 한 마디 한다. "밥은 맛있게 먹으니 사주고, 술은 잘하라고 사준다. 안주 잘 챙겨 먹고. 술만 처먹는 놈들 죄다 먼저 갔다" 그러면서 자신이 메고 있던 알마니 넥타이를 하나 준다. 넥타이는 원래 파란빛이 돌았는데, 어떤 이유인지 색이 계속 변해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넥타이를 돌려드릴 땐 검정색이 되었다. 그가 처한 상황을 알려주고 그에게 무엇인가 알 수 없는 힘을 주는 소중한 아..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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