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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易 - 때론 필담으로 때론 마음으로 또 생각속으로

by Khori(高麗) 201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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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간의 출장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여정이었다. 돌아와서도 내일부터 고객미팅을 한다. 그런  삶을 바라보면 스스로 기구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이  삶에 변화를 준다.


Small Party in Vietnam

 마지막 전시회와 고객 미팅이 베트남에서 있었다. 고객사 영업부장이지만 해맑은 그를 통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집에 모여서 벌집으로 만든 술, 바나나로 만든 술, 해삼으로 만든 술을 자랑하는 첫진난만한 40살 아저씨의 해맑은 웃음이 좋다. 


 음식을 내어주시는 영업부장 어머님의 정성과 한 번 놀아보라는 듯 지긋이 우리는 바라보시는 아버님의 눈길이 사람을 편하게 한다. 정중하게 배꼽인사를 하고, 공항에서 급하게 오느라 빈손으로 간 손이 부끄러웠다. 오는길에 고객의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베트남 라이딩을 했지만 인편이라도 뭔가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꼭 음식을 대접받고 환대를 받아서가 아니라 그의 태도와 마음이 있는 동안 내내 고마웠기 때문이다. 마치 나의 어머니가 친구들이 오면 손을 걷어붙이고 먹을것을 내어주고 배려해주시던 그런 추억때문이리라.


 다음날은 업체 사장을 만나러 갔다. 화교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어려운 이야기도 해야하고 그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 또 함께하는 길이 열린다. 한국에서 읽는 동양고전이 정작 중국에서는 별로 쓸일이 없다. 고위층이나 사장들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간체를 쓴다. 하긴 우리도 용비어천가나 관동별곡을 학교에서나 구경하기 대학부터 이를 보는 사람들은 전공자나 소수의 사람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민자들이다. 미국가서 한국 교포를 보면 더 양반을 따지고, 예의를 따진다. 70년대에 가신 분들의 추억은 70대에서 정지해 있다. 화교들도 유사하다.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그렇다. 사자성어 한구절, 四書의 한구절을 필담으로 남겨도 그 마음을 훨씬 잘 전달할 때가 있다.


 내가 다니는 기업의 정책과 전략의 변화가 그들에게 영향을 준다. 그도 선택을 해야하고 함께 해온만큼 어려움, 고민, 불신이 존재한다. 아무리 내가 좋은 말을 해도 그에게는 입에 발린소리 처럼 들릴것이다. "始終如一"이라썼다. 그렇게 할 것이고, 그렇게 함께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해했지만 믿음은 말과 행동이 함께할 때 생긴다. 信이란 사람의 말이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런 믿음은 나의 태도, 행동으로 결정된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염소 눈알을 한 번 먹자고 해서, 어린이 입맛을 강조해줬다. 베트남의 싱싱한 해산물을 먹으러 갔다. Macallan을 사장이 한 병 들고왔다. Single Malt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술꾼들이다. 그리고 Signle Malt를 좋아하는 사람중에 못된 놈을 본적이 없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사장이 "中庸之利"를 이야기해서 천천히 들어보니 자기 회사의 이름이 이것을 상징한단다. Business is business, friendship is friendship을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참 좋은 심성을 갖고 있고 또 우리의 정책이 그들에게 오해를 사지 않도록 선행해야 하는 것이 부족한 점도 잘 이해했다. 그냥 가운데 회색분자가 아니라 다른 그 양 끝단을 잡고 끊임없이 노력해나가는 執其兩端(집기양단)의 투쟁이 필요하다.

 

 이럴 때면 내 짧은 한자실력이 한탄스럽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영어와 필담으로 하다 갑자기 한 글자를 쓴다. "易" 이 글자 무엇이냐는 것이다. 易을 어떻게 한 마디로 이야기한단 말인가? 내가 철학자도 아니고. 그런데 이야기가 참 너무 쉬워졌다. "Change, Change!" 그의 외침이 저녁자리의 변화, 또 우리가 함께 하는 사업의 변화를 말한다고 이해했다. 그 변화를 위해서 이렇게 함께 얼굴을 마주보고 또 식사를 하고 잔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 "易"이 들어가는 책, 전공중 아는 것을 이야기 해보라고 했다. 한참 생각하는 고객에게 周易이라고 쓰니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해외영업을 일컫는 貿易을 써주니 더 좋아한다. 변화를 대응하는 일이 International Trade & commerce다. 시장과 고객은 계속 변화한다. 그것에 원리가 있으니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주역을 읽어보면 이해하기 힘든것이 그런 이유다. 


 易은 바꾼다와 쉽다라는 뜯을 함께 갖고 있다. 그래서 "If you understand the change, it is easy"라고 한 마디를 더 했다. A4 두 장의 필담이라고 보다는 단어와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무르익었다. 술이 한 병인줄 알았더니 맡겨둔 반 병이 더 해져 긴 시간 즐거운 만남이 무르익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동갑이라 서로 "oh Mickey Mouse!"하면 건배를 했다. 易이란 글자가 원래 술잔을 서로 나누는 모양에서 글자가 만들어져 지금은 두 술잔중 한잔만 남아서 글자가 되었다고 한다. 변화란 혼자시작할 수 있어도 함께 호응이 있어야 흐름이 생긴다. 변화가 현실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 흐름이 커야 한다. 아마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 사람들은 변화를 함께 받아들인다. 사업적으로 변화를 공감하고, 삶의 좋은 친구 맞이하게 되는 것 같다.


Minsk-Belarus  

 여정을 돌아봤다. 민스크에서 새로 만난 업체 사장도 환한 웃음과 밝은 성격이 일품이다. 엉뚱하기도 하지만 똑똑하다. 그런 좋은 사람이 서로의 삶에 깊숙히 자리잡게 된 것도 하나의 축복이다. 


Near Red Square, People enjoy the life with Festival
People works - Red Square

 러시아에서는 변함없는 친구를 다시 만났다. 함께 하는 것은 어떤 변화를 만들기도 하고 함께 하기 위해서 그 변화 안쪽에는 합의된 규칙도 있어야 한다. 또 외부의 변화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서로를 일깨우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9월 각 나라의 의장대 경연을 하는지 공연때문인지 붉은 광장에서는 공사가 있다. 요즘은 확 틔인 붉은 과장을 보기 어렵다. 저녁 노을에 비춰진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파란 하늘이 태양빛으로 물들어가는 저녁이 지금 돌아보면 易(변화)의 과정이다. 한 번도 같은 하늘을 본 적이 없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변화는 인간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행동한다.

 

Cleaning after Scoll in Vietnam

 사회주의 국가는 대체로 깨끗하다. 변화의 바람이 부는 베트남이지만 길거리는 여느 사회주의 국가들의 문화와 같다. 한 시간정도 세차게 스콜이 지난간 거리를 아주머니가 빗질을 하신다. 아마도 변화에도 구심점이 필요하고 그런 구심점에서 더디게 변화하거나 변하지 않는 모습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Hand made sculputure in Vietnam

 이번 출장 내내 변화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 셈이다. 공항에서 손으로 깎은 여인상을 고르려다 보니 모양이 같은듯 다 다르다. 변화를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20분정도 눈높이에 놓고 다시 보고, 또 보고 하면서 검정 드레스와 적갈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골랐다. 치마에 꽃그림이 든 것을 찾으려다 화려한 변화보다 변화가 본질을 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현혹하는 꽃을 고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좋은 사람을 새롭게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출장은 여독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좋은 보호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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