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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감사하는 마음

by Khori(高麗) 2017.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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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한 달동안 출장이 3주나 되었다. 집으로 가는 서울행 연착 비행기를 로마에서 기다린다. 출발부터 계속 되는 연착이 이어진다. "좋은 일이 있을려고 하나봐요 ㅋㅋ"라는 메세지가 빙긋 웃게한다.


 이번 출장은 영국부터 시작이 좋다. 고객사에 무엇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일이 주업인 해외영업에게 즐거운 일이란 결국 수주가 되는 일이다. 하지만 감사하는 일은 다른다. 승진을 축하해주는 말보다 파트너사를 걱정하고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듣는 일이다. 아직도 사업은 사람과의 관계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기계가 표면에 나타나더라도 그 이면엔 서로를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사업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함이다.

  바다를 꿈구는 고래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 식당에 걸린 조형물을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해 봤다. 하지만 삶의 바다는 기대치 못했던 상황, 욕심으로 인한 처참한 현실의 유혹과 변화가 존재한다.


 야심차게 다시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던 일이 여의치 못할 때도 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파트너이자 친구들과 약속을 잘 지켜주지 못할 때엔 더욱 미안하다. 그럴 때가 될 때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과할 때 사과하지 않는 용기는 사람을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된다.

 막상 마주한 괄괄한 파트너가 되려 진심어린 말과 응원을 함께 한다. 한 번 더 잘 해보자는 파트너의 말에 그 약속을 더 수준 높게 지켜야 한다는 투지와 열정이 생긴다.  달콤한 타라미슈만큼 사람과 그 시간이 즐겁다. 서로를 북돋우며 배웅하고 다음달에 중국에서 만나자는 의기투합을 했다.


 같이간 파트장도 "처음이에요?"라고 묻는다. 가끔 진실되게 설명도하고, 못하겠다고 서로 드러눕기도하고, 서로의 제품을 들고가서 휴지통에 넣기도하고, 서로에게 히스테리도 퍼부어대던 친구가 새롭게 보인다. 그런 시간이 벌써 15년인데 서로 나이가 들어가고 사람에 대한 마음도 일과 다르게 깊어간다. 가끔 전생에 단군 할아버지를 암바걸지 않았나하다가도 이런 날은 참 복받은 날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마지막 미팅은 전화위복 고객이다. 전시회에서 처음 만나기로 약속했었는데 고객을 찾던 나를 보고 고객은 자기 고객에게 영업하는 줄 알았나보다. 게다가 무엇인가 프로그래밍이 잘 돌아가지 않아서 짜증이 넘쳐난날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엔 어찌나 미안해하던지 내가 더 민망했다. 그렇게 억울하지만 참는 시간도 필요하다. 나도 성깔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는 우리 팀 동료들의 평이 자자하다. 그 때를 잘 참은 것이 용하기도 한 셈이다. 그런 고객과 아주 큰 사업기회를 도전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벌써 다른 큰 고객을 통해서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11월 성공적인 마무리가 기대된다. 3-4년 지속 사업이되면 살림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보기드물게 가로수처럼 자리잡은 소나무처럼 두고두고 바라보는 일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 어려운 시대를 파트너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면 후배들이 더 좋은 시대를 살아가고 또 나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바란다.

 도시를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은 운치가 있다. 그 운치를 깨는 팀원은 전화가 온다. 수 개월 새로운 사업 확장을 위해서 안달복달을 하는 녀석이 참 고맙다. 걱정했던 고객 launching show는 잘 끝났단다. 해야할 일이 좀 더 있지만 명절이 지나고 현지 출장 대응을 하기로 했다. 게다가 추가로 제품 진입이 시작될 것이란다. 다른 녀석은 고객은 꽤 괜찮은 사업에 아주 난감한 조건을 붙여서 갖고왔다.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해서 대응하기로 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팔곳이 없어서 걱정인데 사준다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맞추기 정신이 없다.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무엇보다 그 행복감을 햔실로 갖고 오는 실행이 결국 꿈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그 과정과 시간속에 함께 하는 동료이자 동업자들이 있다. 직책이 낮다고 부하직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각자의 역할을 규칙안에서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해나갈 수 있게 해줘야한다. 나는 그저 그런 여러 사람들이 화이부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이렇게 출장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은 나로부터 시작하고, 즐거운 일은 타인부터부터 시작한다. 이런 감사한 마을을 오랜 시간을 통해서 배웠다. 아직 항상심을 갖는데 부족하지만 이런 감사한 마을 더 깊이 느끼며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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