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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_경제_IT(冊)

경제, 알아야 바꾼다

by Khori(高麗) 2017.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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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모두들 새로움을 기대한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고, 문득 돌아보면 또 한참 변해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두 바퀴는 금권과 권력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즐겁게 보내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불편할 때도 있다. 


 관점의 논쟁을 뒤로하고, 세상은 이런 생각을 이해하고 관찰해 볼만 하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와 국가가 움직이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그렇다. 정치권력이 변화하는 시점에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말은 적절하다고 본다. 그래야 적절한 제도적 도입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권력은 재벌을 지향하고, 재벌은 권력을 지향함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나라나 정경유착이라는 말은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도 이념이 아니라 세대 간의 차이가 더 큰 사회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세대 간의 이익과 분배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벌써 사회적 현상이 됐다. 지금의 50대(60년대생)는 사회진출 시기에는 3저 현상과 함께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40대(70년대생)가 사회에 진출을 IMF와 함께 했다. 30대(80년대생)가 사회에 진출할 즈음에 금융위기가 세상을 뒤엎었다. 지금의 20대(90년대생)는 사회 진출의 장벽 속에 고통받고 있다. 노인 세대가 말하는 배고픔, 전쟁의 어려움이란 책 속의 상상이지 그 그림자도 본 적이 없는 세대가 사회에 진출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이 절반을 넘고 있다. 그만큼 문제의 크기가 작지 않다.


 세상은 발전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와진 듯하다. 그런데 왜 교육의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는 세대의 모습은 발전한다고 주장하기에 뭔가 꺼림칙하다. 우리 사회는 이런 의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대주교가 빈자에게 빵을 나눠주면 성인이라 추앙하지만, 저들이 왜 가난한지를 물어보면 빨갱이라 불린다는 말이 있다. 안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어두운 면을 말하면 오래전 프레임을 씌어 딱지를 붙인다. 이 책이 오래전에 나왔다면 충분히 불온서적이나 수배라는 붙을 수 있다. 이런 무지를 구조화하는 교육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다. 내가 힘든 것이 나의 노력 문제인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팔자나 운이라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그런 생각을 키워오기도 했다.


 세상은 모든 현상은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관점과 의견을 갖는다. 우리는 왼팔이나 오른팔을 쓰는 법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두 눈을 뜨고, 한눈으로 세상을 볼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주진형과 손혜원이란 사람이 하는 말을 편견 없이 읽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재벌과 사법개혁, 경제민주화, 구조조정, 금융, 직장민주화, 부동산, 교육, 연금, 저출산, 조세, 경제성장이란 주제로 펼쳐가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귓전을 떼리듯 생생하다. 페이스북의 방송을 책을 내서 그럴지도 모른다. 한 번 방송을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내가 배웠고, 읽어 왔던 책을 통해서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좀 더 강력한 주장, 관점,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 구조조정 챕터에서 경제발전을 자본의 추적과 노동자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과 기술이 발전하는 것으로 본 점은 참 좋다. 우리는 이를 체험하고 있지만 이렇게 정리하고 요약하는 것이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민주화 부분은 정말 체감한다. 주진형의 말처럼 조선시대까지 언급하는 것은 과하지만 연공서열과 상명하달식의 폐쇄적인 구조가 실력이 아닌 완장 문화로 변질된 부분의 질타는 뜨끔하다. 특히 저자는 이를 경제의 기본인 생산성으로 질타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속으로 불만을 갖고, 겉으로 수용하는 척하는 복지부동이 꼭 정부 조직만의 일은 아니다. 요즘은 공무원은 민원 때문에 열심히 한다. 민원이 없는 사회 조직이 더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있을까? 공무원은 9급까지 있지만 회사에 18급까지 있다는 나의 농담이 사실 농담이 아니다. 그만큼 사회조직에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그 속에서 금권과 이익의 문제는 실로 방대한 영향을 준다. 저자가 말하는 원청과 하청의 문제 또한 금권과 이익을 상징하는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을 즈음 방송에서 장하성 교수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봤다. 세상을 보는 눈이 떠져도 행동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장하성 교수의 "왜 분노하지 않는가"를 요약한 프로그램을 방송에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나하나 행동한다고 변하지 않는 세상을 탓하면, 나의 자식 세대가 더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지금의 세상은 앞 세대의 노력의 결과인 동시에 그들이 채우지 못한 부분도 존재한다. 그 부족한 부분이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묵혀둔다면 나는 지금의 미취학 아동, 학생들이 세상에 진출할 때에 일본과 같이 잃어버린 몇십 년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고, 내가 낸 세금이 정부에 의해서 어떻게 움직이며, 국가의 정책과 제도가 경제활동 주체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 행동을 유도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에 살면서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잘 생존하기 쉽지 않다. 경제학이란 학문이 일제시대에 한국에 소개될 때 왜 "생존학"이라고 번역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라. 그만큼 먹고사는 일은 중요하다. 이것의 여유가 있어야 다른 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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