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_예술 (冊)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by Khori(高麗) 2018. 3. 1.
728x90
반응형


 김기찬 사진집을 여러 권보았다. 이 사진집에 있는 사진은 전에 모두 본 것이 틀림없다. 그래도 이 책을 산 이유는 골목길이라는 주제의 정겨움이다. 


 저 사진의 아이들도 이젠 50을 넘나드는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시절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사진 속의 아이들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누가 더 잘생기고, 이쁜것 보다 표정들이 모두 각각의 나름의 이유에 따라서 살아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런 사진을 보기 힘들다. 소모적으로 스쳐가는 다양한 영상,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 자국을 남긴다. 순간의 선택이 중요한 사진인데...그 순간이 오래 기억되던 시절에서 이제는 가쉽처럼 소모되는 사진이 더 많다. 더 편리하게 살지만 덜 소중한 기억이 되어간다.


 그처럼 서울이란 도시에 나도 저 사진을 찍을즈음에 왔지만, 고향같은 정겨움은 없다. 그렇다고 변해버린 고향이 크게 정겹지도 않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살지만 사람들간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인정, 관계와 같은 말은 편리함, 바쁨이란 말로 교환해서 스스로를 자위하고 또 왕따가 아니라 스스로를 따시키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시인이 거들어 골목길의 음영, 경계를 이루는 담, 지붕, 사람, 흔한 강아지와 고양이등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 한다. 현재에도 한 두가지를 이야기가 계속된다. 하지만 그 관점과 대상은 전혀 다른다. 휑한 전등과 달님, 어두운 그림자의 골목을 걷는 지금 시대의 골목길이 공허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 골목길의 정취를 통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그 속에 묻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찾아 볼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여유가 늘었으면 한다.


 나는 그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들 중에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이 가장 그립니다. 거리에 아이들이 없어진만큼, 세상은 좀 팍팍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거 다 어른들이 없앴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그렇지만 왜 성인들이 어린이의 모습을 그렇게 이야기 했는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728x90
반응형

'소설_예술 (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체  (0) 2018.03.18
미중전쟁  (0) 2018.03.08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0) 2018.02.03
나를 세우는 옛 그림  (0) 2018.02.01
츠바키 문구점  (0) 2017.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