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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드래곤 볼을 찾아서

by Khori(高麗) 2018.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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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이 단어를 검색하면 '열린 혁신", "개방형 혁신"이란 단어로 백과사전에 나온다.  사업이나 사람은 각자의 고유성을 갖추게 되고, 그 고유성을 타인의 고유성과 섞어서 끊임없이 발전한다. 변증법적인 접근은 상당이 효과적인 접근법이지만 문제는 그 과정의 대립이다. 접근하는 자세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드라마 대망을 보면 토쿠카와와 스승의 공부 모습이 나온다. 한국의 사극에서는 대부분 경전이나 천자문을 읽고, 흐뭇해하거나 졸고 있는 어린 학생을 꾸짖는 장면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스승은 공자의 말을 따와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질문으로 바꾸어 토쿠가와에서 물어본다. 질문을 통해서 위대한 사상과의 생각과 어린 학생의 생각을 비교하고, 차이점을 찾아서 그 차이점을 설명한다. 


 배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난 뒤에야 그 차이를 좁혀갈 방법과 교집합을 만들 범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래야 무엇을 배우거나 얻거나 하기 이전에 잃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유효한 이유는 모든 개인이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고유성과 존엄성만큼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기업과 조직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 한국기업에서 이런 개방형 협력이 드래곤 볼 모으기만큼 어렵다는 현실의 한 가지 사례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결핍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방향으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내가 느끼기 때문이다.


 천억이라고 하면 방송에서 회자되는 일상적인 금액이지만, 천억의 사업을 만든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고, 천억의 수익을 올리는 일은 경천동지 할 노력을 쏟아붓는 일이다. 눈으로 천억을 본 사람이 조폐공사의 인쇄공장이 아니라면 쉬운 일도 아니다. 이런 사업을 하나의 기업 혼자서 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  인간이 만든 모든 조직은 잘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항상 서로 돕고, 협력함으로 살아간다. 시장에서는 경쟁하는 듯 하지만, 시장에 들어가기 전까지에는 그런 일은 많다. 하지만 시장을 진입하기 위해서 협력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가장 큰 이유가 이익 때문이다. 이익을 목표로 보고 협력을 해야 한다면 오래갈 수 없다. 서로 사업권도 획득하지 않고, 가정법에 따라 벌써 이익을 계산해서는 협력의 수준은 야바위에 지나지 않는다. 협력의 목표가 합의라고 한 것은 공동의 목표를 먼저 하고, 이 공헌에 다른 결과인 이익을 공헌의 정도에 맞게 조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들 이익이 급하다.


 얼마 전에 잘 알고 지내오지만 오랫동안 연락을 잘 드리지 못한 동종업종 대표이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 기업은 특정 부품을 해외기업에 공급하고, 내가 다니는 기업은 그 해외기업과 완제품 공급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중국으로 다가가 실패를 경험하고, 자연스러운 기술이전을 했다. 중국은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정부 주도하에 자신들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0년 초반부터 산업별로 차이가 있지만 미국 기업중심으로 리쇼어링이 발생하고 내가 협의를 하는 것도 큰 관점에서는 이 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꽤 오래전부터 미국은 대 중국에 대한 점진적인 제재조치를 준비해왔다. 금년의 대 중국 제재에 대한 실력행사와 협상을 보면 이것은 하루아침의 이익 때문이 아니다. 반 중국의 시장 정서를 끌어내고 그 바탕 위에 정책을 이끌어 냈다. 중국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지만 공급자의 서러움과 많은 달러를 갖고도 화폐 헤게모니가 없는 국가, G2라 불리지만 G7 포함되지 않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세상의 변화와 데이터 기반의 산업융합과 자동화를 통한 신 성장을 지향하는 4차 산업의 트렌드가 함께 이합집산을 한다. 최근 내가 종사하는 업종의 중국 기업이 20~40% 정도 하락했다는 여기저기의 소문을 통해서, 제도와 규칙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아직 한국 기업은 규칙을 만들 수준이 되긴에 역량이 부족하고 산업별로 꼭 해야 하는 부분이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나 보니 국내 시장에서 업체 간의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시장의 정책도 각 기업이 판단하는 관점과 역량이다. 내가 비록 해외시장 부서를 관장하지만, 같은 업종의 동업자로서, 또 업계의 선후배로써 국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을 하니, 내가 다니는 기업의 주장만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협력을 구하고 논의하기 위해서 찾아간 상황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장소, 때, 나의 지위에 맞는 말을 해야 한다.  내가 논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성심성의를 다해서 답변을 했다. 


 그리고 내가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분야로 주제가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이 업체도 우리와 같은 제안을 받고, 공동의 시장에 대응을 하시는 중이란다. 현재는 부품과 해외기업의 협력을 통해서 고객을 대응하고 있다. 나에겐 잠재적인 고객이지만, 이 사업기회에 대한 나의 의견을 말했다. 첫째 이 사업이 마주하는 어느 기업이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국기업에서 해야 하고, 이것이 우리가 종사하는 업계에 중요한 일이다. 둘째, 사업의 규모가 큰 경우 기존 사업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설비, 연구개발 인력의 시급한 투자를 선행해야 하는데 이는 모두 부담을 갖는다는 점이며, 이를 개방형 협력을 서로 맞대로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씀드렸다.


 편하게 웃으시면 첫 번째의 일은 업계의 대표들이 해야 하는 일이니 까불지 말라고 한 말씀 하신다. 미움이 담긴 말이 아니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고 또 다른 생각도 있지만 이는 업계의 리더들이 갖는 책임감에 대한 말씀 같다. 사실 그 말을 들을 때부터 사실 고마움과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했다. 대표님 입장에서는 기존 공급사에 부품을 공급하던, 우리에게 같은 부품을 공급하는 경우가 생길 때의 이익 차이는 없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기업들이 시장의 관행을 보면 더 불편하다. 그런데 선뜻해보자고 승낙을 해주셨다. 아니 더 많은 부분에서 열린 마음으로 그 사업이 아니라도 협력적인 방안을 제안도 해주셨다. 하루를 또 감사하며 살아내는 일이 되었고, 어쩌면 예전에 배웠던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에 대한 이론을 지금 내가 직접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누가 그 사업을 해도 한국 산업에는 좋은 일이다. 이런 관점이 좁은 식견에서는 회사의 정책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 하기에 부담스럽고, 협력을 해서 사업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가고, 그 결과인 이익이 양사에게 남고, 그 이익이 혼자 작은 부분을 취한 이익보다 크다면 나는 의사결정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했다. 내가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을 밖으로 나가서 협력사업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런 경우라면 사기나 궁핍해서 자금을 얻으러 다닐 때뿐이다. 이런 마음 없이 업계의 지인과 선후배를 만나러 다니는 것은 나의 품격이 하찮다는 광고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맛난 점심까지 대접받고 이야기를 좀 더 했다. 길을 나서는데 손수 다시 내려오셔서 작은 선물을 하나 주신다. 그런 마음의 배려를 통해서 내가 전시회 때 오가며 오는 모습, 일 하실 때 모던 모습과는 또 다른 품격을 보게 된다. 다시 다른 협력사에 가서 인사도 하고, 시장 정보도 듣고 하는데 다시 대표님이 전화가 오셨다. 


 지금 해외 고객사에서 견적을 내라고 독촉이 왔다는 것이다. 나는 어차피 지난주에 견적을 다 냈다. 1차 관문은 각자의 힘으로 돌파하고, 둘 다 어려움에 직면하면 콘서시엄을 진행하며, 이와 상관없이 서로의 뒷단의 협력은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표님이 전화가 오셔서 어차피 이렇게 하기로 한 것 우리 기업을 밀어주는 형태로 견적은 내시겠다고 한다.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물론 그것이 우리 기업의 정보를 받아가서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의심은 또 사람을 속으로 갈등하게 한다. 이럴 때에 나는 신의성실이란 상관습을 한 번 더 생각한다. 내가 타인을 믿지 않으면 타인도 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신뢰를 먼저 주어야 하고, 이에 부합하는 행위를 해야 하고 해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표이사님의 베풂은 다시 감사한 일이다. 나도 그 해외기업에 우리의 open innovation에 대해서 표명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표님도 흔쾌히 동의를 해 주셨다.


 협력이 마치 내가 능력이 모자라서 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런 면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협력이라는 부분이 더 큰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고, 그 목표에 대한 예측과 가능성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실행을 함께 하는 것이고, 서로의 이익이 커지고, 역할과 책임에 따른 결과의 분배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다. 이번의 방문으로 공통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갖게 된 것, 협력의 진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젠 나에겐 이 사업을 반드시 한국에 갖고 와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내가 종사하는 한국의 산업, 그리고 그 산업에 종사하는 두 기업의 성장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각자도생의 사업규모와 이익보다는 확실이 새로운 사업을 위한 협력의 규모가 크다. 최선과 제대로 해야 하는 일이 됨 셈이다. 이런 도전은 힘든 것보다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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