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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자뻑은 나의 힘

by Khori(高麗) 201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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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뻑은 나의 힘

이외수 저
해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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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그의 책을 세권가량 보면서 그가 왜 대중의 인기와 사랑을 받는지 알았다. 솔직하고 가식적이지 않은 느낌과 생각을 평이한 말로 풀어내는 해학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에게는 아니지만 시대의 공감을 적절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고상하고 가식적이고 어려운 말보다 일상의 작은 관찰속에서 묻어나는 생각이 연륜을 말해준다. 읽어보면 너무나 평이하고 당연한 말들을 글로 써내려가는 것은 한 차원이상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그의 글이 더욱 살아나는 것은 그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일상을 통해서 담백하게 담아낸다. 개를 좋아하지만 똥치우고, 사료주는 것은 귀찮다는 솔직함, 이름도 죽(竹)돌이라는 해학적 표현이 그렇다.


 존버정신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허탈해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삶을 살아가는 슬로건으로 이보다 더 좋은 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좀더 깊이 있게 그의 글을 읽어 보려고 하는 중이다. 이 책에서도 위암 판정이란 삶의 위기 속에서도 놓지지 않는 위트를 통해서 진정한 강함이란 존버정신과 더불어 삶의 여유라는 생각이다. 위암판정의 반응 5단계를 넘어서고, 마지막 고기잔치를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 짠한 소리가 아니라 만면의 웃음을 띄고 응원하게 하는 그의 생각과 글이 참으로 정겹다.


 그의 글 속에는 시대에 대한 생각이 묻어 난다.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모습으로 그 비판이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불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옳은 소리인가? 현실적으로 개선이 불가능한 이야기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그의 글속에 비속어들이 있다. 하지만 욕이란 어떤 대상에 대한 멸시, 비난, 경멸의 감정이 묻어나야 한다. 하지만 그의 글속에 비속어는 일종의 자조적 감탄사에 가깝다. 그것이 체면과 격조를 차리는 측면에서는 수준이 낮다고 비아냥거릴지 모르겠지만, 많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얻어 낸다면 난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뻑이란 주제는 그가 투병에 대한 의지를 통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주인인 스스로를 응원하면 살아가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그것을 못해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해학과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이번 책에서는 캘리그라피와 그림까지 손수 그려주셨다. 단순화된 그림과 평행사변형에 쏘옥 들어가는 글씨가 참으로 정겹다. 그의 솜씨를 보면 시, 서, 예의 본질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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