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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by Khori(高麗) 201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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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기타가와 에미 저/추지나 역
놀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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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옆에 있는 달력앞에 세워두면 어떨까? 너무 도발적인가? 제목만큼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은 책을 우리 팀원들이 나도 좀 보고 싶다고 하니 말이다. 김훈이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밥을 끊으면 된다는 아주 단순 명쾌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 주듯, 젊은 직장인들에게 밥법이를 위해서 육체적, 정신적 속박으로 이해되는 조직생활이 아주 즐겁다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장인이 되기 위해서든, 밥벌이를 위해서는 일터로 나간다. 그렇다고 (사)장님들도 그리 편한 삶은 아니다. 자기 그릇만큼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전해지는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풍토가 모두 이 처럼 열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다. 업무를 통해서 접하는 일본 기업은 상당히 꼼꼼하고 세밀하다. 우리는 그것을 좁쌀영감같이 꼬짱꼬장하고,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꺼질까 걱정하는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그들은 90%의 성공확률보다 10%의 실패확률에 전력을 쏟아 붇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결과를 통해서 큰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중국은 반대이고, 한국은 그 중간쯤 되는 분위기의 문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에서 아오야마로 대표되는 억눌린 젊은 청춘이 좀 과장된것도 같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을 종종 접하다보면 이런 침체된 분위기는 느낄때가 많다. 학생이란 면책과 작은 커뮤너티의 성공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사회는 사실 냉정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정도와 반칙이 혼재된 chaos이고, 여기서 나름의 규칙을 파악하여 따르려고 한다. 그러다 일정 성공을 하고, 정신승리법의 맹신자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소극적으로 변하고, 지시된 곳만 좁은 시야로 바라보는 수동형 또는 지시반사형인간이 되어갈 소지가 많다. 주입식 교육이 지식의 습득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이런 획일적인 입력교육이 현재의 불편, 불이익, 부당함에 대해서 why라는 의문과 의심을 제거하기에 나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권력과 명예와 부를 갖은 사람들은 이런 각성을 제한적으로 좋아한다. 나에게 도움이 될때 말이다. 


 운좋게도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라는 정의롭고, 인간적인 사람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어가고,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공감과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을 아주 잘 알아간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매일 오랜 시간을 고통속에 함께한 사람이 아니라 생면부지의 타인이라는 점, 그것이 수순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보해가는 과정속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장에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고, 동료들에게 자신이 갖은 정보를 베풀고 당당하게 나오는 아오야마의 모습이 부러운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비록 행동하지 못해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통쾌한 사람들이 많다면, 사실 지금 동시대의 세상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일 같이 같은 하늘에서 숨을 쉬는 사람속에 누군가 나를 주의깊에 바라보며 응원해 준다는 것은 가장 기쁜일이다. 그 최소단위가 가족부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삶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하고, 그래야 더 많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인간이 수천년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도 이직을 해보고, 직장을 다니지만 책 제목처럼 살지는 않는다. 나라는 노동상품을 아주 비싸게 기업이란 존재에 팔려고 한다. 그것이 단기간의 계절상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업이 아쉬움으로 바라보는 상품이 되려고 한다. 그래야 내가 폭리를 취해도 희소성의 원칙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관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당돌하게도 나는 내가 회사를 내 삶에서 짤라본 적은 있어서, 그 반대의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아오야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충분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군가 내 주위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돕고, 서로 의욕과 성취를 기뻐해 주면서 일 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무실이 원숭이들이 앉아서 타자치는 우수꽝스러운 모습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혹성탈출을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그리고 사람사는 세상의 원숭이가 되어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원숭이 나라의 사람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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