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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8

‘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고? 살다 보면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가끔 생깁니다. 최근 제게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글을 저는 항상 일요일에 쓰는데요, 후배들과 함께 사용하는 작은 집필실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집필실을 이전하면서 LP 음반들이 한 뭉텅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한 200장쯤 사라진 것 같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저는 그 음반들의 실종 때문에 몇 시간 동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쓰린 속을 달래면서, 다행히 사라지지 않은 애장음반 중에서 하나를 꺼내듭니다. 안드라스 쉬프(51)가 연주한 모차르트 소나타 전집입니다. 데카(Decca)에서 1980년대 초반에 발매한 LP입니다. 자동차를 몰고 집필실로 나오.. 2014. 1. 18.
교향곡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다 모차르트가 남긴 교향곡은 모두 41곡입니다. 동시대의 작곡가 하이든이 썼던 100곡 이상에 견주자면 적은 분량이지요. 하지만 모차르트는 자신보다 24세 연상이었던 하이든보다 훨씬 먼저 이 세상을 떠났으니, 35년간의 짧은 생애에 41곡의 교향곡을 썼다는 사실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표라고 하겠습니다. 첫번째 교향곡은 고작 여덟 살이던 1764년에 작곡됐지요. 아버지 레오폴트에 이끌려 서유럽 곳곳을 여행하던 시기에, 사실 그것은 결코 안락한 여행이 아니라 혹독한 연주투어였지만, 어쨌든 그 시기에 런던에서 작곡됐습니다. 자필악보에 ‘볼프강 모차르트의 교향곡, 런던, 1764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여덟 살이었던 모차르트가 그렇게 썼다기보다는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가 기입해 넣었을 것.. 2013. 12. 8.
[인터미션] “클래식, 무슨 음악 어떻게 골라 듣지?” - 작곡가 열전 가 끝나면 드라마 중 한 장면.클래식 전도사 마 선배를 따라 (무려) 열 여덟 장의 앨범을 차례로 들었다. 20주차 클래식 가이드도 이제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마 선배와 앞으로 남은 미션 곡을 정리하고, 앨범을 고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는 선배가 쥐여주고 떠먹여 주는 음악을 잘 따라 듣기만 해도 됐는데, 이후에는 뭘 들어야 하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무슨 음악을 어떻게 골라 들어야 할까?’ 내일 해도 충분한 걱정을 오늘부터 하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물씬한 록 후배의 질문에 마 선배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까지 살펴봤던 작곡가를 위주로, 그들의 다른 음악을 들어보는 거지. 악기나 음악 형식도 간단히 살펴봤으니, 이제 다른 클래식 자료들을 찾아봐도 예전보다 훨씬 잘 읽힐걸?.. 2013. 10. 9.
주여,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 K.622]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날은 1791년 12월 5일입니다. 마지막 오페라인 가 초연되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사실 모차르트는 생애 마지막 해에 들어서면서 잔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을 것으로 충분히 추정되지만, 그 자체로 죽을병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도 쉬지 못하고 일한 것이 결국 화근이었습니다. 급기야 병증이 폭발하고 맙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무수히 난 좁쌀만한 발열”(hitziges Frieselfieber)로 혼수를 헤매다 사망했다고 합니다. 분명하지만 않지만 아마도 류머티스열로 추정됩니다. 오늘날의 의학이라면 모차르트가 결코 죽음에까진 이르진 않았겠지요. 그의 나이 겨우 서른다섯 살이었습니다. 이틀 후 .. 2013. 10. 5.
[STEP 18]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다시 한번 더, 모차르트일 수 밖에 없는 까닭 영화 중 “수렵 여행 갈 때면 그는 축음기를 챙겼다. 세 자루의 소총, 한 달치 일용품과 모차르트 음악.” 영화 는 여자가 아주 먼 과거의 일인 듯, 꿈결인 듯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짙은 노을이 덮인 광활한 아프리카 풍경이 펼쳐지면, 동시에 멀리서 아련하게 짐승 울음소리처럼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로 오늘 함께 들을 곡, 모차르트의 이다. 클래식 초심자를 위한 20개 코스의 클래식 정찬을 준비하면서, 모차르트는 가장 빈번하게 식탁에 올라오는 이름이었다. 이미 그의 대작 이나 으로 두 번이나 소개했다. 하지만 클래식 가이드 뒷부분에 다다라 또 다시 모차르트 작품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외에도 등 사랑받는 명곡이 많아 20주차 코스 요리에 모차르.. 2013. 9. 29.
인간의 희로애락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다 -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K.581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출처: 위키피디아] 작곡가들도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악기가 있습니다. 특히 말년의 모차르트가 사랑했던 악기로는 클라리넷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말년이라고 해봤자 30대 초반이 겨우 넘은 나이였지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생애의 마지막에 들어섰던 모차르트는 클라리넷을 주인공으로 삼은 5중주곡을 1789년에 작곡했습니다. 또 그로부터 2년 뒤에, 그러니까 세상을 떠난 해였던 1891년에는 클라리넷 협주곡을 한 편 완성하지요. 두 곡 모두 걸작입니다. 클라리넷의 매우 중요한 레퍼토리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악 음악의 발전은 악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합니다. 작곡가들도 악기의 개량과 발전에 자극과 영감을 받아서 작곡에 손을 대는.. 2013. 6. 11.
[STEP 5]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 - 모차르트 레퀴엠 이 화창한 봄날에 이라고요? 영화 를 보면, 극 중 살리에르는 자신이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작곡하느라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르는 익명의 사내를 보낸다. 그가 모차르트에게 거금을 제시하며 마지막 레퀴엠을 시한 내에 작곡해달라고 주문하는데, 그걸 작곡하다가 그만 서른다섯이라는 나이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결국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했고, 익명의 사내를 위해 만든 곡이 그의 장송곡으로 흘러나온다. 극적인 장면이다. 살리에르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면 참으로 음악적인 살인이고, 음악가다운 결말이다. 하지만 이건 작가가 지어낸 극 중 설정에 불과하고, 실제로 그에게 장송곡을 의뢰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 “프란츠 폰 발자크 백작이 죽은 아내를.. 2013. 5. 5.
[STEP 4] “이건 그저 유쾌한 사랑 노래일 뿐이라고요.” -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영화 중 한 장면. 살리에르가 훔쳐보는 모차르트의 악보, 이라고 써있다. 영화 는 천재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탐내고 질투한 살리에르의 이야기다. 괴짜 같은 모차르트가 아름다운 그의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희대의 라이벌로 꼽히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가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인정받은 살리에르는 천부적인 모차르트의 재능을 두려워하지만, 그 또한 멋진 음악 앞에서는 어쩔 줄 모르는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그럴 때면 마냥 까불거리는 모차르트와 영락없이 닮은 얼굴을 하고 있다. 서로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고 서로의 실력과 인기를 질투하고, 중상모략까지 꾸며대지만, 최고의 음악 앞에서 짓는 둘의 닮은 표정 때문에 둘의 관계를 단순히 적대적이라고 할 .. 201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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