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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9

[STEP 19] ‘짧지만 강렬한 한 곡’ - 클래식 소품집 1 미처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전에 지나쳐버린 곡들 제일 처음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순간을 떠올려보면, 낯설고도 아름다운 선율에 귀가 번쩍했던 경험이 있었다. ‘서정적’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이 피부에 딱 와 닿게 느껴지게 하는 피아노의 선율. 화려하고 웅장하면서도 잘 짜여 있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흠칫 놀라 ‘도대체 이건 무슨 음악이지?’ 하던 호기심이 클래식을 기웃거리게 했다. 드라마나 광고 음악에 쓰이거나 휴대폰 알람 소리 등으로 익숙하게 듣는 멜로디도 클래식에서 따온 것이 많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클래식 선율의 아름다움을 접해왔다. 단지 그게 ‘아름답다’고 인식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줬기 때문에 별 감흥 없이 들은 게 아닐까. 체르니 30번쯤 다루면 눈 감고도 칠 수 있게 되는 베토벤.. 2013. 10. 21.
[인터미션] “클래식, 무슨 음악 어떻게 골라 듣지?” - 작곡가 열전 가 끝나면 드라마 중 한 장면.클래식 전도사 마 선배를 따라 (무려) 열 여덟 장의 앨범을 차례로 들었다. 20주차 클래식 가이드도 이제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마 선배와 앞으로 남은 미션 곡을 정리하고, 앨범을 고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는 선배가 쥐여주고 떠먹여 주는 음악을 잘 따라 듣기만 해도 됐는데, 이후에는 뭘 들어야 하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무슨 음악을 어떻게 골라 들어야 할까?’ 내일 해도 충분한 걱정을 오늘부터 하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물씬한 록 후배의 질문에 마 선배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까지 살펴봤던 작곡가를 위주로, 그들의 다른 음악을 들어보는 거지. 악기나 음악 형식도 간단히 살펴봤으니, 이제 다른 클래식 자료들을 찾아봐도 예전보다 훨씬 잘 읽힐걸?.. 2013. 10. 9.
바이올린의,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이번 글도 지난 회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바흐의 음악 가운데 한국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은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그래서 지난 회에 그 곡을 모티브로 삼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할 만큼 자주 검색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샤콘느’(chaconne)입니다. 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의 마지막에 놓여 있는, 그러니까 다섯번째 곡입니다. 바흐 사후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와 부조니에 의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지요. 이렇게 한 곡만 발췌해 편곡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 2013. 9. 16.
‘G선상의 아리아’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배경은? -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BWV 1068] 바흐의 음악 가운데 어떤 곡을 좋아하십니까? 한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바흐’를 입력해 봤더니 동시에 뜨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G선은 바이올린의 현(絃) 중에서 가장 낮은 소리를 냅니다. 바이올린의 현은 모두 4개로 이뤄져 있지요. 음역이 높은 순으로 E현, A현, D현, G현입니다. 따라서 ‘G선상의 아리아’는 음역이 가장 낮은 G현으로 연주하는 아리아(노래)라는 뜻입니다. 아리아(aria)는 이탈리아식 표기입니다. 프랑스어로는 에르(air), 영어로는 에어(air), 독일어로는 아리어(Arie)로 발음합니다. 아우구스트 빌헬르미(August Wihelmi) [출처: 위키피디아] 이 ‘G선상의 아리아’는 원래 바흐의 3번 D장조의 두번째 곡 ‘에어’(air)입니다. 독일.. 2013. 9. 16.
[STEP 16] 그의 첼로 소리가 심장을 뛰게 하는 까닭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람을 닮은 악기, 첼로 첼로를 연주하는 파블로 카잘스, 40대의 모습 첼로 연주는 오묘한 데가 있다. 첼로는 워낙 큰 악기라, 연주자는 첼로를 온몸으로 안은 채 연주한다. 젊은 연주자가 첼로를 만지는 우아한 손길을 보는 것도 좋고, 흰머리 지긋한 할아버지가 품에 꼭 맞게 첼로를 안고, 현을 쓸어내리며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첼로는 사람의 심장 가까이에서 울리는 소리다. 게다가 사람 목소리와도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낸다. 첼로는 사람을 닮은 악기다. 그 첼로가 연주하는 곡 중에 ‘성서’로 불리는 곡이 있는데 바로, 바흐의 이다. 전조로 불리는 첫 소절을 들어보면, 친숙하다. 음이 낮게, 또 빠르게 움직인다. 건반처럼 현을 누르고, 활을 긁어대는 것뿐인데 첼로가 그렇게 깊고 여린 소리를.. 2013. 8. 23.
[STEP 8] 이 클래식 듣고 잠이 왔다면, 잘들은 겁니다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 음악만 틀어놓으면,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나는 눈보다 귀를 더 유용하게 쓰는 사람이다. 특별히 집중하지 않으면, 눈뜬장님처럼 보고도 놓치는 게 많다. 책 읽을 땐 놓치는 문장이 많아서, 책을 여러 번 읽을수록 새로운 경지에 이르는 체험을 하곤 한다. 상대적으로 귀는 밝다. 어디서 내 얘기를 하는 걸 놓친 적이 없어 “넌 참 귀가 밝구나”라는 칭찬 아닌 칭찬도 여럿 들었고, 내가 관심 있는 것에 관한 이야기는 기똥차게 알아듣고 반응한다. 잘생긴 사람의 부탁은 거절할 수 있지만, 목소리 좋은 사람의 부탁은 절대 거절 ‘못’한다. 더러운 곳은 견뎌도, 시끄러운 곳은 견디지 못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방음이 좋지 않아서, 나는 요즘도 집안에서 혹은 집 밖에서 들리는 낯선 소리에 귀를 쫑긋 새우는 일이 있.. 2013. 5. 27.
Glenn Gould - Bach - Concertos for Keyboard & Strings 글렌 허버트 굴드(영어: Glenn Herbert Gould, 1932년 9월 25일~1982년 10월 4일)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피아노 연주자이다. 12세에 토론토 왕립음악원 졸업 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함으로써 유럽 악단에도 데뷔하였다. 그는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건반악기 음악에 대한 걸출한 해석자로서 유명하다. 글렌 굴드의 연주는 놀라운 기술적 능숙함과 함께 바흐 음악의 대위법적 텍스쳐를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특징지어진다.굴드는 대부분의 낭만주의 피아노를 거부했으며 사춘기 이후 리스트, 슈만, 쇼팽을 피했다. 그의 녹음 음반은 대부분 바흐로 채워져 있기는 했었지만,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브람스, 전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얀 피에테르.. 2013. 4. 26.
바흐의 결혼 생활이 음악에 끼친 영향 - [골드베르크 변주곡]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 바흐(1685~1750)의 모든 음악들은 그 성격상 두 가지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교회적인 음악입니다. 독실한 프로테스탄트였던 바흐가 신에게 다가서려는 마음을 담아 작곡한 곡들이지요. 물론 그것은 자의적인 측면과 동시에 교회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해야 했던 바흐의 직업적 측면을 포함합니다. 말하자면 의무감으로, 직업적 소명감으로 작곡한 곡들도 적지 않다는 뜻이지요. 그렇다고 바흐가 투덜거렸던 적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모차르트와 확연하게 달랐던 바흐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지요. 이 과묵하고 성실한 음악가는 군말 없이 작곡에 몰두해, 다음날 아침이면 예배에 사용할 음악을 어김없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곤 했습니다. 오늘날 연주되는 바흐의 수많은 교회음악 걸.. 2013. 4. 6.
고서점의 먼지 더미 속에서 발견한 악보 다발 - J.S.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BWV.1007~101 바흐의 을 거론하면서 스페인 태생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1876~1973)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가 열세 살 때의 일입니다. 1889년이었지요. 바르셀로나에 유학중이던 카잘스는 그 해에 풀 사이즈 첼로를 처음으로 갖게 됩니다. 당시 그는 시립음악학교에 다니면서 밤에는 카페 ‘파하레라’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지요. ‘파하레라’는 스페인 말로 ‘새장’이라는 뜻입니다. 어린 카잘스가 용돈을 벌던 곳이었던 동시에, 첼리스트로서의 실전 감각을 키우던 ‘연습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카탈루냐의 시골마을 ‘벤드렐’의 성당 오르가니스트였던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들을 찾아와 잘 지내고 있는지 살펴보곤 했지요. 그날도 그랬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온 아버지가 어느.. 201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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