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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30년 전 역사의 재구성, 그런데 내일은? - 헌트, Hunt (★★★★)

by Khori(高麗) 202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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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 첫날부터 동료 전화가 왔다. 오늘 완전 방학인데  일이 없다고. 아저씨들 나이가 들어가며 취미생활이나 개인적으로 나이 먹어도   있는 관심사를  만들어야 한다. 나야 레고는 당분가 길게 인터벌을 갖고 있고, 책 보고 영화 보는 일을 하니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해야 할까? 비도 오는데 어수선하니 만나서 밥 먹고 영화를   보자고 했다.

 

 최근 보고자  영화 중에 '한산 : 용의 출현'은 일찌감치 봤고, '헤어질 결심'은 괜찮을  같은데 요즘 분위기가 그래서 미루고, '비상선언'도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망설였다.  와중에 '토르 : 사랑과 천둥'을 보고 흠.. No comment. 넷플릭스 그레이맨은 그저 그렇고, 주원이 출현한다고 요란한 '카터'를 보면 '아저씨'가 훨씬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극장에 가서 포스터를 한 장씩 들고 오는데 헌트는 예고편이 꽤 괜찮아 보인다. 99년도에 '태양은 없다'라는 영화에서 두 배우가 출현한 영화를 최근에 다시 봤기 때문일까? 

 

 

 밥을 맛나게 먹고 극장으로 향했다. 예약을 하면 주말이라도 할인받아 11,000원 정도 내야 한다. 극장에 도착해서  빠른 시간이 있어서 현장 구매를 했더니 15,000원이나 내야 한다.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을 하면서 전화기로   누르는 것과 현장에서 결제까지 줄 서고 기다려서 하는데  많은 돈을 낸다. 내가  많이 움직이고 받은 서비스가 '벌금'이란 생각이 든다. 현장 구매는 취소가 거의 없는데 말이다.

 

 헌트와 같은 드라마, 액션물은 인트로 5분이 영화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5분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너무 길게 끌고 간다는 느낌이 든다. 액션, 드라마는 몰입도를 위해서 긴장감의 높낮이가 적절하게  구성되면 좋다. 밀당처럼  부분을  신경 썼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을 텐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잔잔해진 느낌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작가의 상상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국민학교에 시절 박정희 사망, 광주 민주화 운동, 1212 쿠데타, 전두환의 독재, 이웅평이 미그-19를 몰고 넘어와 전쟁이   알았었는데  이후에도 유사 사례가 많이 있다. 그리고 버마 아웅산 테러가 있었다. 지금 돌아보니 이웅평 귀순과 아웅산 테러가 같은 해에 있었네. 동림은 동백림 사건이 아닐까?

 

 냉전과 이념에 휩싸여 적대적인 분위기를 체감하는 것이 지금 세대에겐 낯설을  있다. 지금은 경제와 국익 중심에 따른 이합집산이 크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외교관계만 봐도 그렇다. 어린 기억에도 통행금지, 정부를 비난해도 잡아가고, 대통령을 욕하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지금 돌아보면 간첩을 잡는 것인지 간첩을 양산하는 것인지   없는 공포 정치가 이루어지던 시대다. 동시에 3S (sport, sex, screen)과 같은 국민 우민화와 지금과 다른 3저 현상으로 역동적 경제성장이 혼합된 혼란의 시대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피아 구분의 방식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온 기성세대에 잔재로 남아 있다.  좋은 시대로 가기 위해 버려야  것과 이어가야  것에 대한 판단이 따른다. 버릴 것이 많을 것이다.  시대로 모든 것을 북한과 연결하면 소멸된 의무를 받는 것과 유사했다. 위치안리나 유배가 아니다.  잔재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도 아닌데 무조건 빨갱이로 모는 희한한 비논리가 아직도 세상에 존재하는 사회적 트라우마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연결한 구도에 있어 스토리를 만든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시대 속에 들어간 다양한 사건을 박평호(이정재), 김정도(정우성)를 풀어가며 교묘하게 교차시킨 공동의 목표가 아주 신선하다. 사실 너무 많은 시대의 사건을 영화에 넣다 보니 박진감이 떨어진 느낌이 든다.

 

 고정간첩인 동림이 안기부의 두더지로 잠입한다는 전제는 재미있다. 북한의 핵실험 최고위층인 표국장이 이탈하는 설정은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황장엽이 대한민국으로 귀순하는 것과 비슷하다. 솔직히 북한을 탈출해 귀순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신념과 자유에 대한 확신만 갖고 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개 자신의 터전을 버린다는 것은 그럴 만큼 경각에 달린 사건이  사람을 옥죌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가족을 버리도 온다는 것은 어떤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이해되지 않는다. 잘   없지만 북으로 도망간 대한민국의 인사들은 누가 있을까? 박정희도 북한 특사로  형의 친구를 죽였듯 가슴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복잡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버마 아웅산 테러를 묘사하는 장면은 사실적이다. 테러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영화 속에서 폭력으로 사람을 억압하는 독재자의 공포를 소멸하려는 사람과 냉전의 대립각에서 상대의 우두머리를 제거하려는 목표가 일치한다. 적의 적은 친구가 되고, 적의 친구는 내게도 적이 된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보편적 접근은 일을 기묘하게 만든다. 표현이 기묘한 것이지 난장판이 되기 쉽다. 더 큰 목표는 다르지만  교차점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다양하게 존재한다. 독재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 심지어 토착왜구란 소리에도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들도 있으니  할 말이 없다.

 

 귀순한 조정사가 한국의 방위체계를 이해하고 이것을 피해서 안전하게 도착한다는 설정도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준비도 안되어 미국의 우산 아래 있으면서 틈나면 북진통일을 이야기하던 선동가를 생각하면 한반도는 요지경이다. 반면 CIA가 김정도에게 네가 하려는 것, 하지 말라는 조언까지 돌아보면  그렇다. 이와 별개로 세상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다투고 아쉬워하는 힘없는 젊은 청춘들을 통해서 세상의 희망이 보였던 시대였을지 모른다. 지금 시대는? 사실  당시보다 민주주의와 자유가  넓어지고 세상의 물질을 발달되었지만 자본의 크기와 권력의 크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떤 면에서는 세상의 발전과 달리 이런 부분은 상대적으로 더디고, 시간의 망각 시스템에 따라 점점  무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진실의 조각을  찾아야 힘의 논리로 전개되지 않는다. 사도광산에 대한 일본이 태도와 한국의 진실이 팽팽한 긴장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보고 현재를 어떻게 보고 살아갈 것인가? 이러한 준비가 중요한 시대다. 왜냐하면 어떤 미래가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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