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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다르고 안 맞지만 가족이다 - 초미의 관심사 Jazzy Misfits, 2019 ★★★★★

by Khori(高麗)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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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수라는 배우는 조금 잊혀가는 시간이 쌓일 때마다  편씩 보게 된다. 최민식이 꾸숑으로 인기를 끌던 때에 작고 조그마한 콩자반 같다고 하던 연예인의 말이 기억난다면 라테 세대다.

 

 그러나 피에타를 보며 인상적이었고, 마녀에서 박사의 모습은 차분하고 냉정해 보였다. 마녀 2는 6월에 기다리는 영화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볼거리를 찾는 내게 조민수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선택의 이유가 된다.

 

 '가족은  같아야 하니?!'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까만 머리, 탈색한 머리, 바지와 치마, 빨간 가죽재킷과 검정 재킷에 호피무늬, 정면을 보는 사람과 슬쩍 다른 쪽을 보는 사람, 파마에 조금  머리와 짧게  올린 보이시한 스타일이 아주 대조적이다. 다리도 반대로 틀어 우리   맞는다는 것을 강조한 둘이 비눗방울이 피어오르는  장면에 예쁘게 담겨있다. 

 

 영화 속 그라피티를 배경으로 파랑과 빨강, 스트라이프와 민무늬, 바지와 치마, 노랑과 파랑이 건물의 배관이란 경계를 보고 아주 대조적이다. 영화라기보다 화보 같은 장면이 영화 속에 있어 재미있다. 자세히 보면 파란색의 순덕이 뒤편에 빨간 글씨가 오버랩되고, 엄마의 빨간 재킷 뒤엔 파란색 무늬가 있다. 가족은 같은 뿌리에서 나오지만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주  보여준 것 같다.

 

 

 이 영화 대사가 아주 재미있다. 과하게 영화를 위해 만들었다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상황과 함께 아주 찰지게 만들었다. 중간중간 영상과 함께 흐르는 노래까지 즐겨  부분이 많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욕망, 꿈을 갖고 산다. 하지만 엄마란 존재는 자식을 품는 순간부터 자신을 내려놓는  같다. 수컷이 일단 급이  됨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엄마라는 존재 때문이다. 그런데 자식과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는 엄마란 존재는   없는 영역이다. 전생이 있다면 엄마와 딸은 어떤 인연으로 이어졌을까? 8만 원이 넘는 택시비를 내며 딸을 찾아오는 장면부터 영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게  인연을 알아가는 시작이 요란하다. 이태원을 정복한 정복이의 만남까지 화려하지 않은 인트로지만 '이 영화 볼만하다'라는 메시지를 준다. 

 

 

 중학생 때 독립한 큰 딸과 사이가 썩 좋을 리 없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녀는 방향도, 손도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하지만 반대다. 감독이 창문의 커튼 사이에 또 다른 보이지 않는 간격을 의도적으로 여기저기에 만든 것 같다. 엄마 돈을 들고 튄 막내딸, 시큰둥하던 큰 딸도 막내가 돈을 갖고 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초미의 관심사는 기묘한 추격적으로 전개된다. 그렇게 엄마와 언니가 막내를 알아가는 과정도 시작된다.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 대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혈연이란 뿌리를 떠나 가족은 함께  시간만큼 서로를 알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전자는 벗어날  없는 존재의 근원이고, 후자는 서로의 배려와 사랑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게 대화와 시간은 서로에게 복잡하고 얼기설기 이어져있는 다양한 기억의 근원을 되새김질한다.  현재를 만들어간다.

 

 조민수의 대사는 정말 재미있다. 하나의 여인, 인간, 엄마로 가질  있는 다양한 감정과 느낌이 펼쳐진다. Blue로 불리는 순덕은 인간대 인간의 대화에서 딸과 엄마의 대화로 조금씩 넘어간다. 하나는 감정의 간격과 기복이 엄청나고 하나는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한다.  교집합이 또 가족이다.

 

 

 등장 캐릭터도 B급 영화처럼 다양하지만 재미있다. 배달원, 마이클, 고시원 총무, 경찰, 야마카시를 하는 외국인 여행자... 조민수의 다양한 상황 연기와 김은영(순덕, 치타)의 노래가 잘 어울리는 영화다.

 

 부모들은 나를 닮았으면 하는 마음과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럴  있다. 그런데  가르치지 않은 것을  닮는다. 유전자 때문인지 아니면 함께  시간과 대화 때문인지.. 그걸 따지는 게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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