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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새해 복 많이 받아라 ○○○○ - 무뢰한 (★★★★+1/2)

by Khori(高麗)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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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볼게 별로 없는데 너튜브에서 소개된 영화가 눈길을 끈다. 52회 백상 예술 대상이라는데 기억에 없다. 한창 바빴을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 눈길을 끈 것은 김남길, 전도연, 곽도연, 박성웅 등 출연진이다. 특히 전도연이 나오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싶은 짐승들'의 연기와 대사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천상 배우라고 할 만하다. 약간 제정신인 듯 제정신이라기 보기 힘든 김남길의 역할도 괜찮다. 둘 만으로도 충분히 꽤 괜찮다. 

 

 스토리는 글쎄.. 이것을 로맨스, 맬로, 드라마로 분류한 것을 보면 따라야 할지? 이걸 이렇게 분류하는 것이 맞기도 한 것 같은데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해서 좋다. 

 

 무엇이든 결과를 내려면 미쳐야 한다. 그래서 곱게 미쳐야 한다. 정제권(김남길)은 경찰이고 범인을 잡기 위해 집중한다. 배경 설명은 없지만 이혼하고 정처 없이 일에 미쳐 사는 것을 보면 결혼하게 행운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문기범(곽도원) 선배에게도 올바른 법 집행을 이야기하고, 이젠 경찰에서 떨어져 나간 선배에게도 '경찰이 범죄자와 구분이 모호할 때'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일에 관해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대단히 이성적이고 당연히 재미가 없어 보이고 표정에 감정이 따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그가 살인을 하고 도주 중인 박준길(박성웅)을 쫒는다. 대조적으로 박준길은 내연녀 김혜경(전도연)에게 참으로 다정다감하다. 이런 스토리의 전형적인 문제는 항상 돈이다. 어떻게 보면 여자는 남자 때문에 망하고, 남자는 여자 때문에 망한다. 서로 사랑하고 협조적이면 이 보다 좋은 조합은 없다. 박준길을 쫒기 위해서 김혜경에게 접근하는 정제권, 박준길과의 문제로 정제권이 체포할 때 팔다리 하나 작신 분질러주길 바라는 사람들에 섞여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이런 배경을 보면 사람은 역시 착하게 살아야 한다. 

 

 뺀질뺀질한대다가 한 업종에 잔뼈가 굵으면 초짜는 바로 표가 난다. '"너 초짜지?"라고 묻는 듯한 표정과 "그래서 어쩔 건데?"라는 표정이 대조적이다. 그 속에서 진실을 언급하는 김혜경이 참 재미있다. 왜 진실에 집중하지? 이 둘은 옳고 그름에 대한 관계가 아닌 것 같다. 범죄 수사라 하더라도 남과 여라는 관계는 복잡하다. 특히 이 사진이 내게 중요한 것은 김남길이 중앙선을 살짝 넘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일상이 흘러가고 창문을 보면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쯤 둘이 마주하고 식사와 반주를 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잘하는 요리를 먹이고 서로 의심을 껍질을 하나씩 보여줄까 말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나랑 살자"라고 말하는 사람의 말이 진실 같고 듣는 사람은 '진짠가? 아님 무슨 수작인지' 마음이 동하고 의심도 동한다. 고개를 숙이며 잡채를 한 입 떠먹는 장면과 표정이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인 장면이다. 보는 이들이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 믿지 마", "아니 내가 더 사기꾼일지도 몰라"와 같은 말들을 허공에 메달며 관객을 우롱하는 셈이다. 마치 감독은 '니들 맘대로 되나 안 되나 잘 지켜봐? 난 다 알고 있지' 이런 멘트를 날리는 것 같다. 

 

 

  서로 확실한 대답이 없는 사람들 그러나 상대가 필요한 말들이 넘나 든다. "아까 그 말 진짜 같아"라는 말은 여운을 남기고, 이 말을 듣는 사람은 상대방이 필요한 것과 그 사람이 소중이 아끼던 물건까지 돌려준다. 아주 작은 기대를 갖고 바라보게 하며 끌고 가는 장면들을 보면 감독 참 못됐다는 생각이다. 

 

 결말은? 영화를 보시라. 하나는 웃는지 마는지 애매하고, 하나는 울고. 그 와중에 마지막 대사가 걸작이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아라 0000"  

 

 머리가 너무 뜨거우면 제정신이 아니고 머리가 너무 차가우면 인정머리가 없고, 가슴만 너무 뜨거우면 앞뒤 분간을 못하고, 가슴이 너무 차가우면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이런 때 저런 때를 지나가며 균형을 잡아보려고 부단히 애쓰는 것이 사는 일이란 생각한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규칙, 법, 제도들이 문화와 문명이란 이름하에 공통점을 만든다. 동시에 이질적인 것에 대한 배타적인 환경을 만든다. 그렇게 사람들은 길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내 상태와 갈등한다. 스스로 충분히 복잡한데 인간 세상과의 관계로 인해서 때론 얻어야 할 것을 얻고, 얻어야 하는 것을 버리며 생각이 많아진다. 가끔 뭐가 좋은 일인지 옳은 일이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 법이지. 무뢰한이 달리 존재하겠나. 

 

#무뢰한 #전도연 #김남길 #백상예술대상 #영화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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