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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절묘한 휴가 - 내 팔자에...내 복에..

by Khori(高麗) 202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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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부터 휴가를 악착같이 쓰고 있다. 그 전에 휴가 못간걸 생각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중요한 건 쉴때 쉬어야 할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런데!!!!!! 

 

 휴가내자마다 COVID-19가 광란의 광복절 행사 이후로 묘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짝꿍이 보자고 했는데 읍내에 역병 돈다고 안 온댄다. 공연은 친절하게 전화까지 와서 "취소입니다"라는 강열한 메세지를 날려준다. 멍떼릴 시간의 연장.. 내일 주말인데 헐~~

 

 게다가!!!!!

 

 주인님께서는 자꾸 "어디 안나가?", "집에서 삼시세끼를 드시겠다!?"라며 압박을 준다. 이런 자유와 고난과 환란의 일주일이 끝나고 쉬는 주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심지어!!!!! 

 

 노는 꼬라지를 못보겠는지 계속 카톡이 딸랑딸랑 메세지를 남긴다. 휴가에는 컴퓨터 키는 일이 없다고 선언하고 왔는데 쉬지도 않고 성실하다. 답변을 안 하면 전화가 오고.. ㅋㅋㅋㅋ 없어야 귀한지 불필요한 줄 안다. 내가 답답한건 아니지. ㅎㅎㅎ 이런 업체 사장님 호기심 천국까지!!

 

 그러다!!!!!  

 

 미쿡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사업자를 내신 지인을 만나서 4대문 안 읍내에 나갔다. 제품을 만들고 국내 KC인증절차도 진행중이라고 자랑을 하신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해 보시려나보다. 마침 이야기를 시작하자 마자 신제품 박스 디자인이 도착했다. 직업병이 도져서 여긴 "이게 낫지 않아요?"라는 말 한마디에 구경하던 칠순 어르신이 냉큼 연필과 포스트잇을 주신다. 대낮에 맥주 한 잔 얻어먹었으니 일을 해야지. 열심히 하고 많이 팔리길 바란다는 립서비스를 하고 왔다.  

 

 역시나!!!!!   

 

 그리고 손 많이 가는 횽아들 중 한 분이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내가 이걸 나이 먹어서도 봐야 하고, 환갑 넘으면 더 할텐데 걱정이야 걱정" 이랬더니 근무 하던 여직원이 책상에 머리박고 자지러지게 웃는다. (속이다 시원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소심한 복수) 

 

 그 와중에 손많이 가는 횽아가 손 더 많이 가는 횽아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야 이건 단가가 옛날건 2만원인데 신제품이라고 4만원짜리를 주면 어떻게 하냐? 옛날꺼에 나는 구멍만 몇개 뚫어줘!"라고 전화를 한다. 둘다 아시는 양반이라 "내 장담하는데 그럼 니가 뚫어써라란 말이 나오겠네"라고 넋두리를 하자마자 "뭐라고 나 보고 뚫어 쓰라고!!"라고 소리를 질러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웃느라 일을 못한다. 그래서 한 마디 더 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을 봐야하는데 나이먹고 점입가경이면 나만 죽었네..."

 

 나가서 맥주는 한 잔 마시기로 했는데, 손 많이 가는 횽아 사무실 옆에서 하이파이 오디오 회사를 하는 친구네 이사 꼬셔서 같이 땡땡이를 치기로 했다. 퇴근시간쯤 되서 친구녀석이 직원한테 회사에 있냐고 카톡이 왔다. (걸린거지!) 이왕 이렇게 되건 불러서 저녁겸 2차를 가게 됬다. 그래봐야 쌈밥집에서 먹다 옆집 오징어 나라라는 가게다. 어항에 오징어가 기력이 하나도 없이 바닥을 스물스물 유영하고 있다. 오디오 사장 친구왈 "아니 안 보여서 연구소장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업체랑 낮술을 너무 많이 해서 답변을 할 수 없다는 문자가 왔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너는 우리 직원하고 술 마시고 ㅎㅎㅎㅎㅎ"  그렇게 술 한잔 마시고 끌려가서 들어본 신제품 두 개에 대한 의견을 말해줬다. 내가 오디오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내게 듣기 좋은 소리는 좋다, 불편한 소리는 불편하다고 말할 뿐이다. 막귀거나 황금귀거나...이것도 일정치않다. 마음은 기분따라 다르니까.

 술마시다 청력 테스를 했다. 가청 주파수가 20-20K(이만) Hz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테스트해볼 수 있다. 예전에 20000hHz가까이 테스로 들어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14.8kHz만 되도 안 들린다. 다들 이젠 동물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다고 칭찬을 해야하는지 나이 먹었다고 해야하는지 ㅎㅎ 그런데 오디오 하시는 분들보면 백발이 성성한데 나는 들린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냥 느낀다고 인정을 해주야 하나...

 

 이렇게 집에서 삼시 두끼를 그럭저럭 떼우며, 영화 조금 보고, 책 겨우겨우 읽고...주식은 수익을 조공한 뒤로 본전을 경계로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고 있다. 아하..주식 나름분석 엑셀돌리기도 하긴 했다. 이렇게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그래도 애들 밥도 손수 챙겨주고(1회)... 배달도 좀 시켜주고.. ㅎㅎ

 

 그러고보니 카드라이더만 엄청 열심히 했네... L1은 불가불가..현질도 불가불가..

 

#휴가 #이건아니지 #너무한거아녀 #khori #삼시세끼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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