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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있으면 불안하지!

by Khori(高麗) 2020.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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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rand Cross인지 Dark Golden Cross인지

 기름값은 땅 파서 내리던데, 환율과 KOSPI 종합주가 지수가 마루치 아라치도 아니고 크로스를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GBP로 보면 환율이 주가를 역전했네요. 용돈 털어서 산 펀드는 벌써 손해가 나기 시작하고, 비상금으로 갖고 있는 달러는 환율이 올라서 미실현 이익이 생겼습니다. 현재의 현상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사람이 원래 간사하지요. 간사한 두 가지 마음이 있지만 얼른 안정적인 균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생각입니다.

 

 해외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기에 달러가 오르면 매출의 증가, 대금 결제에서 환차 이익이 발생합니다. 월초 1190원에서 1270원으로 계산하면 80원의 작은 차이 같지만 백 만불이 되면 환차익이 8천만 원이 발생합니다. 수출기업이 얻는 반사이익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경제활동이 정체된 시점에서는 수입물가의 증가가 유동성 부족한 일상생활에 2-3개월 늦으면 6개월 정도면 얹어집니다.  직업적으로 이런 일시적 이익을, 생활로 보면 안정적인 균형점이란 두 가지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국가들이 금리와 재정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고, 달러라는 기축통화로 인해서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에 사용량만큼 배분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문제가 해결되고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유가 있다면 index를 보고 조금 길게 투자할 수 있고, 실력 있다면 투기적 상황에서 재빠르게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고, 안정적으로 유동성(현금)을 축적하는 방법도 본인의 판단에 따른다. 

 

 한 주도 없으면서 주가를 열심히 동료들을 보며 "봐라 어제 샀으면 오늘 또 왕창 내렸지, 길게 보고 하거나, 도박하려면 차라리 로또나 사라"라고 했다. 업종의 산업 특성, 거시 경제,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 기업정보도 안 보고 내렸으니 산다는 막연한 주식 투자는 불안하다. 특히 이렇게 조금 벌면 통이 커져서 사고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운만 믿고 하는 일은 타짜에게 내가 운으로 이겨보겠다는 정신승리다. 아침부터 동종업종 기업에서 대량 주식거래를 하는 걸 보니 우려가 된다. 건전하고 올바른 경영을 말하지만 현실은 다를 때도 많다. 그 회사에 다니는 지인과 아침에 통화를 했다. 나도 참 오지랖이다.

 

2. 동고동락

 이런 환경에서 1분기 매출, 전체 수주 상황이 괜찮다. 아직 3개 분기나 남았고, 시장의 seasonality가 있지만 대개 1분기*4 하면 기업 년간 매출과 큰 차이가 없다. 독일은 5주 방학과 재택근무, 미국은 행정명령으로 재택근무, 중국은 감금 시간을 끝내고 정상화 추세지만 가동률과 직원 출근율이 3월에 완전 정상화가 될지 모르겠다. 목숨 걸고 할 일은 아닌지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Global supply chain의 중심에 있는 중국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다. 일본도 불화수소 수출기업이 매출이 87%나 주저앉았다니 우매한 자들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심각하다. 나쁜 선택이 나쁜 결과를 만든다. 

 

 수주와 실적은 다르다. 오더는 수주 확정이 되어야 오더다. 장밋빛 소리는 침착하게 손에 쥘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실적은 수주된 오더가 실려야 발생한다. 보내지 못한 수주는 빚이다. 그리고 제때 수금을 해야 거래가 완료된다. 이런 단순한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면 받지도 않고 요란하고, 보내지 못해서 또 소란스럽고, 수금을 제때 안 해서 난리가 난다. 제조업에서 사고는 요 범위라는 생각을 한다. 

 

 고객들이 전부 집구석으로 자리를 틀고 있어서 조금 한가하기도 하고, 부품 수급으로 못 보내는 것들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여유가 있을 때엔 혹시 지체된 일들을 촉진하고, 상황이 개선될 때를 준비해야 한다. 문제가 터지고 하는 일은 준비가 아니다. 다가올 미래를 찍고 미리 준비를 해둘 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불안정한 시점과 코로나로 공포심이 있을 때 동고동락이란 생각을 한다. 어려움을 같이 하고, 같이 나누며 서로를 챙겨주는 마음이 사람이 함께 오래가는 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물리적 문제가 평소 불편했던 마음이 멀어지는 시간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본부 동료들 따뜻한 고기국수를 함께 먹으러 갔다. 차도 한 잔씩 하며 서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3. 와이퍼냐 와이프냐?

 동료가 오래된 자동차 와이퍼를 바꾸는데 5만 원이 들었다고 투덜거린다. 내가 농담 삼아 "와이프라고 한 거 같은데, 나만 그런가? ㅎㅎㅎㅎ"라고 했더니 운전하던 동료가 "그렇지!? 나도 그렇게 들어서 어디서 바꿨냐고 물어볼라고 그랬지 ㅋㅋㅋㅋ"라고 했더니 무슨 말을 못 하겠다고 해서 함께 웃었다. 다시 주인공이 "차가 오래돼서 주인이 창고에 들어가서 한참 뒤지더니 정품 와이퍼를 비싸게 주더라고"했다. 다시 짓궂은 농담들이 시작되며 맞장구들을 친다. 우리 본부 막둥이가 "하나밖에 없는 걸 어디가서 바꿔요!"라고 아저씨들을 혼낸다.  우리 본부 사람들이 다 제각각이라 재미있다. 공통된 생각이라면 "나 빼고 다들 손이 많이 간다"라고 주장하는 것 아닐까?

 

4. 문제가 생겼다

 하루도 문제가 없는 날은 없다. 삶은 어떤 방식으로도 exciting 하다. 가끔 한가한 일상이 왠지 불안한 이유랄까? 문제가 생겼다. 문제는 언제나 생긴다. 이런 문제가 생기다니? 누구냐? 문제가 생기면 떠오르는 생각은 다양하다. 작은 문제는 성격상 따끔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러나 정작 큰 문제가 생기면 좀 담담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보이는 대로 봐야 무엇인 문제인지? 어떤 행동이 효과적인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성적 비중이 올라가야 할 시점이다. 

 

 큰 문제는 통제할 수 없는 일,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많다. 느낌과 운은 과거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하는 맞춤형 해석에 가깝다. 그것이 아니라면 벌써 깃발 꼽고 사업자등록을 했을 것이다. 문제에 대해서 나도 일의 지체를 계속 점검하고, 지체의 원인 파악이 안 되어 조금 불안해서 어제 딱 짚어서 확인 조치를 지시했는데 오늘 문제가 터졌다. 이걸 갖고 "내가 뭐라고 했어"라는 넋두리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사기만 떨어진다. 적군이 성문을 돌파했는데 '어떤 놈이 지키고 있었나?'라는 질문만큼 우매한 질문이 없다.

 

 동료들에게 worst case에서 더 worst case를 상정해서 준비하고, 조치할 사항, 점검하고 확인할 사항에 대해서 긴급 지시를 하고, 노인 양반들에게도 보고를 했다. 큰 문제는 빠른 보고 체계가 중요하다. 급한 조치를 하고, 담당자들은 투입한 노고로 낙심한 것 같다. 정작 본인들이 가장 아쉽다. 담당자들에게 오늘은 조촐하게 소주 한 잔 하라고 했다. 며칠 파악하고 조치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 우리가 조금 방심하거나 부족했던 것을 배우는 L&L(Lessons Learned)은 중요하다. 이것은 일을 마무리하면서 해야 할 일이다. 지원부서도 당황해하길래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 먼저 문제의 조치와 대응, 또 투입된 노력이 수포가 되지 않도록 다시 점검해 보자. 멘붕이 올 것 같을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정신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또 서로를 응원하면서 소란도 지나가겠지란 생각을 했다. 

 

5. 착한 놈은 착한 놈, 나쁜 놈은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세상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가깝다

 사고뭉치는 언제나 사고를 몰고 다닌다. 그래서 더 가까이 두어야 한다. 친구는 가깝게 둬야 하지만, 적은 더 가깝게 둬야 한다고 한다. 권투에서 서로 껴안는다. 좋아서 그럴까? 그래야 서로 공격할 수 없는 조건에 가깝기 때문이다. 가깝게 둬야 사고칠 때 바로 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고뭉치의 생각은 안 봐도 비디오다. 말을 통해서 말 사이에 촘촘히 숨어든 의도가 존재한다. 화가 난 대응에는 발뺌을 하고, 오히려 예의가 없다는 둥 온갖 말을 갖다 붙인다. 머리 좋은 사고뭉치가 제일 골치 아프고, 이런 대표적인 부류가 권신이 간신이 된 경우다. 가장 피곤한 스타일은 북한식 표현으로 낯가죽이 엄청 두꺼운 녀석이다. 이기적이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울 궁리만 한다. 두꺼운 낯가죽을 무두질을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꾹 참고 기록을 다 찾아서 본인이 한 말로 죄다 돌려줬다. 마지막에 오늘 나를 열 받게 한 "wish your great day"라는 말도 꼼꼼하게 돌려줬다.  분이 좀 덜 풀려서 바람 부는 우중충한 하늘하고 벽에다 욕을 좀 했다. 시원하게. ㅎㅎ

 

 오늘은 책 조금 읽고 내일 미팅 준비나 해야겠다. 바람 분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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