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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6

선을 넘는 것인지 요단강을 건넌 것인지 - 황금종이, 조정래 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하면 한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내 서점에 가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조정래라는 작가를 알게 됐다. 그리고 최근에 정글만리를 읽으며 "국가가 정책을 세우며, 백성은 대책을 세운다"라는 명문장을 되새기곤 한다. 황금종이에도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부조리다"라는 말은 역시나 명문장이 아닐까? 세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 돈이 얽히지 않은 일이 없다. 어떤 조직에서도 작은 돈의 사용과 절차를 트집 잡아 사람을 못살게 구는 일이 많다.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말하는 시대를 반영한다. 그래서 공감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업이란 직종은 밖에서 보면 돈을 버는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황금종이의 실물을 보기 어려운 이상한 직종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젠 황금종.. 2023. 12. 30.
백일막허도 청춘부재래 - 하얼빈 (김훈)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글귀와 손바닥 인장이 내 노트북에 붙어 있다. 김훈의 글을 묵직하고 조금 답답할 정도 더디다. 그의 글이 잘 안 들어오는 이유는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칼이 노래를 읽을 때도 그랬다. 소설의 이야기는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내 마음의 안중근'이란 책을 오래전 읽은 기억이 있다. 그 책을 산 이유가 아이들과 국립박물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일본에 간 몽유도원도 전시를 한다고 해서 갔는데, 기나길 줄을 보면 '이게 무슨 짓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도둑질해 간 남의 나라 문화재를 보려고 돈도 내고 기나긴 줄을 서고 있다니. 해방이 된 지 45년이니 지금은 70년이 넘었다. 당시가 2009년이었다. 정말 독립이란 홀로 자신의 힘으로 일.. 2023. 12. 9.
상상과 현실의 간격 - 담덕 7 소설 책 한 권을 참 길게 읽었다.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명절 지나 갑자기 외숙모가 돌아가셔서 장례식까지 치르다 보니 연휴도 쉼 없이 지나간다. 그렇게 내 삶의 기록이 한 칸씩 채워진다. 며칠 시원한 바람과 밝은 햇살이 새로운 시간이 다가온다는 희망을 갖게 하니 참 묘하다. 7권에서 담덕은 양수겸장이라는 과거의 사연을 중원의 정세에 대한 바른 판단으로 이해하고 요동정벌에 나선다. 지금과 같은 통신이 없는 시대에 교감을 통해서 상대방의 행동을 유추해서 판단하는 것이 소설이지만 대단하다. 작은 일이야 상관없지만 그 판단과 행동에 따라 생사가 오가는 전쟁을 판단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옛사람들이 단명한 게 청결, 의료, 음식에 의한 영향도 있지만 이렇게 매일 머리를 싸매고 판단하는 상황 때문은 아.. 2023. 10. 7.
백 년 후의 역사를 우리가 만들고 있다 - 담덕 6 어제 오랜만에 친구 녀석을 만나려고 기다리며 콜드브루 한 잔을 하며 책을 읽었다. 기다리려고 앉아서 책 표지를 보고 한 참 생각에 머물렀다. '백 년 후면 역사가 된다'라는 문구 때문이다. 6권을 읽으며 이 문구가 지금에야 눈에 들어오다니. 얼마나 큰 포부인가? 사람의 말은 길어야 당대에 머물고, 사람의 글은 천 년을 넘게 인간세상에 흐른다. 결과를 만들어 낸 정신과 혼은 사실 영원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요즘 시끄러운 세상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육군사관학교정보면 광개토대왕 정도는 포부를 갖고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암울한 역사의 상흔이 여기에서도 남아 있고, 살아온 자기부정을 할 수 없으니 만주군과 일본육사 출신의 뿌리와 명맥을 옹호할 수도 없고. 뿌리가 없는 것은 근본이 없는 것과 같다. 비.. 2023. 9. 8.
천하관을 갖은 나라 - 담덕 4 봄꽃의 화려함을 뒤로하듯 4월이 가고 있다. 누군가는 잔인한 4월이라고 하지만 출장을 다녀와서 정신없이 보내며 피로가 누적되는 달이라고 해야 할까? 차일피일 미루던 시간들이 널브러진 거적때기처럼 게으름이 충만한 것 같다. 이번달엔 겨우 소설책 2권을 읽고 있다. 게으름을 피해보겠다고 이것저것 하고 있다 어제는 주말 읍내에 산보를 다녀왔다. 뉴스를 찾아 읽고, 오늘처럼 재즈와 옛날 듣던 팝을 듣는 것도 좋지만 세상을 가끔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황과 작은 변화들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해야 할까? 담덕 4권을 읽으며 하는 세상 구경 속에 또 나만의 생각이 만들어진다. 4권은 역사에서는 알 수 없는 시간의 간격을 작가가 상상력을 통해 담덕이 광개토대왕이란 전설로 나가는 개연성을 축적해 가고 있다.. 2023. 4. 23.
우리는 또 살아낼 것이다 - 파친코 2 (PACHINKO) 주말 저녁 아이들과 외식을 했다. 속이 좋지 않다는 마나님을 뒤로하고 양꼬치도 먹고, 꿔봐로우도 먹었다. 달봉이가 나온 김에 노래방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달봉이랑 별봉이는 자신들은 MZ세대라 코인 노래방에 갈 건데 가봤냐고 물어본다. "30년 전쯤 노래방 나왔을 땐 전부 코인 노래방이었어. 이런 걸 레트로나 뉴트로라고 하는 거다"라고 말해줬다. 1권을 보는데 보름이 걸렸는데, 2권을 마무리하는데 하루면 충분했다. 이 책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아니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하려고 했을까? 한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에 정착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식들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둘이서 사랑의 결실로 열어 본 상자는 희망만 남아있는 판도라의 상자와는 다르다. 희로애락.. 2023. 1. 29.
살아내는 일이고 살아내야 하고 - 파친코 1 (PACHINKO) 보름째 책 한 권을 들고 읽어내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한 편으로 일상을 살아내기 바쁘다고 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책을 읽어내는 동안 마음이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문양 속에 궁중의 여인이 장식할 만큼 예쁜 나비 장식과 참 다르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주인공과 내가 물아일체가 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일이 익숙지 않다. 내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지만, 종군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들에 관한 '겹겹',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한국 현대사', '한국전쟁의 기원', ' 한국전쟁' 그리고 다양한 근현대사 역사서적, 여러 평전들, '안중근 도록' 이런 배경지식 때문일지 모른다. 우리가 역사라고 하는 것은 시대를 상징할 중대한 사건에 더 많은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2023. 1. 28.
다시 카지노의 세상이 오기 때문일까? - 카지노 (김진명) 금리인상, 경제불황, 환율등락, 아파트 가격과 주식 폭락 뉴스를 보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자산 가격은 대대적인 조정을 하고 있다. 내년 금리도 인상될 분위기라 조정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 이 과정에 사람들의 슬픔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쯔시타의 말처럼 누군가 호황에 돈을 벌고, 누군가는 불황에 훨씬 큰돈을 번다. 마치 경제구조의 관점에서 세상이 "777 한 번만 걸려라!"를 외치는 카지노는 아닐까? 종교의 666보다 777이 더 문제인 것 같다. 도착한 책을 보며, 이 책 분명 읽어 느낌이 있다. 찾아보니 2016년에 읽었다. 잊어먹을 만한 시간이 지났다. 주인공 서후는 소설 속에서 엄청난 성취를 보여준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으며 승리하는.. 2022. 12. 24.
누군가의 인생소설속에 나도 주연인가봐 -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태백산맥'의 말투와 같은 전라도 사투리, 시대의 변화에도 신념과 인간미를 갖고 있는 모습을 느끼며 이상하게 'IQ정전', '허삼관 매혈기'같은 책이 생각난다. 그러나 하중의 상인 고아라의 생각과 말을 통해 현대적 감각과 시대를 바라보는 다양한 의미도 생각하게 된다. 잠시 넓러 둔 책을 달봉이가 보고 나서 "아니 그런데, 왜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은 거예요?"라고 자꾸 물어본다. 난들 알 수가 있나? "그래서 나도 읽고 있단다"라고 답해줬다. 어제저녁엔 축구를 본다고 늦은 밤과 새벽을 같이 보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달봉이랑 별봉이가 나 죽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나이가 들어가며 엄니를 보는 모습과 생각이 전과 다르게 변하는 것처럼 저 녀석들도 그럴까? 시대는 행동은 그 시대의.. 2022. 12. 11.
Blood & Bone - Orisha Legacy 책 표지가 인상적이다. 하얗게 쏟아오른 머리, 얼굴의 비추는 양쪽의 빛, 오른쪽 이마에 보이는 알 수 없는 문양의 소녀, 그년의 강열한 눈빛까지 눈길을 끈다. 하얀 눈썹이 조명인지 원래 그런지 알 수 없다. 2권의 표지보단 1권이 훨씬 맘에 든다. 지난주 와칸다 포레버를 봤기 때문일까? 오리샤의 후예로 일컫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판타지 소설의 잔인한 연작 기간 때문에 선뜻 손에 잡기 어렵다. 10년 전쯤 33권 언저리까지 두 번 읽은 묵향은 아직도 37권이다. 30년을 채울 기세인 열혈강호, 끝날 생각도 없는 용량전, 7권까지 나온 고구려. 여러 장르에서 악명(?) 높은 연재 기간을 보여준다. 중단한 것보다는 낫다고 봐야 하지만. 최근에 산 '담덕'도 강산이 변할 만큼의 프로젝트는 아니겠지? 그런.. 2022. 11. 20.
'마지막', 결정적일 수 있지만 싫다 -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인상적인 표지가 아동문학상을 받았다는 표시보다 눈에 띈다. 사실 아동 문학상인지 몰랐다. 푸른빛의 기시감이 짙은 표시 속에 반쯤 온기가 도는 얼굴은 미묘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성과 감성의 구분일까? 표지에 끌려 주문한 책이 SF 장르에 아동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을 주문 후에 알게 됐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전체 스토리의 구성이 표지만큼 인상적이지는 않다. 물리적인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지 380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 재미있다. 모든 사라이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를 안고 산다. 그 감정에 따른 이성적 활동도 달라진다. 하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명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시작하는 구절에도 사기꾼에 대한 구절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이 책은.. 2022. 11. 1.
죽기 전에 읽어보라고? 옘병, 여기서 읽다 간다 치워라 췟!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 영화는 참 재미있는데, 소설은 여간해서 흥미를 갖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고, 상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아직 많다. 한 가지는 어느 지점부터 너무 전개되는 이야기가 잘 상상되기 때문일까? "노라는 앞에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모든 걸 남겨두고 갈 수 있도록" 이 문장을 보며 참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설치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저 문은 한쪽으로만 열리고, 닫히면 반대쪽에서 다시 열 수 없을 것 같다. 한 발 내딛으면 되돌아갈 수 없겠지? 지금까지 살아오며 수많은 가상의 문을 넘으며 내 머릿속과 마음에는 비우고 버리기보단 움푹 패인 지워지지 않는 낙서가 더 선명해 보이는 것 같다. 흐려져가는 추억도 있다. 그것이 내가 걸어온..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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