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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44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 드문 열정이 넘쳐흐른다 - [교향곡 4번 e단조 op.98] 브람스의 교향곡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일 악장을 하나만 꼽자면 3번 교향곡의 3악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먼저 첼로가, 이어서 바이올린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관과 호른이 연주하는 주제 선율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슬프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이지요.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쓰이는 서정적인 악장입니다. 교향곡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아마도 4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오늘 들을 곡입니다. 브람스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그러니까 1884년에서 이듬해까지에 걸쳐 작곡한 음악입니다. 브람스는 52세에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12년 뒤인 1897년에 세상을 떠나지요. 교향곡으로는 4번이 마지막 곡입니다. 이후의 브람스는 교향곡은 물론이거.. 2013. 11. 15.
[STEP 20] 새로운 음악을 넘어 독특한 소리가 담긴 앨범 - 크로스오버 음악의 경계를 넘어, 크로스오버 파바로티와 친구들이 부르는 , 파바로티는 팝, 포크 가수 등과의 협연을 통해 클래식을 대중화하는데 공헌했다. 크로스오버는 친숙한 이름이다. 연초만 해도, 융합이니 통섭이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는데, 경계 넘기는 학문보다 예술계에서 앞섰다. 클래식 음악가든, 대중가요를 부르는 가수든 그가 예술가라면, 장르를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을 떠올릴 테고, 그건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보다는 여기 존재하는 유를 잘 빚어서 또 새로운 걸 만드는 방식일 것이다. 크로스 오버 역시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시도로 시작된 음악이다. 그동안 클래식 가이드 20개의 음반을 들고 매주 하나씩 독파해나가면서 클래식 음악을 사귀어 왔다. 클래식 음악은 아는 사람만 듣고, 배운.. 2013. 11. 7.
헨델의 [메시아]를 뛰어넘는 작품의 탄생 - 하이든, [오라토리오 ‘천지창조’(Die Schopfung)] 하이든이 영국 런던에 발을 디딘 것은 언제였던가요? 을 지금까지 계속 읽어온 분들은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1791년이었지요. 좀더 정확히 기술하자면, 하이든은 1790년 12월 15일에 오스트리아 빈을 떠나서 다음해 1월 1일 영국에 상륙했고 2일에 런던으로 들어섭니다. 당연히 배를 타고 갔겠지요. 그때부터 이른바 하이든의 ‘런던 시절’, 12개의 교향곡으로 대표되는 시기가 막을 올립니다. 하이든(Joseph Haydn) [출처: 위키피디아] 자, 그런데 당시 런던은 유럽 최고의 음악산업 중심지였습니다. 오스트리아 빈보다도 훨씬 더 음악산업이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인데다 그 진행 속도도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 빨랐습니다. 이른바 신흥 부르주아지들이 새로운 사회 계.. 2013. 11. 7.
고전주의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던 낭만주의자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출처: 위키피디아] 멘델스존(1809~1847)의 풀네임은 야코프 루트비히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입니다. 이렇게 긴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그의 아버지인 아브라함 멘델스존(1776~1835)이 유대교에서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했기 때문이지요. 멘델스존은 7살이 되던 1816년에 세례를 받는데, 이때 ‘바르톨디’라는 세례성(姓)까지 더해지게 됩니다. 바르톨디는 그의 외삼촌 야코프가 소유하고 있던 성(城)의 이름입니다. 한데 펠릭스는 외삼촌의 영지 이름을 성씨로 삼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펠릭스보다 네 살 위의 누나 파니, 두 해 뒤에 태어난 누이동생 레베카, 막내인.. 2013. 11. 1.
[STEP 20] 올가을엔 뭐 듣지? - 클래식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첼로 소품집 당신의 가을밤을 책임져줄 첼로 소품곡 담담한 슬픔, 이 감정을 첼로만큼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악기가 있을까? 바이올린 같은 경쾌하고 발랄함. 비극의 끝을 보여줄 것만 같은 묵직함 사이에서 감성의 극과 극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첼로 소품집은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무게감 있는 현의 음색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매력도 특별하다. 첼로는 독주 악기로 주목받기 시작한 역사가 비교적 짧다. 그러다 보니 첼로 소품집은 다른 악기를 위해 작곡된 곡을 편곡해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우아하고 듬직한 선율의 첼로는 때로 원래 악기보다 더 아름다운 연주를 해내기도 한다. -포레 (Faure : Apres Un Reve)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나는 꿈꾸었네. 신기루 같은 행복을”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곡은.. 2013. 10. 31.
[STEP 19] ‘짧지만 강렬한 한 곡’ - 클래식 소품집 1 미처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전에 지나쳐버린 곡들 제일 처음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순간을 떠올려보면, 낯설고도 아름다운 선율에 귀가 번쩍했던 경험이 있었다. ‘서정적’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이 피부에 딱 와 닿게 느껴지게 하는 피아노의 선율. 화려하고 웅장하면서도 잘 짜여 있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흠칫 놀라 ‘도대체 이건 무슨 음악이지?’ 하던 호기심이 클래식을 기웃거리게 했다. 드라마나 광고 음악에 쓰이거나 휴대폰 알람 소리 등으로 익숙하게 듣는 멜로디도 클래식에서 따온 것이 많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클래식 선율의 아름다움을 접해왔다. 단지 그게 ‘아름답다’고 인식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줬기 때문에 별 감흥 없이 들은 게 아닐까. 체르니 30번쯤 다루면 눈 감고도 칠 수 있게 되는 베토벤.. 2013. 10. 21.
주여,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 K.622]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날은 1791년 12월 5일입니다. 마지막 오페라인 가 초연되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사실 모차르트는 생애 마지막 해에 들어서면서 잔병치레를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을 것으로 충분히 추정되지만, 그 자체로 죽을병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도 쉬지 못하고 일한 것이 결국 화근이었습니다. 급기야 병증이 폭발하고 맙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무수히 난 좁쌀만한 발열”(hitziges Frieselfieber)로 혼수를 헤매다 사망했다고 합니다. 분명하지만 않지만 아마도 류머티스열로 추정됩니다. 오늘날의 의학이라면 모차르트가 결코 죽음에까진 이르진 않았겠지요. 그의 나이 겨우 서른다섯 살이었습니다. 이틀 후 .. 2013. 10. 5.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귀에 꽂히다! - 베토벤, [교향곡 7번 A장조 op.92] 오늘은 ‘교향곡’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여러 장르 가운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즐겨 듣는 장르는 아마도 교향곡일 듯합니다. 독일어와 프랑스어로는 symphonie, 영어로는 symphony로 씁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보다 이 용어를 더 먼저 썼던 이탈리아에서는 sinfonia라고 씁니다. 어원은 그리스어 symphonia입니다. ‘함께 소리를 낸다’는 뜻이지요. 사람의 목소리가 음악의 중심이었던 시절에, 그러니까 거의 18세기에 다다를 때까지, 노래 없이 악기만으로 연주되는 부분을 ‘신포니아’라고 칭했습니다. 말하자면 당시의 신포니아는 음악 전체에서 아주 부수적인 존재로 취급받았습니다. 그러다가 18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 오페라의 ‘서곡’을 신포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물.. 2013. 9. 29.
[STEP 18]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다시 한번 더, 모차르트일 수 밖에 없는 까닭 영화 중 “수렵 여행 갈 때면 그는 축음기를 챙겼다. 세 자루의 소총, 한 달치 일용품과 모차르트 음악.” 영화 는 여자가 아주 먼 과거의 일인 듯, 꿈결인 듯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짙은 노을이 덮인 광활한 아프리카 풍경이 펼쳐지면, 동시에 멀리서 아련하게 짐승 울음소리처럼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로 오늘 함께 들을 곡, 모차르트의 이다. 클래식 초심자를 위한 20개 코스의 클래식 정찬을 준비하면서, 모차르트는 가장 빈번하게 식탁에 올라오는 이름이었다. 이미 그의 대작 이나 으로 두 번이나 소개했다. 하지만 클래식 가이드 뒷부분에 다다라 또 다시 모차르트 작품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외에도 등 사랑받는 명곡이 많아 20주차 코스 요리에 모차르.. 2013. 9. 29.
‘G선상의 아리아’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배경은? -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BWV 1068] 바흐의 음악 가운데 어떤 곡을 좋아하십니까? 한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바흐’를 입력해 봤더니 동시에 뜨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G선은 바이올린의 현(絃) 중에서 가장 낮은 소리를 냅니다. 바이올린의 현은 모두 4개로 이뤄져 있지요. 음역이 높은 순으로 E현, A현, D현, G현입니다. 따라서 ‘G선상의 아리아’는 음역이 가장 낮은 G현으로 연주하는 아리아(노래)라는 뜻입니다. 아리아(aria)는 이탈리아식 표기입니다. 프랑스어로는 에르(air), 영어로는 에어(air), 독일어로는 아리어(Arie)로 발음합니다. 아우구스트 빌헬르미(August Wihelmi) [출처: 위키피디아] 이 ‘G선상의 아리아’는 원래 바흐의 3번 D장조의 두번째 곡 ‘에어’(air)입니다. 독일.. 2013. 9. 16.
바이올린의,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 BWV 1004] 이번 글도 지난 회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바흐의 음악 가운데 한국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은 ‘G선상의 아리아’입니다. 그래서 지난 회에 그 곡을 모티브로 삼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G선상의 아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할 만큼 자주 검색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샤콘느’(chaconne)입니다. 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d단조’의 마지막에 놓여 있는, 그러니까 다섯번째 곡입니다. 바흐 사후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와 부조니에 의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지요. 이렇게 한 곡만 발췌해 편곡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 2013. 9. 16.
[STEP 17] 홀로 걷고 있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노래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원치 않는 이별을 했네 한 해가 저무는 겨울, 춥고 쌀쌀한 날, 어딘가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객을 떠올리게 하는 ‘겨울 나그네’는 쓸쓸함과 고독의 상징이다. PC 통신, 혹은 인터넷 아이디로 종종 만나게 되는 아이디 ‘겨울 나그네’님들은 남자였는데, 그 아이디를 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고독, 쓸쓸, 방황’을 연상시킨다거나, ‘있어 보인다’고 대답했다. “그대와 앉았던 그 날 그 자리는/ 기쁨과 슬픔 모두 버리고/ 사랑 이루지 못한 채 /하얀 겨울 속으로 음음~” 사랑의 슬픔을 구성진 목소리로 뽑아 올리는 가수 심수봉의 노래 제목도, “우린 기억조차 하기 싫은 이별을 했어/ 원치 않은 그런 이별을/ 하지만 그땐 붙잡을 순 없었지.”라고 흐느끼던 터보의 노래 제목도 다. 세 남녀의 ‘.. 201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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