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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天上雜夫] 복잡계 희망회로? 고장난 회로?

by Khori(高麗) 202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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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오자마자 누워 잠이 들었더니 새벽 일찍 일어났다. 수면시간을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세상에 많다. '왜 당연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기 이전에 기분이 먼저 나빠진다. 가끔 당연하다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 

 

 사람들은 정보, 관점, 자신의 상황, 계획, 희망에 따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이 생각을 품고 세상의 다양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찰하며 얻은 것이 있다. 하나는 잘 듣는 것, 경청이다.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에 관한 신중한 태도다. 그 마음이 없다면 나에게 이익이 되는 소리에 솔깃하고, 나를 질책하는 느낌이 들면 화를 낸다. 당연해 보이는 소리지만 당연한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당연한 결과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잘 듣는 것이 상대방의 속마음과 정보를 취득하는데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머리속 회로는 뇌의 주름만큼 복잡하다. 가끔 나도 나를 알 수가 없다. 위안이 되는 사실은 세상의 대부분은 모르는 것 투성이고 내 옆에 있는 애도 나랑 별반 파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모른 다는 것을 알면 조금씩 준비해 나갈 것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게으름이라는 만능 카드를 훨씬 자주 사용한다. 동시에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내일을 점쟁이처럼 맞추길 간절히 희망한다. 인간을 창조한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한다면 묻고 싶다. "버그야? 아님 애 좀 먹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만든거야?" 내 생각엔 아무리봐도 고의적이다. 도움이 안되다고 생각해서 종교와 거리가 먼 이유다.  

 

 세상 일을 접하며 궁금하고 알고 싶으면 질문을 해야한다. 묻지 않으면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정보는 옳은 것도 있고, 거짓도 포함한다. 어떤 정보를 주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이 결정되고, 정보를 분별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과 비례한다.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를 돕는 방법이다. 그런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자서 복잡계 상상회로를 돌리다 혼자 화를 낸다. 현실에서 이 문제는 꽤 심각한데 답답한 문제다. 왜냐하면 복잡계 상상회로가 돌아가는지 안 돌아가는지는 본인만 알기 때문이다. 뭘 물어봤어야.... 

 

 우리는 매일매일 연애의 시즌도 아니도 묻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대답해주길 바란다. 연애할 때도 알아서 대답해 주는 것만 있는 것도 아닌데, 배려를 안 해준다고 땡깡을 피우는 것은 아주 잘한다. 배려란 마음을 쓰고 보살피는 일이고, 배려를 받고 싶다면 마음을 쓰고 보살핌을 받을만한 말, 태도, 행동이 필요하다. 맹자도 순도 100% 측은지심만 갖고 사는 것은 아니다. 배려란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람과 주고 받는 관계다. 아무리 부모자식이라도 돈 없다는 엄마한테 "엄마 백 만원만"하고 하루종일 졸졸 따라다니면 등짝 스매싱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어렸을 때 '백원만'하면 귀엽기라도 하지. 다 때에 맞는 행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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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내가 받고 싶은 배려, 내가 배려라고 인정한 것만 배려라는 생각은 이기적이다. 그래서 살다보면 "그렇게 깊은 뜻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런 일은 만나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노력해서 만들어가야 한다. 세상 공짜로 거저먹으려는 노력을 뭔가 되는 곳에 쓰면 될텐데 어떻게 된 상상회로가 한쪽으로만 부지런한지 그것을 이해하기 힘들때가 많다. 그래서 노자를 보면 인간 세상을 기가막히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아마도 큰 배려는 모두의 배척을 받을 수 있고, 달콤한 작은 배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환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큰 배려는 사람들이 알지 못할 수 있고, 당장을 모면하는 배려는 사람들이 환호할 수 있다. 어떤 것이 배려일까? 포퓰리즘을 대중이 환호하고, 지식인이 비판하는 이유랑 비슷한가? 

 

 세상 일이란 것이 이해를 못한다고 화낼 일도 아니고, 이해한다고 자랑하고 좋아 할 일도 아니다. 알아서 근심 걱정만 되는 일이 좋은가? 아니다. 그렇지만 알아야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움직인다. 그런데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도 안하며, 나만의 계획을 세우고, 세상이 나의 계획에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고장난 희망회로를 돌리진 말아야겠다. 세상 쉬운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The Hope Circuit이란 책도 있고 음반도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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