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冊)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by Khori(高麗) 2013. 8. 22.
728x90
반응형

[도서]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황윤 저/손광산 그림
어드북스 | 2013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을 손에 쥐고, 집에 있는 족보를 찾아봤다. 아이들이 태어나 이름에 대해 고민한던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오랜많이다. 어려서 집안 당숙과 아버님이 꽤 큰 돈을 들이고, 집안 어른들과 이런 저런 확인을 하고 종친회에도 다니시면, 옛날 서책의 모습이 아닌 현대식 서책으로 다시 인쇄를 했는데..어려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갓을 쓴 노구의 어른이 나에게 손자벌이라며 인사하는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지금은 우리집이 명이 짧은거네라는 농담도 하지만..


그속에 다시 찾아본 김유신.. 삼국시대의 을지문덕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광개토대왕만큼 통쾌하지도 않고, 기억이라면 어려서 계몽사에서 나온 위인전쯤이 생각난다. 물론 말의 목을 베는 열혈남아의 모습정도만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면 역사의 위인들에 대해서 이름 석자외엔 참 아는게 적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나마 작년에 단권짜리 고구려왕조실록은 봤지만, 굳이 백제와 신라에 대해서 손이 가지 않는 것도 그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연대기식 기술과 왕권, 정치사회제도, 주요 사건으로 기재되는 교과서적 역사접근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 기술이 어떠한 기사와 어떤 실증적 고증과 해석을 따르는지는 전문 학자의 영역이지만, 사실 잘 모르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코끼리 발을 잡고 코끼리가 이렇게 생겼다고 신나게 떠들어 대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점에서 책의 제목이 '너 이것밖에 모르지?'라고 나에게 묻고 있는 것인가라는 자문자답을 하게하고, 나의 목소리는 모기소리만해지는 듯하다. 


이 책은 한편의 위인전이라기에는 칭송이 박하고, 한편의 인물사로 보기엔 인물에 대한 집중만큼 시대의 맥락에 많은 부분이 할애되어있다. 참고 문헌의 한계에 따른 지리적인 비정을 문헌들의 고증속에서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것과 같이 인물의 상황적 해석, 관계의 해석에 대해서도 문헌, 지리적인 고증자료, 합리적 배경과 근거를 갖고 추론함으로 작가의 상상력도 재미있게 추가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과하지도 않고 합리적이라는 공감도 하게된다. 영웅주의로 흐르지도 않고, 객관적 기술을 한다는 전제로 보면, 한편의 읽는 다큐멘터리와 같다. 이 책 한권으로 KBS역사는 흐른다처럼 역사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부 흑치상치가 당나라 장군이 되고 하는 내용들은 벌써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책의 시작은 역시 극적인 부분이 있는 황산벌의 싸움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승리는 본인에게 역사의 기억은 계백에게라는 말을 통해서 작가가 보고자하는 김유신의 모습은 과도한 칭찬과 비난이 아닌 역사적 실체에 대한 접근법이라는 생각을 한다. 역사를 그 시대의 눈으로 보고, 그 시대의 정세를 해석해서 봐야한다는 말을 좀더 세겨듣게 되는 것은 저자가 책속에서 그것을 따른 다는 생각과 우리가 현재에 생각하는 차이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해를 현재에 반추하는 것이 아닐까? 중간중간 현재의 사건들과 설명을 곁들이는 이유도 이런 의미라고 생각을 한다.


일명 과도한 민족주의로 뭐든 나 우리로부터 생겼다고 주장하는 과도한 해석을 인정하기 어렵듯, 현재에 한민족이란 개념과 지역주의 입장에서 김유신을 비난하는 것이 한가지 예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 이면에 역사에서 무의미한 삼국통일의 주역이 신라가 아니었으면 하는 상상 아니 바램을 반영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완벽한 중앙직권적인 통제가 제한된 시절, 이해와 관계에서 따른 이합집산이 무수히 많았을 것 같다. 그 시절에 백제와 고구려는 왕들은 뿌리가 같음을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반 백성이 그럴리는 없듯이 현재의 사고로 과거를 아쉬워하는 것은 소설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한다.  


반면 책은 묵묵히 김유신이 걸어갔던 길, 신라라는 국가가 삼국통일의 결승선을 통과하고, 당을 한반도에서 몰아내는 교과서 이면의 이야기를 김유신이란 인물을 통해서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큰 fact다. 내 경험으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두꺼운 책으로보면 사실 읽기가 매우 버겁고 이해의 수준이 현격이 떨어진다. 이유는 당연히 내가 아는 만큼 보게되고, 무식한 만큼 건너뛰게된다. 비록 작가의 눈을 통해서라도 신화적인 특정 기사가 갖는 상징성, 합리적 추론을 통한 시대의 설명은 한 시대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릉과 묘의 차이를 통해서 김유신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듯, 책이 접근하는 시대를 통해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더불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에겐 또 김유신이란 시대적 의미를 보았다는 것에서, 삼국시대에 대한 이해가 좀더 균형추를 맞추게 된것 같다.


  



728x90
반응형

'역사 (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분토론 - 역사전쟁편을 보면서  (0) 2013.09.11
쉽게 읽는 백범일지  (2) 2013.08.24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0) 2013.08.18
친일파는 살아있다  (0) 2013.07.31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2)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