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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뜻은 높고, 아쉬움은 남고

by Khori(高麗) 201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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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룻밤에 읽는 고려사

최용범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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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시대를 걸치면 계림의 나라가 경순왕 김부로 주저앉고 옛고구려을 되돌리기 위한 고려와 공양왕을 마지막으로 이성계가 조선을 세워 옛조선을 되찾고자 했던게 무엇인지 매우 답답한 오백년이 된듯하다. 근현대사를 읽고, 다시 조선을 읽고 고구려를 읽고 고려를 읽어보니 민족기상을 되살리기 위해 과장된 교과서적 해석이 꼭 옳은가라는 생각도 들게된다. 스스로 문득 요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짚어봐도 고려를 기점으로 많은 문명의 기술적 발전을 해왔지만 중요한 심장을 잃어버린 역사가 시작된듯하여 그들이 내건 기치가 더욱 아쉽다. 드라마로 자주 만들어 지지 않는 이유도 극적반전의 묘미가 적기도 하겠지만 소극적이고 피폐한 당시의 현실에 더 아쉬움을 갖을것 같다.


고려의 시작이 이후 중화문화권이 송 요(거란) 금(여진) 원(몽골) 명(조폭 주원장)까지 이어지는 역동적일수도 있고 지지고 볶는 판에 고구려와 같은 기상을 볼수 없이 쪼그라져 한반도에서 지엽적인 대외 정보파악과 협소한 시각을 갖게된 역사가 아닐까한다. 폄하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초기 혼란기의 부실한 왕권이후 요나라와 전쟁, 금나라와의 전쟁, 몽골과의 전쟁으로 피폐한 현실이 아닐까한다. 이런 부실한 왕권때문에 지금보면 개족보라고 할만큼 개국초기부터 정신없는 근친혼으로 혈족을 묶으려고 했던것은 아닌가한다. 그나마 광종시대에 쌍기등 해외 문명과 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과거제도 빈약하나마 시작하였다하더라도 꽃을 피우지 못한 꽃은 그저 시들뿐이라 생각한다.


동북9성을 쌓은 윤관의 과정이 한심한 반면 그나마 옛 요동을 지치던 기상은 서희나 최영을 제외하고는 볼수가 없다. 몽골항쟁의 삼별초의 봉기 이유도 맥락을 갖고 보면 교과서에 말하는 민족기상보단 결과적인 지엽적 판단에 불과한건 아닌가한다. 사견으로 고려시대전반이 의도하지 않은 지방자체제도하에 신분제하에서도 남여의 자유로운 권리가 보장된 반면 국가라는 측면에서는 참 개판오분전이란 생각이 든다. 쿠테타로 왕의 자리에만 안지 않았지 그것과 다름없는 무신정변은 요즘으로 보면 현대사의 쿠테타와 다름이 없다. 요동정벌하라고 파견한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도 현대사에 있었던 쿠테타와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드는건 조선초기의 권력다툼으로도 반증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왕을 갈아치우는게 나쁘지 않다고도 볼수 있지만 명분과 실리가 없음이 한심하다. 왕이 있어 군주제이지 이건 도무지 몇몇왕을 빼고는 조선의 불쌍한 왕보다도 심한듯하다.


고려에서는 태종과 같은 청소부 역할을 있었지만, 조선과 같은 시스템적인 관리체제가 미비하여 더욱 심해졋던것 같고 성리학이 시대의 흐름에 유효했다고 생각은 들지만 적합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쉽다. 최치원도 유불선 삼교가 풍류에 있다고 할만큼 자주적인 종교, 철학의 이해가 이땅에 있었다고도 생각되는데 힘에 대한 사대가 아니라 정신의 사대는 조선이 아니라 고려부터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게다가 요, 금, 원의 침탈속에 고조선, 고구려, 백제로 이어지던 상무정신은 간데없고, 특히 원의 시대는 다루가치를 통해 지배되었음으로 사실 일제 식민지치하와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황후의 고려에 대한 폐해와 동생 기철등 인척의 행태를 보면 을사오적에 못지 않는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사회적으로 고려시대에 지속적으로 시정전시과 개정선시과 조선 정도전, 세종으로 이어지는 토지개혁 특히 겸병의 폐해등을 보면서는 사회적 개혁의 시점에 경제는 과거에도 현재도 주요한 중요과제였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고려시대뿐이겠는가마는 음서제도, 매관매직이 현재의 특혜, 낙하산 인사와 같고, 고래대금의 금지도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면에서 왕이 백성을 진휼하는 것이 일이라고 하는 옛말은 예나 지금이나 유효한데 사람들의 행실도 예나 지금이 비슷한듯한다. 사람이란 그릇에 무엇을 담았는지에 따라 다를 뿐이지, 사기에서 솥에 물끓이고, 항아리에 젓담는짓은 행태만 다르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것이 지나친것인지 잘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금속활자의 발명, 목화(사실 그 전에도 국내에서 목화는 있었음. 타박타박세계사의 방송이 좋은 정보일듯함), 최무선의 화포, 문헌공 최충(해동공자), 강감찬, 서희, 최영, 초기의 왕성한 대외무역등 지엽적인 성과가 많음에도 요,금,원,왜의 지속적인 침탈을 보면 근 오백년간 고구려의 기상을 펼치는 대신 동북아시아의 동네북같아  왜 우리민족의 마음속에 恨이 뿌리깊게 박혀있는지 돌아보게된다. 특히 조선과 같은 왕중심의 역사라기보단 잦은 봉기와 반란, 전쟁등의 혼란기를 통해서 고려는 정말 힘든 백성들이 지켜온 역사라는 생각이 많이든다.


역사라는 것이 공을 세워 일으킨자와 또 그 자리를 탐하는 자들의 역동적인 발전보단 보복의 연속이 많아 아쉽지만 부인할 수 없는 역사고, 동시대에 혼혈을 통한 우성인자의 배양을 좋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책도 왕조중심보단 4개의 시간적 구간속에 사건중심으로 되어 보기 편한반면 고구려처럼 즐겁게 읽기는 벅찬감이 많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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