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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사업기획(Business Plan) - 말은 참 쉽다

by Khori(高麗) 201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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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업가에게 나름의 신념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신념이 업의 철학으로 정의되지는 않는다. 업의 철학이 잘 정립되어 있다고 기업이 항상 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흥하는 기업의 업 철학은 수준이 높다. 그것이 도전의 어려움이다. 


 누군가는 기업의 평가를 숫자로 정의한다. 아마존이 23만 배의 성장을 이루어 냈다. 1조 기업, 10억 불 기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해외영업 입장에서 숫자란 즐거움이고, 때론 밉상일 수밖에 없다. 천박하지만 '숫자가 인격'이라는 조직의 암울한 농담은 역할과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고, 인간성이란 부분에서 상실을 초래한다.


 왜 뛰어난 조직론, 경영학의 대가들이 vision과 업 철학에 대해서 논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그 목적과 목표를 통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그 대가를 금전적으로 받는 상호활동의 주체다. 단지 얼마를 벌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정의해야 하는 그 정신적 수준이 낮은 것이다. 숫자만을 목표로 삼으면 천박한 장사꾼이 되기 쉽다. 이런 의식과 인식 수준이 선진국과 후진국, 일류와 삼류를 가르게 된다. 초일류 기업과 삼류기업을 구분하는 한 가지 기준이 된다. 모두가 구글의 업무환경을 듣고 부러워한다. 그러나 구글의 업무환경을 국내 아무 기업에 적용한다고 구글처럼 되지 않는다. 그 업무환경을 주도하고 통제할 구성원들의 수준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AI를 통해서 자율주행을 한다. 학교 다닐 때 자율학습 이후로 자율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 세상이다. 자율학습이라고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하는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자율은 정말 극과 극의 결과를 낫는다. 기계가 다를 뿐이지..


 뜬금없이 1억 불을 짜리 사업을 만들 방법을 찾아보라는 이야기 지시를 듣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내가 갖고 있는 태성적인 삐닥함이라고 비칠 수 있고, 제대로 할 것이 아니면 하던 일이나 잘 하자는 안일함이기도 하다.



 직장인에게 1억 불짜리 사업을 만들라고 한다면 "나한테 왜 그래?"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오지 않을까? 내가 당장 1억 불짜리 사업을 만들 수 있다면 나의 대답은 "그걸 왜 너한테 가르쳐줘야 하는데?"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러나 9천만 불의 사업 영역에 있다면 1억 불은 충분히 가능한 도전의 범위다. 1천만 불의 사업 영역에 있다면 무모하지만 도전해보는 사람과 '날 잡아 잡수셔'하고 배 째는 부류로 나뉠 것이다.  


 임원들은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이왕이면 숫자를 크게 부르고 도전하자는 취지를 보일 때가 있다. 한편으로 그 취지가 이해가 되다가도 말하는 뽐세를 보면 잘은 모르겠고, 정말 무식하게 해보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이런 식의 동기부여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런 방식으로 무모하게 밀어붙여서는 자원을 낭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한국사회도 지금 은퇴세대가 한창 일하던 시대와는 다르다. 뭘 해도 성장을 하던 시대가 아니라 뭘 해도 쉽지 않은 고도화 환경을 수용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을 축적하고 사업을 설계하고, 사전 검토의 과정을 거치면 build-up 하는 전개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빠르게 검증하는  에자일 프로세스가 사업기획에서도 필요하다. 


 이런 시대에 갑자기 천억, 이천억을 단기간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면 꿈을 꾸는 자들이 나온다. 아예 겁을 먹고 귀 막고 무시하는 사람, 헛꿈인지 모르지만 숟가락을 얹어보자는 사람, 일단 동의하고 점수를 따고 나의 길을 가는 사람 등 그 형태가 부지기수다. 그런 실현 가능한 기획력을 갖은 사람은 나가서 사업을 하지 회사에서 실현 가능한 기획서를 작성하지는 않는다. 특히 영업직종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한다. 급여와 생계, 복지의 기회비용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한다면 대부분의 영업직종 사람들은 실현 가능한 기획서를 엄청 열심히 생산한다. 사람의 생각은 디자인의 범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지시를 듣고 나니 대학시절 은사님이 생각난다.


학생 : 교수님, 마케팅 강의를 너무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교수 : 음... 자네들은 내 수업 처음 듣지? 타과생인가?

학생 : 네

교수 : 혹시 4학년은 아니겠지?

학생 : 4학년입니다

교수 : 어떻게 하지. 자네는 F학점일세.

학생 : 네!!??? 

교수 : 야! 그거 알면 내가 여기서 책 들고 강의하겠니? 나가서 기업을 하지.


 교수님의 솔직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사업기획을 해보라는 것이 나를 믿는다는 측면에서는 비중 있게 생각되고, 나의 생각을 얻어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이면 조금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나의 수준을 측정한다고 생각하면 그 의심에 불만스럽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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