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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아침부터 왜 뛰어

by Khori(高麗) 2017.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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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8:57분이다. 몸은 무겁고, 눈꺼플은 내려오는 아침이다. 옆 사업본부 막내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서두른다. 역을 나오는 자세부터가 우사인 볼트도 압도할 자세다.


 "00야, 뛰지마라 지친다"


 "아~ 팀장님 그래도 빨리 가야죠!"


 "아니다 뛰어봐야 지각이다. 뛰면 숨차고, 사무실 앉으면 정신을 못차리고 되려 10분은 낭비한다"


 "아니 그래도..."


 "그럼 집에서 더 일찍 출발했어야지 ㅎㅎ"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무실로 걸어갔다. 그래봐야 도착하면 9:5분이다.뛰어봐야 9:1~2분정도이기 때문이다. 눈치가 보이는지 천천히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언제 뛰어야 하는지 알아?"


 "에휴 어차피 맘편하게 걸어가는데 갑자기 또 뛰는 이야기에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9:1분쯤 됬다. 힘들게 중생 두 명이 열심히 헐레벌떡 뛰어간다.


 "글쎄...너네 팀장이나 본부장이 저 앞에서 딱 보고 있으면 그때 뛰어"


 "ㅎㅎㅎㅎㅎㅎ~~"


 일과상 야근도 많고 업무시간이 유럽, 중동, 아시아, 미국 시간을 맞추다보면 불규칙적이다. 하루 8시간을 일하라고 근로기준법이 말하고, 회사는 9~6시라는 규칙을 갖고 있다. 5분 늦으면 2~30분 더 일을 하기도 한다. 누가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같이 배려하며 일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요즘같은 정보와 산업의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사무실에 하루 죈종일 앉아서 노트북이나 모니터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게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면벽참선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감이다. 한번 보고, 한번 만져보는 것이 훨씬 낫다. 인간은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습득한다. 남들 다 아는걸 알고 있어봐야 경쟁력도 없다. 인문학적처럼 교양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면...


 한지 한달쯤 지났다. 중국 전시회를 준비한다고 하더니 저녁늦게 이것저것 물어보러 왔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신참이다보니 "아버님..이건 어떻게 하는 거죠? ㅎㅎ"하고 물어본다. 아저씨보다 나아보이기도 해서 웃음이 난다. 이것저것 자료와 자료 준비준서, 해야할 일, 일정계산하는 방법, 연락해야할 곳들을 알려주고 늦게 퇴근했는데...다시 지하철에서 만났다.


 8:59분 


 "아~~ 제가 팀장님 말씀듣고 이젠 안뛰어요~ ㅎㅎ"


 집이 멀어서 장시간 출퇴근을 하는 녀석이 항상 밝다. 9시에 오는 것은 약속이라 중요하다. 해외영업처럼 시간이 불규칙해도 약속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9~6시 지키고 성과도 저조하고 사람들하고의 관계도 별로인것보다 5분 늦더라도 좋은 결과를 갖고 오고, 서로 협력하면서 일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가끔 작은 여유쯤은 갖고 살아간다고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칼퇴는 정시출근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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