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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왜 지금 한비자인가

by Khori(高麗) 201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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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지금 한비자인가

신동준 저
인간사랑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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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 인연이 되서 손에 들어온 책이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읽었다. 세상의 모든 종교서석이 인간의 보편적 기준의 옳음을 말하고, 유교의 경전이 이데아를 가능하다고 상상하게 함에도 세상을 굴리는 인간은 그것을 다 지킬수 없다. 인간에게 오차를 극복할 수 없는 한계이며, 매번 반복과 수정, 개선, 실행을 해야하는 시지프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도올선생의 도덕경을 보면서 그 뜻을 잘 알지 못했고, 이런 저런 고전속의 도덕경을 보며 마음이 끌려 최진석 교수의 도덕경을 보면서 유교와의 다름을 좀더 알게되었지만 왜 공자가 노자를 보고 용을 본듯하다고 했는지, 왜 노자의 사상이 법가와 무위자연의 장자와 연계되는지에 대한 아둔한 생각이 있었다. 책의 서문에 유법도3가합일이란 포부가 시작부터 맘에 딱 끌리는 이유이다. 나의 막연함이 아주 허무맹랑하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하기  때문이다.

최근 본 명강에서도 좋은 글을 보고, 늦은 퇴근에 EBS강의를 한편 본듯하다. 글을 도치, 법치, 술치, 세치를 말하지만 글속에 따뜻한 인간미가 좋은 듯 하다. 한비자의 사례외에도 법치의 기원이라고 볼수 있는 도덕경이 같이 흐르고, 상앙, 신불해등 법가의 생각,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등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기에 무작정 읽는 다면 조금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차분히 구절을 읽고 또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기에 족하다. 요즘과 같은 혼란한 시기라면 표지의 카피처럼 나의 정체성을 잡기에 충분히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대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편인데 그런 지식과 수준은 되지 못한다. 책을 보고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합치면, 나를 닦아 수준을 함양해야한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연마한다고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 편차가 저 바닥에서부터 저 꼭데기까지 다양하고 그중에 나는 하나의 표본이다. 따라서 그 속에서 보편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수단으로 법치를 논한다고 생각한다. 유교가 배움의 철학이라면 배운다는 것이 또 하나의 강력한 편견이다. 이를 넘어선 이해는 다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개안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사기속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그를 이해하는 말을 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가능성을 올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한비자를 통해서 말과 행동으로 보여지는 인간의 의사소통체계가 왜 법와 예란 형태로 구현되는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유교란 인의예지, 극기복례와 같은 말을 통해서 자신을 닦고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천하라는 시스템은 더 다양한 것들이 혼재되어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일일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각분야의 전문가 집단인 관리를 다스림으로 천하를 운영해야지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인식함과 이를 전제로 실현가능한 방법을 모색한 것이라 생각한다. 

책속에 많은 사례와 재미있는 고사성어가 가득하다. 원전을 한번 본다해도 재미있을듯 하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깨달음을 8가지 분류한 것을 먼저보던, 나중에 보던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분조위마, 합조위저라는 사자성어가 잘 입에 붙지는 않는데 그 뜻은 오래 남는다.


1) 경전술 : 효/충을 유교과 법치로 비교함으로 적용되는 대상을 살펴본다. 치국평천하의 목적을 위해서 무엇이 적합한지를 되짚어 보는듯 하다. 중요한 것은 유교와 도가/법가가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것이라기 보다는 동일한 이상을 위한 수단적인 차이라는 시각을 갖는 것이다. 그런 차이를 이해한다면 그것이 곧 지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상형술 : 법치는 기준을 명확하게 함으로동기부여의 기준, 책임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다. 유교의 덕치가 어려운 것은 성인을 구현하는 것, 실존의 어려움이다. 성군이 존재할 때엔 문제가 적다. 하지만 대부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법치의 세계라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 평균적인 안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법치의 실현도 쉽지가 않음은 그것을 운영하는 인간의 사사로움이다. 책에서 법치를 시간과 공간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참 탁월하다.

3) 취여술 : 도덕경의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베품의 철학이다. 이는 한비자의 근간에 흐르는 인간의 호명지심과 호리지심에 근거한다. 그런점에서 도는 이를 아우른다는 생각이다. 인간이 너무 작은 소리와 너무 큰 소리를 듣지 못하고, 너무 가까운 것과 너무 먼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인식체계에서 베품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바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장을 읽으면서 다름이 같음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4) 위력술 : 힘의 우위로 굴복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한다. 이것을 자연지세로 보고, 인간의 노력에 의한 인위지세가 결정된다. 그 인위지세가 그것을 이용하는 총명지세와 힘으로 판단, 결단, 추진하는 위엄지세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시행하는 자가 유교의 성인과 같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군주와 신하의 이해관계가 같은 일을 하나 이익이 다르기에 군주의 입장에 방점이 찍힌 한비자에서는 권세를 이용하여 압도하게 된다. 유교의 성인이면 좋지만 성인의 말을 모두가 수긍하고 따르게 하는데는 오래걸린다. 이런점이 한비자가 난세의 교본이 되는 이유인듯 하다. 또한 인간의 관계를 이익으로 보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현실속을 보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5) 세위술 : 모순과 같이 권세로 제압되지 않는 현자, 제압하지 못한 것이 없는 권세를 양립불가로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인의가 아닌 법과 권셰에 의한 것을 택하는 것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인의를 이루어 성인의 반열에 오른자가 있고, 법치를 통해서 성인의 반열에 오른이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의가 있다고 태평성태가 오는지는 알수 없지만, 법치를 통해서 태평성대이 구현한 예는 많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뛰어난 법술가들이 형장의 이슬과 늦은 밤 불귀의 객이 되는 이유를 말하는 점은 역사를 통해 생각해 볼 일이다. 또 개인적으로 해야하는 것인지 말아야하는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되니 또 어렵다. 

6) 잠어술 : 302페이지의 군주는 권차, 이이, 사류, 참의, 폐치의 경우를 두루 살펴야하다고 한다. 요즘으로 보아도 의사결정권과 같이 생각하면 참 도움이 된다. 이는 진실을 알기 위한 숨김, 이를 통한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래야 자연지세가 어려울때 빠른 인위지세를 택할 수 있다. 다만 군주의 안목이 어느 수준인가에 따라 결정은 다르다. 이것이 유교의 인의를 스스로 함양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가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임금이 술을 장악하며, 신이 법을 쫒아 잘 이루어진다는 말인데, 조직사회에서도 운용한다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말은 참 쉽고,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굼뜨다.

7) 반부술 : 때가 되었음과 빠른 결행을 말한다는 듯하다. 이 장에서 군주의 역린을 설명하며, 군주의 변덕을 말한다. 쉽게 이야기 한다면 듣는사람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감안하고, 그것을 할지 말지에 따른 Plan A와 Plan B가 준비되어야한다. 그것도 상대방을 낮추는 방식이 아니 것으로 해야하니 말하지가 어렵고, 유세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로 이해된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뀌는 것으로 본다면 군주나 신하나 똑같은 상황이라 생각된다. 다시 각각의 위치에서 안목의 중요성, 심안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된다. 인간이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이유인듯 하다. 

8) 합일술 : 저자의 세상에 대한 안목이 들어 있다.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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