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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한여름에 한비자 읽기 (2) : 韓非子 7편~10편

by Khori(高麗)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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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에 900페이지가 넘는 베개를 잡은 것은 무리였나? 소나기가 쏟아지지만 호우시절의 비처럼 반갑지 않다. 덥고 습하다. 연일 방송에 잼버리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7편 이병(二柄) : 두 개의 칼자루

 군주가 신하를 다스리는 수단은 상과 벌이다. 당근과 채찍이란 수단은 기분 좋은 표현은 아니다. 소수의 인원을 다스린다면  깊은 진심과 진실로 인관관계가 풍요로워질  있다. 그러나 수십만, 수천만, 수억의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군주는 그리  수가 없다. 특정한 역할의 대리자들이  일을 잘하도록 하는 것은 어쩔  없이 상과 벌이란 수단은 불가피하다. 

 

 표현만 다르지 역할과 책임이란 말도 다르지 않다. 어떤 지위와 지위에 따르는 의무는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의무가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받고,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여 결과가 좋으면  높은 지위로 나아간다. 표현의 차이일 뿐이다. 권한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보조수단이다. 따라서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서 행위를 하면 책임을 묻는 것도 당연하다. 그것의 결과가 좋던, 나쁘던 법이란 규정은 그렇게 판단해야 한다. 

 

 TPO (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행동이 요구되고 지위(Position)에도 맞아야 한다. 모든 조직을 운영하는 핵심은 인사권과 재정권이다. 많은 조직, 정당에서 어떤 자리를 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가지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신상필벌의 규정을 강조하는 것은 인재를 선발하고 운영함에 있어 최소한의 성공 확률을 올리려는 노력이다. 문제는 군주도 신하도 사람은 변한다는 것이다. 오래 하면 이해의 폭이 넓어져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하고, 그럼에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최소한의 기준이 일정한 치우침을 방지하는 것이다.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현대 시대의 평등을 2천 년 전에도 강조한 듯하여 아쉽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난 이해하지 못한다. 국가란 곳 사람의 집합체이고, 국민을 상징할 뿐이다. 그리고 올바른 리더에 대한 로열티가 없다면, 그런 사람을 왜 데리고 쓰고 먹이고 입히고 해야 하나? 사람 앞에 수식어가 붙어야 적절하다. '올바르지 못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이렇게. 조직 생활을 하면 '경영'이라고 강조하는 사람들은 질이 좋지 않다. '올바른 경영'이라고 강조하는 사람들의 품격과 수준이 높다. 

 

8편 양각 (揚搉) 강령

 군주는 신화와 다른 등급의 관념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왕이  수가 없다. 하지만 대기업의 조직구조를 경험해 보면 조선왕조 5백 년 드라마와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때가 있었다. 정부조직은 다를까? 조직이 커질수록 유사성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몇  곱씹어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다. 승진은  지위에서  일이 없을  한다는 말처럼, 신하와 군주는 역할과 책임이 다르다. 전쟁을 하면 국방부 장관은 군사력의 운영을 책임지고, 재경부는  활동이 원활하게 되도록 경주해야 한다.  모두를 아우르는 일을 왕이나 통수권자가 한다. 물론 신하가 왕보다 뛰어날  있다. 하지만 봉건제도에서는 그럼에도 왕이  신하를 운영할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군주의 입장을 피력하는 한비자에서는 결국 언행일치가 판단의 기준이다. 직분의 업무에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이 말과 글로 남겨지고, 실행과 성과가 말과 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가 판단의 근거다. 우리가 조직에서 매년 연간계획을 세우고, 계획 달성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오래된 관행이다.  안 바뀐다는 말이다.

 

 반면 군주는 이를 통해 신하를 평가하고 제어한다. 군주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현대 사회는 선거를 한다. 과거엔 역성혁명이나 다른 나라의 침공으로 망할 때까지 내버려두어야 하나? 어쩌면  시대엔 곱게 자리를 물러나는 일이 없다.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목이 날아간다. 생존을 위해 군주는 더욱 치열하게  높은 수준의 비전과 철학을 갖아야 한다. 동시에 신하들의 평가이전에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니 외롭고 고독한 일이다. 이런 일을 감당할 신념과 건강, 지적 수준이 없다면 틈나면 명나라로 튀려고 노력하는 선조, 미쳐 돌아가는 연산군이 나오는 것도   없는 일이다. 또한 신념과 철학이 엉뚱한 사리사욕으로 튀면 엄청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평가와 상벌이 최저점을 보호하는 수단이지 최고점을 보호하는 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심과 진실,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는 마음도 중요하다. 이런 일을 법과 제도로 규제할  없다. 모든 사람이 공자님의 말을 따라 제갈량처럼  나은 사람을 찾을  있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사람은 못남 놈을 사귀어야 하는 황당한 케이스 아닌가? 스스로가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자세가 특히 리더와 군주에겐 필요한 것이 아닐까? 

 

9편 팔간(八姦) 여덟 가지 간사한 음모와 수단

10편 십과(十過) 열 가지 잘못

 이  편은 쉽게 읽어볼  있다. 일화와 고사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가까운 자들이 아첨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고 노력한다면 이들이 군주를 망친다는 말이다. 온갖 책임은  꼭대기의 자리가 받는다. 결국 이런 자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지만 결국 군주와 리더를 갉아먹는 자들이다. 교언영색이 선하지 않다는 말은 세상을 살아보면 누구나 안다. 사기꾼들의 말은 달콤하고 언행 불일치라 문제가 내게 떨어지는  아닌가? 

 

 군주의 10가지 과오가 현대 사회에 부합하는 부분도 많고  변해야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약해서 이해한 것은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수준의 최저점이 높아진다. 과유불급, 지족불욕이란 말도 생각나지만 '할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분별할  알아야 한고 '하고 싶은 것'은  번씩 되짚어봐야 한다. 욕망의 크기만큼 법과 제도를 이탈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편을 읽고 지금 사는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인가? 좋지 않은 세상인가? 생각해  단초를 제공한다. 팔간과 십과를 보면 상식적이고 당연하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실행되는 시대가 좋은 시대고,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은 시대다. 

 

 사람들이 헌법 1조처럼 주권자이고 주권을 위정자들에게 위임했다. 그들의 말과 행동이 올바르고,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처리되면 잘하고 있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고 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법가의 논리가 아닐까?

 

#한비자 #김원중 #법가 #법치 #지금은_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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