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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by Khori(高麗) 2016.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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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저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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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격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는데, 이 분은 외롭기까지 해야한단다. 외로운 것과 고독한 것은 다르다. 외로움이 결핍이라면 고독은 홀로 스스로를 즐길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말장난이라도 갖다 붙여야 한다. 


 이 책은 에세이에 가깝다. 자신의 감정, 이야기, 그림과 스쳐가는 다양한 감정을 아주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쓰고 있다. 자신이 느끼는 심리적 상황와 관점을 그림과 사진, 사진속의 짧은 글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각 상황을 설명하는...이 작가식의 표현을 하자면 더럽게 긴 각주가 페이지 외곽이 아닌 페이지 내에 들어 앉아있다. 사진에 자주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속에서 그가 세상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50대 아저씨라는 생각을 하게됬다. 그리고 나도 엇비슷한 감정을 얼마지나서 느끼겠지라고 생각한다.


 상상하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하지만 심리학에 정통한 지금 전직교수, 현재 백수(? 졸업했으면) 아저씨의 모습이 정겹다. 그 이유를 남들이 까발리기에는 품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가슴속의 일탈적 아니 자유로운 느낌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말한다. 폼나길 좋아한다고 하지만 폼내지 않는다. 그런 폼은 전문용어를 동반한 전문지식의 설명 언저리에 남아있긴하다. 그럼에도 본인의 이야기는 참 솔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솔직하고 직선적인 표현과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감과 자유로움이다. 그 말에 대한 본인의 책임감과 진실성을 전제로 한다고 느낀다. 조르바를 읽고 느낀 감정을 설명하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마음속에 속속들이 일어나는 그 온갖 느낌을 그렇게 세세하게 적을 수 있을까? 그걸 책으로 까발리는 자신감과 이를 통한 재미를 제공하는 모습이 더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책속에서 I와 ME를 통해서 사회적 관계로 형성된 자아와 행위 주체로서의 자아가 상호작용하여 나의 실체가 된다는 말은 참 공감이 간다. 어제는 내가 미쳤나 자아가 둘인가라고 적어 보았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아는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스스로 잘 모르는 것이 내 마음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도 본인밖에 없다. 


 이런 복잡한 말보다 마음 한켠 뜨끔하고 와닿는 말이 있었다.


우리가 젊어서 했던 '남의 돈 따먹기 위한 공부'는 진짜 공부가 아니다

 내가 읽고 몇 가지를 실천해보고, 또 읽고 하는 것은 자기 만족의 부분이 크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알게 된것을 확인하고 확인해서 이를 남을 위해서 쓴다는 기쁨은 정말로 크다. 그 기쁨이 비록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실수와 실패, 때론 아픔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말 돈따먹기 위한 공부와 같은 천박함에 나를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영업쟁이가 이런 말을 하면 대단히 모순되어 보인다. 영업쟁이라면 배우고 읽어서 돈을 더 벌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사업가와 직장인은 다르다. 직장인은 더 판다고 꼭 돈이 더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런면에서 사장보다는 직장인이 훨씬 자유롭다. 사무실을 아무때나 버리고 싸돌아다니는 것은 자유라기 보단 권리기도 하다.  어쨌던 무역(貿易)이 주역(周易)보다 어려운 것은 현상이 아닌 실체속에서 사람을 알아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지향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작가식 표현(사실 나도 많이 쓰는데)을 빌리면 이건 완전 내 생각이다. 


 내가 물건을 팔아서 매출만 올리면 된다는 목표와 효율지향의 시스템을 지향한다면 오래가지 않는다. 반드시 뻔데기처럼 번아웃될 확률이 놉다. 인센티브의 효가가 증명한다. 돈은 단기적인 뽕, 그 이상이 아니다. 내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타인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정의하는 순간, 나의 품격, 행동, 태도가 바뀐다.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정신승리법이 될 수도 있다.


 삶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외로워질 수 있는 용기가 있는자가 고독해 질 수 있고, 고독해 질 품격이 찬다면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즐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조르바처럼 멋지게 춤추는 모습처럼..자꾸 안소니퀸의 모습이 떨올려지기도 한다. 우리가 의지를 갖고 외로워지려는 것은 남이 깬 후라이가 아니라 스스로 깬 병아리..그것을 통한 자유로움을 지향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여튼 이 아저씨도 글을 읽으면 목소리가 live로 전이되는 재미있는 표현력을 갖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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