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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무의미의 축제

by Khori(高麗) 201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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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민음사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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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읽는데 참 고생스러웠다면 무의미의 축제는 편하게 읽었다. 어떤면에서는 그래도 참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작가의 고유성이란 그런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된다. 하긴 소설과 문학이란 장르가 좀 멀게 느껴지는 나이기 때문이다.


삶의 본질이란 부분을 배꼽의 관찰로부터 태생적 구조까지 생각해 보는 것은 좋은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없고, 부모는 어떤 아이가 아니라 낳을지 아닐지의 제한적 선택권만 있다. 이런 비슷한 생각을 갖는 작가도 보편적 인간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와가 배꼽이 없을 것이란 상상은 참 기발하다. 그러고보니 그리스로마신화처럼 돌을 뒤로 던지면 생성되는 인간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책을 보면서 시덥잖은 자잘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 또 의미있게 진중한 시간보다 그럭저럭 지나가는 시간들이 많다. 그 흩어진 시간들을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기까지에는 많은 소소한 시간들의 낭비가 축적되어야만 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된다.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산다는 것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하루만 돌아봐도 모든 행동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의미가 있는 시간만을 보내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그러고 싶지도 않다. 모든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은 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과 차이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하찮게 세상에 태어나고 하루의 일과중 상당시간을 그렇게 보내며 삶이 흘러간다. 스탈린의 자고새 이야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무의미가 쌓이고 모여서 난 의미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무에서 유는 창출되지 않지만 반복적 무의미가 쌓여서 나란 존재의 표상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듯한 나의 생활과 나의 지향성이 의미를 만들어 가고 그것이 크게 공감을 갖게 된다면 또 하나의 축제와 같은 파티를 하게되는 것 아닌가?암에 걸렸다는 시덥잖은 농담이 만들어낸 결과는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한다. 그중에 포괄적인 그림과 일상을 잘 담아 냈다고 생각한다. 또 대단히 사실적인 일상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가볍게 여기기엔 의미하는 바가 존재하고, 무겁게 이야기하기에 글이 발랄하다. 그냥 지금을 즐기고 습관처럼 삶을 이겨나가며 현재를 즐기는 것말고 인간이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겠나..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에 이 책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글도 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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