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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점수는 사람이 아니다

by Khori(高麗) 2015.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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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말이라 사업계획정리와 인사평가 사전작업, 고객방문 준비등으로 주말에 출근이 잦아졌다.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사무실에 앉아있다가 보면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내 스스로가 바보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것이 끝나면, 퇴직을 할 때이거나 승진할 때이다. 어차피 세상엔 문제가 없는 날이 없기에 일은 끊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즐겁게 가족들과 보내는 생활이 훨씬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여유롭게 지내기가 주어진 책임감과 욕심 때문에 잘 안된다. 스스로의 절제와 균형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금년 한해를 돌아보면서 인사평가 지침에 따라서 사람들의 성과와 동고동락을 돌아보게된다. 조금은 어색한 팀이 되었고, 다시 서로 의기투합이 되어간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이다. 작은 단위의 생활은 훨씬 즐거워지고 보람도 있다. 좋은 방향의 흐름을 타게 된것도 큰 성과이다. 젊은 동료들이 그에 따라서 자신감도 갖게된 것은 큰 즐거움이고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좀더 큰 단위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성과지표는 사실 별로다. ㅎㅎ 이렇게 써넣고 보면 스스로 자화자찬과 마음의 자위행위를 하는 것 같군요. 


결과를 보면 모든 것이 리더라는 역할과 역량의 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변환경에 대한 탓을 하는 것은 쉽지만, 상황판단이 되었을때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정의한다면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지위와 자리에서 그 일을 하라고 나에게 월급도 주고, 책임과 의무도 할당하고, 권한도 주기 때문이다. 남의 탓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없다. 그리고 하루 조용할 날 없이 문제의, 문제에, 문제를 위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굴레에 속하면 안목이 좁아지고, 편협한 사고를 하기 때문에 경계해야할 일이다. 스스로 사사롭지 않으려고 한다. 개인의 이익만을 보게된다면 주변에 폐를 끼치게 되고, 달콤한 이익에 길들여지면 개인의 이익을 넘어, 사특하고 사특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세상에 유일무이한 각 개인들에게 주어진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점수 초안을 잡아보았다. 이럴때엔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개인의 호불호가 감안되면 산으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그곳이 정상이다. 한명씩 해보고, 전체를 펴놓고 해보고, 다시 비교해 보면서 사심이 들어갔는지 다시 돌아본다. 다른 팀을 고려하면서 다시 해보기도 하다가..이게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점수로 매기며 이러쿵 저러쿵하는 내가 정말 빵점짜리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게임하듯 하는 나의 모습이 역겨워지기도 하고 그렇다. 특정 분야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가능하다. 영업이라는 측면에서 계획과 성과를 평가하여 기계적인 평가가 가장 쉬운 직종이기도 하다. 계량화된 지표를 안고 사는 직업이기에 성과가 좋을때에도 나쁜때에도 숫자에 민감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짧게 보는 관점이다. 직업이란 관점도 삶의 의미에서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이기도 하고, 또 큰 의미가 될 때도 있다. 그런데 그 숫자로 동료들을 너는 몇점, 너는 몇점하면서 평가해야하는 팍팍한 환경을 대면한다는 것은 역시 불편하다. 그 사람의 아주 작은 부분을 들춰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작은 평가지표..사실 객관적 기준이 있다하더라고 피평가자는 평가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영향을 받게되고, 상위 리더의 재평가와 조정이 있다하더라도 합리성이 리더의 역량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에 한계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기분이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써야한다. 이건 주관식같은 객관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전체표를 보면서 성심성의것 초안을 잡아보았다. 그로인해 노인양반들과 이야기를 할것들이 생기기도 한다. 결과의 대상이 피평가자이기도 하고, 젊은 동료들이기도 한 그들의 완벽한 만족을 이끌어 낼 수는 없다. 평가는 스스로 공정하려고 노력했다는 자기 위안과 그리고 그들이 내년에 좀더 나아지는 방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하게된다. 내 스스로가 완벽하지도 않고 부족한데 그 평가라는 것이 완벽할리 없지 않겠는가? 몇일있다가 얼굴을 맞대고 또 이야기를 하면서 조정이 되고, 상위리더들의 최종 조정과 결정이 병행될 것이다. 내 작은 손놀림이 누군가의 삶에 파동을 일으킨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감이 되어서 돌아온다. 그 대상이 하루종일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동료들이에 더 소중한 것이 아니가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런 조금 개떡같은 기분을 갖게되어서 검정 짜장면을 먹고, 다시 프리젠테이션인지 완전 제기랄레이션인지 장표질을 좀더 하다가...어제 토론하다가 살찍 삐진 마케팅팀장과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결국 상황의 분석은 아마존 사장의 말처럼 원숭이도 한다. 사람의 위대함은 대책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상황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사고와 관점을 갖은 그의 생각을 보기 위해서 내가 보는 관점과 사고, 계획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고 나니 주말 특근에 야근이다. ㅡㅡ;;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렇게 사무실을 나와서 집근처에 돌아오다 캔맥주도 하나 사먹고...그렇게 토요일이 가고 일요일이 오고 있다. 아~~ 고객님은 자꾸오고, 만나자는 사람들은 많고, 동창회는 나오라고 하고, 어디서 큰 웃음 주는 비상식과의 대면도 있고, 다음주면 기분 좋은 사람을 맞이하게되고, 저녁에는 어르신 호출에 불려가야하고...청소년과 같은 해맑은 마음을 갖고, 일탈이란 이름하에 확 어디 놀러 가버릴까보다..상상만으로고 기분이 좋아지네..ㅋㅋㅋㅋ


내일은 축적의 시간을 마저읽고, 똑바로 일해라도 보려고 하고...년말이 가기전에 한국 자본주의도 보려고한다. 골도 봐야하는데, 음....이런거 빼고 역사책이나 고전을 보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맥주를 한캔 마셨더니 산만하구나.

사진출처 : warze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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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골드렛,제프 콕스 공저/강승덕 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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