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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미래의 동업자를 만나다

by Khori(高麗) 2017.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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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하지 않게 강의를 했다. 강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먼저 경험해 본 선험자로써, 내가 하는 분야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설명이다.


 폭염속에서 거리를 이동해서 만난 미래 동업자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내가 저 나이즈음에 무엇을 했던가? 놀기도 많이 했고, 내가 배운 분야로 먹고 살려면, 성장성하는 전자 업종을 하는게 좋겠다. 그러면 한 10-20년은 꽤 괜찮겠다는 상상을 했었다. 상상하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IMF로 좁아진 세상의 문을 보면서 '팔자 참 더럽다'라는 푸념도 했다. 그렇지만 다시 등락은 있어서 세상에 발을 내딛고 걷기 시작하는것은 나쁘지 않았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기억을 지우며 바라본 금요일 오후의 교실 모습은 조금은 충격이다. 얼마전에 신입 사원 면접을 보고, 채용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청춘들의 어려움은 조금 느겼다. 나는 항상 면접을 볼 때 "꿈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꿈은 현실적이 되고 또 일상에 묻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치를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내 입장에서 생각했다. "취업이요"라는 현실적인 대답의 메아리는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농경사회에 농부가 당연하다면, 현대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취업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관점에서 "꿈이 직장인"이라는 문구가, 그 좋은 청춘의 시절과 대비된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분수에도 맞지 않은 일을 하게 된 셈이다.


 매일 스파르타 학원처럼 학습을 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 기억이 난다. 대기업 본부장 주최 사업팀장 보고회의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제껴지는 몸을 가다듬는 모습, 까맣게 타오는 얼굴이 한낮의 햇볕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그들이 쏟아부은 시간의 댓가가 실력과 긍정적인 경험, 앞으로 살아갈 삶의 비타민이 되길 바라게 된다. 그래도 중간중간 그들의 모습과 생각을 보면 역시 대학생들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해외영업이란 것이 교과서적인 정의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교과서는 하나의 핵심요약에 불과하다. 학교가 하는 주요한 일이란 한 분야의 학문 기초를 쌓는 것이지, 세상의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기초가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사람이 한 분야에 접근하는 자세, 이성적으로 변화를 감지하고, 예측하며 끊임없이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모든 분야의 공통된 일이고, 그래서 공부를 한다.


 그들이 배우는 커리큘럼의 내용은 전공자라면 수업을 통해서 상당 부분을 소화하고, 비전공자라면 일정 부분을 공부해야한다. 어떤 분야의 공부를 새롭게 시작한다면 나는 그 분야에 유명한 대학의 커리큘럼을 참고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째던 실무를 위해서 숙지해야하는 관련 프로세스는 제도와 법으로 이루어져있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다. 기술적인 부분은 직업을 갖고 시작하면서 배워가도 충분하다. 게다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3권정도의 두껍운 책을 들고 다닌다. 그것만 잘 알아도 충분하다.


 미군의 신병 매뉴얼을 예전에 본적이 있다. 그들이 글로벌 해외영업 전문가 과정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순간이 신병 훈련이 끝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어떤 과정을 듣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그 분야에 더 큰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커리큘럼상에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어차피 배울 내용이기도 하고 짧은 시간에 전문강사들이 가르칠 내용을 언급할 필요가 크다고 느끼지 않는다.



 나는 강의라는 이름으로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은 관점을 두었다. 신병 훈련을 마치고 세상에 나오면 분명 '책하고 다른데", "그나마 이건 책하고 비슷하네"라는 두 가지 생각을 갖게 된다. 후자의 비중이 더 많아야 하고, 전자에 대해서는 세상을 보는 각자의 안목이 생겨나야 하기 때문이다.


 삶과 한 분야의 비교를 통해서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 삶과 직업이란 한 분야의 선택을 통해서 모두의 긍정적 가치가 순환되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가면 삶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사람의 숫자만큼 모두 다른 그림이 된다. 좋은 시작은 좋은 작품이 될 개연성을 준다. 처음부터 낙서와 지우개를 너무 많이 쓰면 그것을 만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은 시급한 문제다. 하지만 앞으로 10-20년뒤에 번창할 업종과 내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을 간과하는 것이다. 많은 청춘이 어렵게 취업을 하고, 다시 다른 길을 걷거나 돌아서는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책하고 다른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 핵심은 사람이다. 나는 책에서 배운데로 하는데, 어떤 사람은 책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이런 사람은 보기 힘들고 책만큼도 안하는 수준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지천이다. 대부분은 종종 책에서 처럼 하고, 종종 그 처럼 안한다. 그 사이에서 함께 움직이다보면 편한것에 물들게 된다. 사람이 달리 게으른 것이 아니다.


 마음을 굳히고 배운 것을 쉬없이 연습하며 더 좋은 방법을 찾아가면 성공한다. 힘들고 고생스럽기는 하다. 대부분은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그럭저럭 살아가며, 어려운 상황이 올까 고민한다. 이 또한 선택의 문제인데 경험을 해 보면서 잘 알게 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되면 모두들 성공하는 방법이 맞다고 말하고,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되면 그때그때 다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수준의 차이를 결정한다.


 이것을 갈등을 극복하는 것은 현상을 보고, 그 본질에 깔려있는 의도, 내용, 본질을 잘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이 나오면 대책이 나온다는 조정래 소설의 말처럼, 외적인 의도를 잘 이해한다면 내가 현명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인간 문명이래도 정보화사회가 아니었던 적은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가장 좋은 교재는 책이다. 다른 방법은 스스로 관찰력, 생각하기와 같이 오감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모두 나에게 정보가 입력되는 수단이고, 대표적인 예가 여행이다. 이런 말을 하면 한가하고 사치스러운 소리를 한다는 불만이 온다. 한 대학생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여행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발을 떼기 시작하면 여행이다. 관심이 없어서 고목나무에 새순이 나고, 그 나무가 작년과 금년이 다르고, 하늘에 구름이 떠가는 모습이 조금전과 다르다. 가볍게 관찰을 하고 생각을 하다보면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만들어 간다. 자연현상을 관찰하는 것은 독서와 함께 해야 사고확장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럴려면 천천히 걷고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느끼바를 나에게 스스로 물어보고 왜 그런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간의 문명은 자연과 상생과 대립을 통해서 발전해 왔고, 책이란 도구속에서는 인간이 그런 과정의 생각과 사람을 대하는 다양한 생각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하면 나머지는 어떤 분야의 기술적인 학습과 훈련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기술적 문제는 이미 학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공자의 일이관지란 본질을 파악하고 본질의 원리를 응용하며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거나, 다양한 인간 활동의 본질들속에서 공통점을 잘 파악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새로운 일을 해야한다면 쉽게 지친다. 이런 성현들의 지식축적방식을 요즘은 기계가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등을 위해서 낮은 수준으로 흉내내고 있다. 인간은 그것을 디자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위대하다.


 이런 긴 이야기를 쓰는 것은 해외영업을 비롯한 모든 영업분야가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혼없는 메아리가 오는 기계적인 온라인 게시판 대응까지 영업이라고 해야겠지만 비교하고 싶지 않다. 貿易이란 말이 주나라 점치는 주역보다 훨씬 어려운 이유는 미래를 만드는 그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화(change), 교환(exchange), 변신(transform)등 변화에 대한 다야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 무역이란 글자에 들어 있는 의미이다. 그 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끊임없이 세우는 일이다.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잘하기 어렵거나, 뛰어난 사람에 의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어제 만난 미래의 동업자들의 은하수 속이 영롱한 별처럼 각자의 아름다운 삶과 자신만의 색깔과 영역을 갖은 멋진 해외영업, 해외마케터가 되길 바란다. 물론 직장인이 되면 대표이사가 되기도 바래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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