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 : human.ph
꼬박꼬박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으니 읽는 양이 확실하게 줍니다. 사람은 게으르다라는 옛 사람들의 지적은 유효하네요. 잦은 출장이 읽는 시간과 체력을 소진합니다. 읽는 책의 주제 범위를 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에 골라든 책이 후딱후딱 읽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잘 모르는 것을 읽기 시작해야 머리를 쓰긴합니다.
신동준의 '상대가 이익을 얻게하라'라는 관자에 대한 책을 읽는 중입니다.관자에 대한 다른 책은 엄청 두텁고 가격도 높습니다. 올재클래식스 23차를 못산게 아쉬웠는데 24차도 놓치고, 중고로 23차를 샀습니다. 그 책도 읽기가 만만치는 않을 듯 합니다. 책상위에 읽지 못한 책을 쌓아두고 잠시 신간을 참고 있는 중인데요. 관자 이야기를 고르며 사기의 화식열전과 같은 기대했는데, 노자, 법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해외영업이다보니 이런 저런 책들을 잡다하게 읽는데 갈수록 동양고전들이 재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전공과 분야도 인간활동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얼마전 다녀온 전시회에서 '인공지능, 국가플랫폼'이란 구호를 보았습니다. 중국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도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알고 있던 중국 현지 업체는 순식간에 하던 사업을 접고, 로봇사업으로 전환해서 년간 600억의 매출을 첫 해에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기업 상황들은 햇님보기가 어려운 지경입니다. 알고 지내던 업체가 잘 나갈때 사람들의 인심을 잃고, 옳바른 관리를 하지 못하더니 지속경영의 한계에 다다렀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걸어온 발자국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활동입니다.
전시회 감사 인사를 쓰다가 위의 두가지 생각이 많이 겹칩니다. 인간이 사람을 이해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방식을 기계에 심고 있는 인공지능은 분명 인류에게 편리함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동시에 아직은 융통성이 없이 상앙처럼 법대로만 사람을 다루면 분명 사단이 나듯 인간처럼 다차원적인 생물을 기계가 대체하는 것을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꿈은 그러하지만 피노키오가 제페토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큰 도전입니다. 감히 그런 시대가 된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간을 기계들이 아주 빡빡한 법으로 다스릴지 모를 일이니까요. 하지만 문명의 한 부분으로 인간의 안락하고 편리한 삶에 기계들이 말귀를 알아 듣는 다는 것은 분명 재미있는 일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을 보는 나름이 관점이 존재합니다. Collaboration이란 기업철학과 동업자 정신의 부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부상조라는 협동정신,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일심동체해서 단결하던 문화가 식민지 시대, 전쟁, 독재로 생존이라는 제 1과제의 해결에 너무 집중해 온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서구 기업들이 open innovation을 통한 상생을 이야기 할때에 우리는 나혼자 다 먹겠다는 욕심을 부리다 제일 먼저 쓰러지는 격입니다. 사람을 소중히 하지 않고, 나만 소중히 여긴다면 세상이 그런 사람을 고립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농담반 진담반으로 '모든 것을 다 만들려는 것이 제일 먼저 망하는 길이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과거에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정보 습득 수준이 높아지고, 이를 처리하는 능력이 발달함으로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합니다. 종사하는 산업의 수직적 구조를 이해해서 협력해야할 분야를 결정해야 합니다. 각각의 장점을 묶어서 구체적인 솔루션을 만들고 공동으로 시장을 대응할 수도 있고, 개발분야의 기술 협력을 통해서 각자의 장점을 보강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EMS와 같은 제조협력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회적 인프라를 갖고 우리 나라 기업들은 이런 도전을 하는데 대단히 인색합니다. 대만 업체들이 자원구매를 위해서 기업간에 협력하거나 중국기업들이 개발분야의 back-end에서 협력하는 것을 보면 한국 기업의 기업가 정신은 좀 더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start-up의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라 start-up 환경을 구축할 환경이 메마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변화의 Test bed를 구축해 새로운 사업기회로 만들어가는 씨앗이고 첨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는 생각과 처해진 국내 환경이 아주 좋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제도적 한계는 어느 시대와 국가에나 존재합니다. 이 시대와 대한 민국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이 그렇게 변해가야만 바라던 이상이 현실에 빨리 안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결정된 후에 기계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제페토가 피노키오가 아니라 다른 것을 만들었다면 피노키오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장점과 어려움, 방향을 확인하다보면 함께 가야할 사람, 나중에 다시 만나야 할 사람, 지금은 헤어져야 할 사람들을 알게 됩니다. 그 배경에 시대적인 필요와 필요에 대응하는 변화, 변화의 시점이 그것을 알려줍니다. 사람은 이런 상황을 보고 판단이란 의사결정을 합니다. 기계는 하던 일만 하는 경향이 있다면, 사람은 보고 다시보면 유홍준 교수가 옛글을 다시 옮겨 그 반응을 얻듯, 또 다른 새로움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사람입니다. 살다보면 다시 보기 싫은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인내력은 기계가 더 좋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던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일에서도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고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일입니다. SNS를 통해서 connection을 넓히는 것도 그런 목적이 되었으면 합니다.
Machine learning for AI, Human learning for wisdom of life라는 내용을 감사의 글에 적어 넣었습니다. 파트너, 방문자, 경쟁사, 잠재적 고객들 모든 사람이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동업자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철학자, 심리학자, 인문학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어느 분야에 종사하던 우리는 결국 사람과 대면합니다. 무엇을 얻고자 대면한다는 생각을 과거에는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마주한 사람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합니다. 그래야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협력과 상생을 통해서 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고,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게 더 큰 삶의 크기를 만들어 가는 방법입니다. 모두들 공부해서 높은 지위를 얻거나 재물을 쌓아가려고 합니다. 높은 지위와 많은 재물을 올바르게 쌓아가기 위해서는 분명 배운 것을 남을 위해서 열심히 써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려서 할머니가 '배워서 남주냐?'라고 말씀셨는데 지금은 '배워서 남주자!'는 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남들이 귀하게 여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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