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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과거와 제대로 대화하기 - 쟁점한국사 전근대편

by Khori(高麗) 201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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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해석은 다양하다. 교과서를 통해서 배우는 역사는 보편적인 해석이다. 다양한 해석은 당연히 존재한다. 자신의 관심을 갖고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재미도 있고 중요하다.

 

 과거와의 대화를 왜 하는가? 나는 지금의 문화에서 형성된 나의 관점을 갖고 역사를 바라본다. 그 해석을 통해서 과거와 지금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한다. 모든 일을 이렇게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역사적 사실과 해석, 지금의 관점이 방향성을 만드는 일에 도움을 준다.

 

 화끈한 제목 "쟁점 한국사-전근대편"은 상상을 자극한다. '과도한 한반도 역사 우월성을 중심으로 기술한 책인가?'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창비라는 출반사, 쟁쟁한 역사학자들의 추천사, 호감이 많은 한명기 교수를 바라보며 기대를 갖는다. 책을 사서 목차를 보다 '왜 쟁점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학자들의 관점과 해석이 더 근본적인 역사 맥락을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다양한 카더라 역사 지식과 인식이 휩쓸리는 관점을 만든다. 당연히 쟁점이 되어야 할 사안인데 휘날리는 주제에 가려있다. 더 근본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1. 우리 고대사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문헌이 부족하다. 문헌을 기준으로 한 해석으로보면 단기 2333년의 근거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 문헌이고, 중군 문헌도 한참 뒤에 기록한 일이다. 내 생각은 요동부터 만주까지 포크레인 부대를 몰고 땅을 파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문헌이 부족하면, 증거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부여라는 나라에 대해서 더 애정을 갖게 된다. 대부분 부여가 오래된 강역도에 존재하는 정도로 나오지만 부여는 한반도 역사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었다.

 

2. 신라의 여왕 출현 어떻게 가능했나 

 선덕여왕이란 드라마와 역사는 다르다. 비담도 배우와 역사적 사실이 조금 다르다. 성골과 진골에 대한 해석이 재미있다. 동아시아의 교류, 불교기원과 역사, 이름이란 상징을 통한 합리적 추정이다. 

 

 김부식이 삼국사기에 신라를 기록할 때만해도 사건으로부터 500년이 지났는데 그 기록의 정확성에 대한 역사학자의 합리적 의심이 재미있다. 김부식이나 1500년정도 지난 현재에 해석하는 사람이나 모르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 재미있지 않은가? 어차피 해석은 사실과 사료에 근거한다. '과거는 막연하게 비슷한 시간대에 흐른다'는 일반 사람의 착각을 깨우쳐준다.

 

3. 연개소문과 김춘추, 국운을 바꾼 선택

 이 챕터를 읽고나면, 황윤 작가의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쓸모없는 생각이지만, 연개소문이 어차피 나라도 뒤짚었는데 김춘추를 옥에 가둔김에 참했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봤다. 그보다 이 챕터에서 과거의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할 때를 아는 것, 그 변화는 반드시 지향점(vision), 명문, 준비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4. 문벌 사회의 빛과 그림자

5. 열린 세계 고려를 말하다

6. 원 간섭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예전에 상고사는 무릎높이까지 읽고, 고려사는 사람 키 만큼 읽고, 조선사는 방을 꽉 채운 사료를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현재를 살아가며 광대한 영역을 활보하던 상고사, 조선의 멸망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비민주적인 독재정권까지 이어지는 선명한 기록으로 고려는 존재감이 적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이러니하게 고려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예전에 읽었던 고려사 한 권짜리 책에서 기억남는 것은 왕의 계보가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다보니 근친혼으로 난장판이다. 한편 수도에서 부두까지 비를 맞지 않고 처마를 따라 걸을 수 있다는 표현이다. 골품제도에서 성리학 중심의 조선사이에 있던 나라가 아니라 400여 년을 굳건히 지킨 한반도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접근이 아주 맘에 든다. 

 

7. 조선 정치의 저력, 당쟁과 대동법

 당쟁을 왜놈사관에 입각한 분쟁이 아니라 관료적 실효성과 원칙과 명분의 사림으로 바라 본 해석이 괜찮다. 뉴라이트와 왜놈 입장의 해석과 주장, 이 주장에 대응하는 의견의 상충한다. 그러나 이 글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고 재해석함으로 근본적인 부분을 다시 정립한다. 그래서 좋다. 대동법에 관한 부분도 현재를 다시 세우는 일에 도움이 된다. 대동법의 적용된 시점, 대동법이 무력화되기 시작한 원인은 역사를 통해서 현재를 돌아보는 아주 좋은 사례다.

 

8. 조선은 닫힌 나라인가

 그럴리 없다는 생각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중국 왕조는 평균 250년 정도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통일신라 포함), 고려, 조선을 보면 대부분 500년은 된다. 고인물은 썩고, 썩으면 계속 존재할 수 없다. 왜놈 부족은 형편없다. 17세기 정도되야 난장판 섬나라가 조금씩 정리되는 수준이다. 바람이 통하고, 사람이 교류하지 않고서 어떻게 이렇게 나라가 오랜 기간 존속할 수 있는가? "복배수적"이라는 지정학적 해석이 재미있다. 

 

 읽다가 재미있어서 주문을 했는데 사무실로 보냈네. 현대와 근대의 재미를 기대한다.

쟁점 한국사 - 전근대편
국내도서
저자 : 송호정,강종훈,임기환,채웅석,안병우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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