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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글래스 (Glass)

by Khori(高麗) 2019.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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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breakable, Split(23 아이덴터티)을 보고 글래스를 봤다. 24개 자아에 대한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재미있게 본 스플릿이었다. 우리 달봉이 권장으로 언브렝이커블을 보고 나서 대체 이 영화가 어떻게 다시 모일까 궁금했다.


 처음 본 사람은 제임스 멕어보이의 신들린 24개 자아의 연기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늙수구레한 부르스 윌리스의 열혈강호 흑풍회와 같은 모습이 맥락없어 보일지 모른다. 19년에 걸쳐서 이어지는 감독의 노력을 높이 살 영화다. 영화를 보고 와서 


"어이 달봉이, 영화처럼 내안에서 살아 숨쉬는 뭔가를 잘 꺼내봤어?"


"아우 좀 꺼내 볼려고 하는데 이게 안나오네요. 하하하하"


"없는 걸 꺼내려고 하니 안나오는거 아니냐 하하"


"어쩜 한 쌍의 바퀴벌레처럼 취향이 같대"


 만화를 통해서 세상을 관찰하고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우수한 역량을 간파한 유리선생. 이번엔 번역이 글라스로 바뀌었다. 검정색인듯 화려한 보라빛의 정장이 독특하다. 일라이저에서 엘리야로 불리는 것이 어색해 보인다. 그리고 사무엘 잭슨은 역시 악역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브루스 윌리스가 열연한 데이빗(전에는 데이비드) 던은 20여년을 여전하게 살고 있다. 보안회사를 차려서 아들과 살아가면 둘만의 비밀을 지켜가고 있다. 어려서 조셉이 커서도 같은 영화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 


 상처속의 케이시는 전작 스플릿에서도 비범함을 보여주었지만, 진정으로 케빈과 다른 자아들을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존재다. 


 반면 등장부터 배경과 맥락없이 나온 조금은 싸가지 없는 스테이플 박사는 뭔가 어색하다. 핑크핏 방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뷰는 압권이다. 미친x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복선이다. 누군가를 통제하고, 압박하는 근거가 없다. 무엇보다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인간 존중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세잎 클로버처럼 생긴 문신을 조직의 문양으로 갖고 가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은 지금도 차별적 세상,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인간의 편향되고 삐뚫어진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재미있는 존재는 역시 미스터 글래스다. 전편에서는 자신이 믿는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희생도 감수하던 악인이었다. 코믹북, 빌런을 통해서 이런 만화속에 존재하는 모든 영웅들이 갖고 있는 능력이 인간의 경험에 근거한다는 생각이 재미있다. 그렇다. 상상도 인간이 현실에서 체험하지 않지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실속에서 자신의 특별함을 증명하고 이끌어 내는 선도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언브레이커블의 상황에서 새로운 영웅으로 전환되는 개연성과 맥락이 많이 아쉽다.


 케빈 웬델 크럼, 비스트, 데니스, 패트리샤, 헤드윅, 배리, 제이드, 오웰, 하인리히.. 그 패거리들도 결국 케빈 웬델 크럼으로부터 시작한다. 또 그가 데이빗과 연결되고 비스트도 케빈을 위해서 존재하는 보호본능과 같은 내적 자이일 뿐이다. 그것을 알아가는데 또 케이시의 따뜻한 인간애가 있다.


 뭔가 영웅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와 허무함. 그건 당신의 몫이다. 술먹고 가끔 나오는 내 안의 모르는 자아가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에 숨죽이며 나를 살피는 그것을 찾아라. 그것이 곧 당신은 빛의 자리로 인도할지니...




 #glass #split #unbreakable #jamesmaavoy #brucewillis #samueljac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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