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대군사사마의를 정신없이 봤다. 읽고 싶은 것, 읽어야 할 것도 많지만 갈대같은 마음이 문제다. 대군사사마의의 구성과 밀도있는 심리전개, 수싸움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볼만하다. 무협지와 같은 모습과 실제 정치 현실을 그려낸 상상의 양나라에 대한 이야기다.
임수라는 인물의 내력이 호기심을 끈다. 하지만 그 결말이 시간이 갈수록 너무나 당연하게 이어져서 심심한 맛이 있다. 결국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냈지만 사랑도 뒤로하고, 황제가 된 친구 정왕의 양나라를 위해서 대유국과 마지막 결전을 치룬다. 마지막 남은 한숨을 초개처럼 버리고 사라진 인물을 어떻게 봐야할까?
그보다 권력을 쥐고 황제와 황제의 아들들의 권력을 향한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나는 이런 환경에 있지 않기 때문에 보는 것과 그런 상황에서 움직이는 것은 다른 일이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고, 물리적인 역량이 떨어지고, 복잡한 상황판단의 능력도 함께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황제는 나이가 들어가면 점진적으로 암군이 되어간다. 간신들의 농간에 놀아난 황제는 자신의 권위를 위해서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절대적 권한을 갖고 억누른다. 태자가 되었거나 잠재적 황제의 권한을 받을 대상자들은 한편으로 황권을 쟁취하는 것이지, 그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냥 얻는 과정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천륜이라는 부자지간의 정은 미약하다. 공사의 구분이라고 보기엔 황족이라는 가족집단의 일이기에 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일은 현재 세상에서도 형태는 다르지만 존재한다. 얼마전 업체 사장님이 2세 경영자들을 만났는데 모두 아버지가 물려주신 것이 아니라 내가 쟁취한 것이라고 이구동성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또 주변의 일도 그렇다. 세대의 문제가 가족의 문제가 되면 더욱 그렇다. 이렇게 보면 황제가 임수에게 남긴 마지막 말과 뒤돌아 사라져간 임수의 모습이 꽤 잘 그려진 모습이다.
이렇게 다음작품도 보게생겼다. 기왕의 몰살과 관련해서 만화 용비불패랑 너무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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