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학이나 문화는 내겐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대학때도 일본어수업을 중간고사를 훌륭히 보고 자체폐강처리한 이력도 있고, 입사초기 팔자가 사나우려니 일본어를 못하면서 일본이란곳을 토쿄부터 오사까까지 몇번이나 신간센을 타고 대충 훑어본 생각도 납니다. 그래도 높은 scholarship과 시민의식은 생각해 볼만하고, 또 다른 역사적 시각차 또한 명확한 그런나라다.
이번에 바쇼의 하이쿠 기행이란 책을 보면서 문화란 사람의 감성에 먼저 기초한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건, 자연과 사람에 대한 마음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내가 보는 하늘과 네가 보는 이 하늘이 다르겠는가? 옛사람이 보던 구름과 후손들이 볼 구름도 같지 않을까? 너와 내가 그가 다를뿐, 세월과 공간을 가로질러 공감대를 갖을 수 있는 것이 또 문화인듯하다.
검색을 하다보니 마츠오 바쇼와 소라의 동북기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있다. 신문지상에 나와 있는 삿갓쓴 바쇼와 소라의 모습이 책속의 모습보다도 멋지다. 꼭 삼장법사와 무인같지만 이런 모습을 통해 그들이 세월을 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다.
맨 처음 책을 넘기면 드는 느낌은 나의 무식에 기초하지만 '어 왜 시를 쓰다 말어"라는 느낌이 앞서고, 와카구절이 더 친숙하기도 하다. 작은 차이일듯 하지만 조금씩 읽어 나가다보니, 나름 이해를 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긴글이 그림그리듯 묘사한다면, 시는 그림과 감정을 좀더 함축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한출이 하이쿠가 가능한것도 한자의 도움이 많겠지만 그 마저도 버리고, 그 순간, 사람과 대상을 관통하는 짧은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일본문화에서 보는 인간이라고 믿기지 않는 세밀함의 문화와 작은 여유의 문화가 중복된듯 하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부터 화투장같던 60명소의 2차원적 그림이 좀더 정겹게 느껴지고, 병풍에 그려진 바쇼와 소라의 여행기가 만화같다는 느낌에서 좀더 정감이 있어진다.
오래전 보따리 하나들고 40일넘게 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다. 근 십여년은 출장다니며 비행기타고 요기저기 다니며 세상이 좁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세상은 걷는 만큼 알게된다고 생각한다. 좁다고 생각하던건 대충대충 마음의 준비나 여유없이 다니기 때문일것이다. 좋은 사무라이 자리를 놓고, 새롭게 한발 내딛어 가는 용기와 자연과 사람에 대한 순수함이 느껴진다.
선인은 한발을 내딛어 가버렸네 부러운 현대인
전부다 사고나서 알았네, 세트도 있다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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