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오피스텔 관리자를 의심했다. 그가 가장 많은 독점적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릴러를 보면 누가 범인일까 고민과 상상을 하는 맛인데... 내가 추리소설을 잘 안 읽는 이유다. 사건이 발생하면 누가 이익을 얻는가? 누가 가장 많은 상황 정보를 갖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논리와 긴장감이 재미다. 갑자기 누군가 등장해서 이야기로 많은 내용을 풀어버리면 재미가 반감된다. 그 점에서는 큰 예산 안들이고 구성으로만 잘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가 주위를 환기시키고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나오는 세상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골목길을 없애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감을 없앤만큼, 세상은 각박하고 단절되고 위험해졌다. 슬럼, 젠트리피케이션, 재개발 지역이 배경으로 나오는 이유도 그곳이 범죄와 사건의 현장외에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밤마다 누가 열려고 시도하는 도어락, 기술발달로 편리한 CCTV를 보면 도둑걱정이 없을 것 같다. 그런가? 누가 그러던가? 그럼에도 매일 나오는 범죄는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 이런 장비를 통해서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좋아보이지만, 꼭 그런것도 아니다. 디지털 장비들은 전기가 꺼지면 무용지물이고, 통신이 안되면 절름발이가 된다. 그런 상상을 안하니까 그렇다. 그럴때엔 역시나 아날로그방식이 필요하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할 때다. 얼마전 화재로 아무것도 안되는 상황만 봐도 그렇다. 영화속에서 소화기로 쉽게 부수는 도어락을 보면 믿음이 안간다. 이런걸 달아놓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이 아쉽다. 이웃과 인사만 잘 해도 범죄는 줄어든다. 영화속 삐뚤어진 녀석도 사람으로 대했다면 틀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안전하다는 것은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별 일이 안생기는 세상이다. 디지털화 되면서 주민번호는 대한민국이 제조해서 중국이 사용한다는 현실, 개인정보가 아무렇게나 떠돌아 다니고, 기술적 발전이 사람들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누가 증명을 했는가? 자꾸 자물쇠에 열쇠를 만들고, 그 열쇠에 다시 자물쇠를 달고 열쇠를 만드는 바보짓을 하는 시대다. 여기에 쏟아붓는 돈이 사람의 안전하고 직접적인 연결보다는 안전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더 많다.
그래도 나쁜 짓을 하는 놈들은 일반인보다 성실하고, 대책을 세우기 마련이다. 열 명이 하나의 도둑을 잡기 힘들지만, 그래도 세상이 좋아진다면 하는 바램을 버릴 수 없다. 결론이 좀 미약하다. 많은 사람이 죽고 범인을 잡고 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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