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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마약왕

by Khori(高麗) 201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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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냐? 글쎄.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까? 복잡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우연히 밀수품의 감정을 해주다, 히로뽕을 밀수하다 본인이 히로뽕을 제조한다. 결국 본인이 필로폰을 하다 잡혀가서 뒷배를 봐준 모든 사람들이 단체로 깜빵에 간다. 이렇게 요약하면 한 줄이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 이 이야기가 실화를 각색한 듯하다. 검사가 요즘 홍카콜라로 구설과 화제를 몰고 다니는 홍그리버드라는 말도 있고, 실제 마약왕 이황순은 정권과 그렇게 붙어먹지 않았다거나 만주와 박정희를 너무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내용도 있었다. 연말 이 시점에 나온 범죄 드라마로는 좀 잔잔하다. 


 이두삼은 잡혀가며 "난 누구에게도 짓밟히고 싶지 않다"라고 외친다. 만주에서 태어나 70년 대면 30~40대를 해방된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집안의 맞아 죽는 내력을 벗어나기 위해서 위급할 때 전화 한번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그 시대가 나는 부럽지도 않고, 배울 점도 없고, 감흥도 없다. 


 난 그저 조금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을 뿐이다. 어제도 기가 죽은 후배에게 절반의 진실과 절반을 거짓을 전달했다.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려면 실력과 또라이 기질 둘 중 하나를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하나는 제한적이지만 적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한 가지는 자유라기보다는 고립 또는 고독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의미는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두삼도 돈의 욕망을 통해서 충만한 억압의 시공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것 같다. 그러나 그의 꿈은 결국 인간 세상의 제도를 과하게 벗어났고, 약물의 구속이란 새로운 억압을 맞이한 셈이다. 


 사교계의 여왕처럼 나오는 배두나는 좀 신선했다. 포스터의 전부를 차지하는 음산한 송강호 얼굴 때문에 배역으로 누가 나오는지 몰랐다. 시작부터 약간 넘버쓰리 느낌이 나는 말투가 옛날 생각을 나게 했기 때문이다. 배두나가 팜므파탈처럼 인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두삼의 아내와 다투는 대사가 훨씬 인상적이다. '그럼 내 배가 콩밭이다"라니.. 반면 목사 따님이자 이두삼의 아내로 나온 김소진은 대단히 돋보인다. 배두나와 설전을 오가는 씬 이후에 나오는 송강호와의 다툼에서도 원투를 날리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낸다. 억척스럽고 가족을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이 그렇다. 조용히 이두삼의 미친듯한 독백을 듣고 있는 모습에서도 한결같은 사람이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나쁜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리는 조우진도 그렇다. 이런 조연들이 있어서 영화가 좀 더 실감 난다. 검사역은 좀 시대와 언밸런스하다. 너무 모던 스타일이라서 그렇다.


 나는 마약이 꼭 약물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Made in Korea라는 마약 브랜드, 그 브랜드를 가슴에 안고 시대를 살았다. 자본주의 시대에 더 좋고 더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Made in Korea란 심리적 마약에 세뇌되면 세상을 살아온 점도 있다. 현실과 이상이 벌어지면 강박관념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 스트레스를 통제하지 못하면 또 다른 것들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 돈을 쪼는 욕망의 이두삼도, 수출역군이란 이름의 도전도 그러했다. 김정아(배두나)는 그 세상의 원리를 조금 더 알았을지도 모른다. 분명 돈만으로는 안된다고 이두삼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유머, 박진감, 긴장감, 메시지 등이 좀 더 균형이 맞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약왕 #송강호 #배두나 #김소진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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