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에 보았듯 기업은 하루아침에도 사라진다. 기업의 부침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도 영향을 받는다. 삶의 모든 것을 기업에 일하는 것과 바꾸던, 삶의 작은 부분으로 기업을 바라보면 다니던 그렇다. 공자님도 먹고사는 것을 해결한 연후에 예의를 안다고 하였고, 자본주의 시대에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인 기업은 누군가의 말처럼 20세기에 출현한 신, 종교와 같다. 그런데 이 새로운 종교는 사람을 달달 볶는다. 왜냐하면 계약으로 이루어진 관계이고, 그 관계는 법률, 제도, 사규, 근로기준법과 같은 천박한 법률 기준으로 관리된다.
모든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배웠다. 그리고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삶이란 직장에서 하는 한 가지 일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엄청난 가능성과 소중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경기가 지속되고, 연일 나오는 불확실한 미래 예측이 각 개인과 기업들 모두에게 여유를 없애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과 반응, 걸어온 길을 되돌릴 수 없는 아쉬움, 합종연횡, 비겁함, 용기가 혼재된다.
나는 Layoff가 꼭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잭 월치의 말처럼 그들이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찾아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정의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 그것의 현실성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창출이 10대 재벌을 통해서 76% 이상이 움직이고, 고용은 3.6%라는 일본 텔레비전 분석을 보면 여기가 곧 매트릭스와 같다. 다만 현실에서 네오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유연한 노동시장이나 새로운 시작을 돕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모두 개인역량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 역량이 부족한 것이 실력이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인간의 참된 가치까지 낮게 폄하될 이유는 없다고 믿는다.
최근 내가 다니는 기업도 layoff를 했다. 예상했던 일이기에 가능성이 있는 포괄적 대상들에게 사전에 준비와 대책을 세워보기도 한다. 전체의 방향과 생존이란 명제에서 나 스스로도 자유롭지 않다. 언제든지 가방만 들고 퇴근해서 가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내 자리를 요구할 때 비굴해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살기도 한다. 그렇지만 단지 그 성과가 부족한 결과만 갖고 판단한다면, 그 성과가 부족한 원인을 깊이 있게 파악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시한 자들의 책임이 지시 사항을 수행한 사람들보다 작지 않다. 수행한 사람들이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원과 지원을 적절하게 받지 못했다면 이를 관리하는 사람의 책임이 더욱 크다. 함께 프로세스 속에 일을 하기에 이런 환경에서 참된 리더의 모습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도장 들고 놀며, 리더라 스스로 칭하는 자들도 많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한다. 하지만 삶으로 보면 그런 낮은 품격이 존경을 얻을 수가 없다. 세상이 공평하다는 말에 '지금'이라는 말이 없어 아쉽다. 정신승리법이라 말해도 좋다. 사람의 품격이란 그만큼 소중하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누군가 책임질 사람이 생기면 확증편향적으로 과거를 왜곡하고 잊어버린다. 아니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들도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오고 또는 잠시 방황했던 것으로 치르는 대가는 너무나 크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시스템이 내리막을 달리는 사람의 손을 잡기는커녕, 등을 발로 차는데 익숙한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기저기 어려운 형편임에도 타인들의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서 전화를 돌려보게 된다. 그들도 모두 사랑받는 자식이며, 소중한 부모이며, 세상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 삶의 부분을 채워준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단지 자신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에 잠시 소홀했을 수 있지만 말이다.
Layoff의 과정에 숫자 놀이와 같은 기계적인 공정성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인간이 처리하는 과정이 신과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와 결과에 대한 합당한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런 과정을 통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시 만나고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을 떠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업종에 종사한다. 형편없고, 사람의 품격이 수준 이하라 만나지 않더라도 잘 떠나보냄은 중요한다. 왜냐하면 그가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양 인문 고전이 내뿜는 3천 년의 기록을 보면 우리가 하는 인간의 다양한 행동양식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변한 것이란 자연과 물질에 인간의 지혜가 합쳐져 문명으로 남은 것들이다. 인간의 사고체계는 상황에 따라서 다양해지는 것이지, 인간의 사고체계가 시대가 변한다고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잠시 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이 예의를 알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며 살아가길 마음 깊이 바라게 된다. 그리고 남은 자들의 책임이란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더 희망찬 가족,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작은 손을 하나 더 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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