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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고객만족

by Khori(高麗) 2016.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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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는 After Service(A/S)와 유지보수로 말하던 것이 고객만족 부서라는 이상향의 말로 부서 이름을 쓴다. 대부분 품질관리와 관련된 부분이고 좋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객만족 부서에 도착한 고객들은 대부분 불만족한 상태이다. 그들이 무엇을 더 해달라는 경우가 없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고객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약속한 것의 이행이 원활하게 되도록 유지하는 부서이다. 그 이유는 쉽게 말해서 사람이 만든 것 중에 완벽한 것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것을 연애의 상관관계로 보아도 유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해외 영업이란 대부분의 물건이 현지 자회사 또는 지역법인, 거래선(수입상, 수입유통, SI업체, Installer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에게 물건을 보낸다. 쉽게 말해서 소개팅은 S대 나온 사람부터 길거리에서 그냥 멋지거나 이쁘게 생긴 사람까지 어떻게 만날지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팔자입니다. 그중에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해외 유수기업은 잘 만나 주지 않는 게 사실이고, 만나려면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차라리 우리가 거래하는 업체에서 물품을 받아 쓸 규모가 적절한데, 이렇게 저렇게 연락처를 찾아서 통사정을 하고 한 번만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뭔가 연애할 때의 스멜과 비슷한 분위기가 영업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결정하듯이 영업이란 일부 온라인의 클릭과 같은 기계적인 결합과 달리 사람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거래비중이 아직도 높습니다. 금액이 커지고, 더 중요한 사업일수록 그렇습니다.


 출장 전부터 조금씩 문제점에 대한 파악을 고객과 함께 하던 중이었습니다. 대개 문제점이란 처음부터 한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아니며, 항상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같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찾아낸다고 해도 처리하기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종종 저희 주인님도 "내가 소싯적에 저런 성격을 빨리 알았어야 하는데" 하시며 내 팔자야를 외치고 넋두리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그때는 안 그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야기할 시간이 적거나 상대방이 잘 알지 못했거나 다른 부분 때문에 축소해서 보던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내가 마나님께 당신도 뭐 별반 차이가 없더구먼 하면서 강공책을 선택한다면...뭐 며칠 혼나고 훈계 몇 마디 듣고 살아가는 엄혹한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주장이 됩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이런 일이란 거래 종결을 감안한 때가 아니라면 힘든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나쁜 방향은 사실 발전 없이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남이 마음에 불을 지르는 방향이 대부분입니다. 방법도 제각각이라 향후 추궁을 당하면 저지른 일을 기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내가 이런 성향은 이런 점 때문에 그렇다고 서로 좋은 방향을 찾아보자고 한다면 분명 주인님의 태도와 언성은 바뀔 것입니다.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좀 더 폭넓은 상황의 이해, 문제의 원인, 원인에 대한 임시조치와 원천 조치에 대한 일정과 관리, 시간에 따른 실행의 엄격한 준수, 상대방에 대한 이행의 동의와 확인 등이 이루어져 향후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연애는 다른가요? 마찬가지입니다. 인간 문명이란 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서 번져오기 때문입니다. 눈이 맞아 사귀기로 약속하고, 일상의 사소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면 고객 불만이 제기되고, '처음처럼'이라도 마시며 서로를 처음처럼 돌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합니다. 뭐..싸대기를 날리고 쿨하게 집에 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요..


 어째던 저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내부 협의도 완료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현재 상황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과거의 사소한 이력들 중에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면 사과해야 할 일도 있고, 전화위복의 기회가 있기도 하고, 순서를 정리해야 하기도 합니다. 조삼모사가 기만이란 측면으로 이야기 하지만 기업의 프로세스란 순서입니다. 그것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고객은 당장 사과 3개가 급할 수 있고, 신선도를 위해서 1개는 나머지 3개와 함께 3일 뒤에 받고자 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술먹느라 약속 깨고 잠수 탔다가 다음날 취조를 당하듯 계속되는 고객의 질문과 질문에 대한 대응, 해결책과 해결책에 대한 일정을 제시하고 나니 벌써 자정이 되어가더라고요. 그래도 마나님한테 사고 쳐서 취조를 받으면 심야조사가 아니라 철야조사도 각오하는 마음을 갖아야 하니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끽해야 해당 부서장이나 임원 정도가 온다면 마나님은 사장보다 높은 엄마, 아빠 모셔거든요. 이러면 일단 망한 겁니다.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과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청춘들로 인해서 결혼이 늦어지는 것은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연애마저 하지 않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겠지만, 연애 못하거나 안 하는 사람들이 해외영업을 한다면 반대합니다. 기계적 업무처리는 기술적인 측면이기에 상관없지만 업무가 고도화될수록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결국 좁은 시야와 식견으로 본인이 곤란해지거나 성과가 미비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은 제가 해외영업에 국한해서 이야기할 뿐 사람이 사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왜 결혼해야 어른이 되는지를 글쎄 10년 정도 지나서 알았다면, 해외영업 시작하고 베테랑이란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시기가 걸립니다. 이왕이면 일타쌍피가 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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