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사람에겐 하는 말이 있다. "남자는 남자를 끊고, 여자는 여자를 끊으면 된다". 틀린 말은 아니나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잔잔한 음악, 화려한 동경의 거리로 시작되는 인트로에 나레이션이 깔린다. 간략하게 내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것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묘하게 여운이 있다.
마스터가 운영하는 가게는 허름한 식당이다. 그 허름하고 겸손한 가게에 마스터가 있다는 설정, 화려한 도시의 뒤편에서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하는 마스터의 존재가 아주 좋다. 우리는 너무 익숙한 것을 떠나 화려한 불빛을 쫒는 부나방 같은 생활에 눈길이 간다.
예전 일본 책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가는 단골 술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단골 밥집은 있어도, 단골 술집이라고 할만한 곳은 없다. 자주 간다고 단골은 아니다. 대학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가게를 하는 아저씨가 알아볼 때가 있다. 그런 술집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일의 연장일 때가 많다. 그리고 화려한 술집은 사실 공허합니다.
단출한 메뉴와 사람, 찾아오는 사람을 알아주는 마스터가 있을 뿐이죠. 사실 마스터는 특별하게 무엇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접골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까지 손의 통증으로 고생한다. 대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기분이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먹고 싶은 음식을 해 줄 뿐이다. 미치루가 밥을 먹고 도망갔다 돌아왔을 때에도 도둑으로 몰기보다 그를 관찰하고 베풀고, 마스터를 연모해 찾아오는 요정의 마담에게도 담담하다. 봉사활동을 하던 아케미에게 사생팬이 연결되었을 때도 그는 그들에게 관여하지 않는다. 누군가 힘들고 지쳤을 때에는 항상 따뜻한 온정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세상의 힘없고 다양한 게이, 조폭, 동네 할아버지, 여인네 3인방이 모여서 서로에게 작은 관심을 갖는다. 유골이 아니라 흙이 들어 있는 유골함도 모두 흙으로 돌아가 이 세상에 남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식이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누구나 먹고 싶고, 해 줄 수 있는 음식을 한다. 그렇게 세상이 한 곳을 지키고 있으니 마스터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나는 그런 장소와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위한 곳이 좋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야무진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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