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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 심야식당 2 (★★★★)

by Khori(高麗) 2020.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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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제목을 보면 '그래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들어보자'라는 대답을 하고 싶어 진다. 영화를 시작하고, 1편을 보는 착각이 든다. 같은 구도, 같은 음악, 같은 나레이션이 흐른다. 버튼을 잘못 눌렀나 하고 보니 심야식당 2 편이 맞다. 다시 처음부터 보고 있으니 도시의 거리가 1편과 다르다. 그 의도를 생각해 봤다. 같은 시작의 구조가 주는 익숙함, 1편의 잔상이란 생각보다 '마스터'를 위한 시작이 아닐까? 찾아오는 손님도 다르고,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도 매일 바뀐다. 하지만 마스터는 항상 타인들이 하루를 마칠 때 가게를 열고 그들을 맞이한다. 그렇게 항상 그곳을 지키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1편의 온 동네 오지라퍼들이 다 모인다. 상가 집에 다녀온 사람들이 주섬주섬 모였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상복을 입는 사람도 있다. 동시에 상복을 입은 사람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호감을 갖는 사람도 있다.(나는 약한 마음을 이용하는 좋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상가 집에 불순한 목적으로 부의함을 털러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들이 서로 엉킨다. 사기꾼이 정신상담 전문 치료사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 디테일을 잠시 볼 수 있다. 그러나 메일 불고기 정식을 먹는 노리코는 상처를 받는다. 그래도 스님을 만나는 설정은 대박이다. 

 

 메밀국숫집을 운영하는 호탕한 엄마, 탁구나 치는 철없어 보이는 세이타, 멋지게 생긴 사오리라는 여인이 나오는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심야식당이 재미있는 것은 에피소드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의 일상과 같이 이야기가 집중되지만 그 이야기를 위해서 다른 이야기의 흐름이 도려내듯 잘라내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 무엇을 먹었는지 적는 할아버지, 게이, 조폭들의 조연들도 정감이 간다. 사오리와 만나 기분이 좋아진 엄마, 아들이 결혼을 결심한 사오리, 엄마와 아들은 사오리로 다툰다. 다시 심야식당을 향하는 길에 1편의 풍경 장수들이 등장한다. "이 소리처럼 맑고 깨끗하게 살아야 해'라는 풍경 장수의 말이 많은 것을 상징한다. 마스터는 우동을 좋아하는 국숫집 아들, 세이타가 만든 국수를 엄마에게 대접한다. "맛이 없다"는 엄마의 말에 더 큰 따뜻함이 묻어난다.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의 편은 조금 슬픈 이야기다. 모든 사람은 사연을 갖고 산다. 보이스 피싱으로 2백 만 엔을 건네 유키코 할머니의 사연이 복잡하다. 동네 오지라퍼들은 다시 모이고 가게에 놀러 온 1편의 핵심 인물이 미치루와 만난다. 미치루의 따듯한 한 마디와 오지라퍼들의 온갖 상상이 또 재미있다. 미치루의 베개를 안고 좋은 냄새가 난다는 할머니를 통해서 사람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그리움은 사람으로 통해서 해결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 사는지 알지 못하는 어미의 마음은 어떨까? 그런 유키코 할머니의 어려움을 풀어준다. 역시 심야식당 2의 핵심은 미치루와 유키코 할머니가 틀림없다. 마스터가 유키코 할머니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다시 한번 정성껏 대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간파한 메뉴의 의미를 통해서 마스터도 자신이 걸어 가고 있는 길을 열심히 가겠다고 다짐한다. 1편을 보며 생각해 본 것이 적중할 때의 기분이 있어서 좋다.

 

 우리는 어려움이 있을 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에게 좋은 생각, 대책, 지원을 해 줄 사람을 기대한다. 정작 즐거울 땐 즐기기 바쁘다. 모두를 위한 마스터가 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해주는 것처럼 누군가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정성과 배려를 담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담긴다면 시간을 돌아 돌아 또 돌아오는 것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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