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진 책을 많이 구했다. 특히 눈빛 출판사 대표님의 도움으로 절판된 책을 4권이나 구해 볼 수 있었다. 오래전 본 책이지만, 한 권씩 다시 보는 옛날 사진들이 되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한 편으론 예전처럼 글씨가 빽빽하고 머리에 두통이 오는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사실 그런 책에 감흥이 막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보고 또 보는 역사책 속에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생생한 사진을 곁들이며 '맞아! 이런 거 배웠었는데', '그 유명한 000이 이렇게 생겼구나', '저 시대에 산다면 어떨까?(사실 그럴 마음이 없지만 ㅎㅎ)' 그런 생각을 한다. 그리피스의 책 말고 20세기 초반의 사진들은 급격한 변화와 외세의 억압 때문인지 밝게 웃는 사진을 보기 힘들다. 한국전쟁의 참혹한 시대, 독재시대가 펼쳐지는 과정까지 경직된 문화가 현대사에 흐른다고 생각한다.
조선말기에 대한 논쟁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 땅의 주인 된 관점에서 본다면 큰 오차는 없다. 오차가 큰 놈들이 역적이거나 매국노 거나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법하다. 다만 개화기의 사진과 조선시대의 그림들을 가끔 보면 큰 차이가 있다. 예전 고궁 박물관에서 본 궁중채화(종이로 만든 꽃), 복식, 건축을 보면 어느 나라보다 화려하다. 질병과 굶어 죽는 사람들이 널려있던 유럽과 달리 동북아시아가 풍족했던 것도 사실 아닌가? 어쩌면 중국외 외세와의 접촉이 부족하며 문명의 교류와 융합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조상들이기도 하고, 이 땅의 주인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 그 변화를 거쳐 대단히 크게 변화한 나라가 되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외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조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고, 개화기가 겹쳐있다.
경부선 철도 개통 축하 연회장이다. 화려한 만국기 속에 지금도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가 가운데 보인다.
러시아 공관. 서울 한복판에 있는데 본 기억이 없다. 한 번 시간 내서 얼마 남지 않은 모습이지만 다녀와야겠다. 모스크바 한복판의 참새언덕에서 바라보던 전경이나 모스크바 대학의 모습만큼 친숙해 보인다. 정릉공원이라고 했지...
관리들의 복식이 현대적인 입장에서 거추장스럽고, 요란해 보이고 실용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복식이 갖는 선의 미와 화려함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없는 놈들이 요란하게 차려입을 수는 없지.
근대 인간 생명 연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비누와 치약이라고 해야 할까? 개화기를 전후한 시대의 일반 백성들의 모습은 현재의 관점에서 꾀죄죄하다.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동력이 남아 있다. 지금 아이들이 본다면 한복 입은 흑형인지 조선인이지 가름하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놀라운 건 저렇게 많은 옹이를 지게에 지며 천하장사급이 아닐까? 흙으로 빚은 그릇을. 물 길어 나르고, 소쿠리는 애들이 장사를 하고, 엿장수도 있다. 그러나 저 시대에 가서 다 사람의 힘으로 나르고 만들고 쌓고 하던 시대라면 난 생존 경쟁력이 빵점이 아닐까? 게다가 외세에 30년이 넘게 혹독하게 살아내며 나라를 찾았다는 우리 조상들의 힘과 혼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어디 녹스는 철길 좀 깔고, 벽돌집 조금 지었다고 역적들이 요즘 나불대니 기원전 방식으로 솥에 물을 좀 끓여서 해결을 하던지 해야지. 역적질에 구족을 멸하는 공소시효 없이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가족들과 함께 혜원 신윤복 그림을 보겠다고 한참을 기다려서 간송 미술관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그때 쓰개치마를 두른 여인의 모습과 개화기 사진은 좀 다른 분위기다. 맨 앞은 사실 이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림자인지 수염인지 분간이 안된다. 두바이 전시회에 가보면 사우디, 오만, 이집트, 바레인, 예멘, 카타르 등등 각 국가에서 온 다양한 부족별로 터번이 다르고 얼굴을 가린 정도가 다르다. 지금 저 정도면 가장 강력하게 가린 사우디보다도 더 한 듯하다.
80년대 무연센터 사진을 보면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국회를 만들 때 사진을 보면 주변은 그냥 황무지다. 100여 년 전 독립문 사진이 훨씬 나아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 책 곳곳에 서울, 평양을 비롯한 다양한 사진 속에 그 시대를 이 땅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삶이 남아 있다. 그 끈이 지금도 이어져 우리가 이 땅에 문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또 중요하다. 책의 서문을 보면 사학자가 아니라 법률가, 의사들이 나오는 점, 책의 후반부에 각 사진 사료와 관련 분야의 설명, 그리고 이 사진들이 현장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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