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에너지, 환경에 관한 책을 읽다, "난 땅 파먹고 사냐?"란 일상의 말처럼 "인간은 땅을 파 먹고 산다"는 말이 참으로 옳다고 생각해 오고 있다. 원유도 땅 파야 나오고, 곡식을 심으려고 해도 땅을 파야하고, 집을 지어도 땅을 파야 한다. 삽질이 불가피한 인간의 삶이다. 더 오래전 문명이란 컴퓨터 게임을 시작하면 원시민조이 삽 한 자루를 들고 시작했던 것이 그렇게 우스웠는데 나름의 통찰력이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인간 문명과 6가지 물질로 이루어진 이야기로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의 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무엇을 위해 삽질을 했는가? 삽질의 보람을 구축했는가? 삽질의 결과가 시대의 요구사항을 창조하거나 부합했는가? 이런 질문과 시대의 변화가 꽤 부합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달봉이가 과학 비스무리한 책을 읽는 나를 호시심과 신기함으로 바라보듯, 나도 이 책을 그렇게 바라보고 읽게 된다. 그렇다고 배경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단지 몇 가지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모래와 리튬을 중심으로 읽었다. 요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엔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이 담겨있기 때문일지도.
모래는 흔하다. 지금은 뉴스에서도 잘 보이지 않지만 소금기가 가득한 바다 모래도 집을 지어서 문제가 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모래가 뉴스가 되는 일은 드물다.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에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를 물처럼 흐르기도 하고, 바닷가의 질척거리는 모래는 물을 닿으면 좀 다르다. 바닷가에 해변 모래사장이 없으면 아주 아쉽다. 당연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외엔 사막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작은 모래 결정이 아주 단단하다는 것, 혜성이 지구와 박치기를 해서 순도 높은 유리가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리라는 것은 정말 아주 신기하다. 유리가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니라는 설명은 이공계 학자들의 몫으로 하자. 한편 양자역학에서도 광학, 즉 렌즈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액체도 고체도 아닌 유리가 입자인지 파동인지 양다리를 걸치는 양자역학과 밀접해 보이는 의심이 늘어난다. '칩워'라는 책에서 짧은 파장으로 회로를 그리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빛의 스펙트럼 같은 어려운 이야기는 머리가 아프다.
실리카 순도가 높은 모래, 2차 대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 참 재미있다. 요즘과 같이 비디오 중심 시대가 되어가는 시대에 모래는 흔하지만 또 아주 고급진 녀석은 쉽게 얻을 수가 없다. 금도 엄청나게 땅을 파해쳐 조금씩 얻는 것처럼 지랄총량은 비슷하다. 지랄 맞은 게 초반이냐 후반이냐의 차이일 뿐.
그 유명한 칼 자이즈부터 렌즈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어쨌든 렌즈란 모래를 녹여 빛이 100%에 근접하게 통과하는가? 거울은 100%에 가깝게 반사하는가? 이 사이에 현실과 투과되거나 반사한 모습의 차이가 없도록 개발자들이 굴절률을 이용해 빛을 모으고 펼치고 한다. 그것도 물리공식인지 퀀텀 어쩌고 하면서 연금술과 같은 매직을 꿈꾼다. 내 일상 표현으로는 "지랄을 한다"또는 "가지가지한다"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결실이 축적되어 기술과 문명이 발전하는 것이다. 그 난리 덕에 HD, 4K, UHD 해상도가 CMOS센서에 잘 촬상 되어 구현되도록 한다. 이렇게 얻어진 영상으로 CCTV처럼 세상의 안전을 위해 모니터링도 하고, 자율주행을 한다고 영상 분석을 통한 차선, 표지판, 사람등을 감지하고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고 난리다. 창문으로 세상 밖을 보기도 하고, 이로 인해 사진도 남기고, 반도체도 만들고, 유튜브도 만들어 전 세계에 통신을 한다.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책의 말대로 고체도 액체도 아닌 유리가 문명의 초기엔 크게 영향을 준 것 같다. 고대문물 박물관에 가면 유리병이 하나 정도씩은 귀하게 모셔져 있다. 지금은 너무 흔하게 주변에 있지만, 독일과 일본의 광학 기술을 왜 원천기술이라 하고 이 분야가 강성할 때 그 나라도 강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리튬은 큰 관심보다는 2차 전지 산업과 자동차라는 시대의 흐름, 주변에 아리까리하게 양자역학이라 주장하며 전자와 자석을 떠드는 또라이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게 꼭 좋은지는 모르겠다. 과거 데스크톱이 전부였을 때에는 컴퓨터란 책상에 앉아서 하면 되는 일이었다. 노트북, 핸드폰, 패드가 나오며 사람들은 매일 노가다를 한다. 기껏해야 책이나 있던 가방에 노트북, 핸드폰, 패드, 충전기, 충전케이블, 파워뱅크라 불리는 배터리까지 온갖 물건을 들고 오늘도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이런 생각을 하면 최신식이라는 일이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 테슬라 급속 충전처럼 전자제품들이 길거리에서 1분에 충전하게 하면 안 되나? 분명 노트북이 터졌어요, 불이 났어요 사건사고도 많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에너지가 소멸되는 인간 세상에서 에너지를 잡아두려는 노력은 가상하다. 차라리 사람들의 에너지가 과학적 법칙에 위배되게 유지 순환되게 하면 딱 좋을 텐데. 그럼 이게 로봇인가? 사람인가??
그런데 전기 자동차가 나오고 배터리 기술이 필요해진 것인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왜놈 기업들이 핸드폰에 리튬 배터리를 적용하고 전기차가 나온 것을 보면 후자가 아닐까? 뭐든 크게 만들면 하던 것을 더 크게 해 볼 수 있고(유튜브에서 대포 크기를 찾아보시라.. 이게 막 만드는 건지 하여튼), 뭐든 작게 만들면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 하여튼 둘 다 어렵다. 무엇보다 전자제품의 portable이란 개념에는 에너지 충전 시스템을 바탕을 한다. 그런데 전기차는 태생적 portable인데 사이즈가 엄청나게 커진 셈이다.
문제라면 불이 나면 꺼지지 않지만, 어떤 연구결과에서는 과충전 때 자주 발생한다고 하고, 주변 또라이는 자석을 정교하게 제어하면 전자의 이동을 무작위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떠들기도 한다. 뭐 내 대답은 '보여줘 봐' 정도라고 할까?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 같기도 하고, 그럴싸도 해 보이는 말이다. 그런데 모든 물질의 전자는 같은가? 같은 속성을 갖는가? 하여튼 인간은 아는 게 없다.
확실한 것은 어마어마한 땅을 파야, 금붙이 몇 그램을 얻고, 흔한 모래를 어마어마하게 정제해서 순도 높은 유리를 조금 얻을 수 있다. 더 새로운 방법을 위해서 말이 장인 정신이지 과학자들은 수많은 원료를 순차적으로 더해보고, 더하는 방식을 바꿔보고 그런다. 나처럼 결과물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다들 참 어렵게 산다'는 말이 나온다.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보는 사람들은 세상이 더 원활하고,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고민한다. 하긴 땅을 계속 파서 사과처럼 지구 껍질이 다 까지면 삶은 고난의 행군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도 껍데기가 벗겨지면 고통스러운 것처럼. 지구에 지진, 태풍, 해일, 번개와 같은 재난이 그치지 않는 것도 인간과 지구가 지지고 볶고 즉당히 좀 하라는 소리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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