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 - 안구 테러가 의심된다

 아침부터 조조 엔드게임을 보러 가는데 후배 녀석이 연락이 왔다. 책을 들고 온단다. 택배로 붙이지 들고 온단다. 10권이나 된단다. 자기도 힘든지 지하철 사물함에 넣고 왔다. 

 교보에서 판매한 올재 자치통감이다. 사마광의 자치통감 10권 무겁다. 난 집에 올 때 가까운 거리인데 택시 타고 왔다. 이걸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그 감정에 통감할 뿐이다.

 

 책 선물은 더할 나위가 없지만 책을 준다고 모든 사람이 읽는 것도 아니며, 책의 취향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안 읽는 사람에게 주는 책은 고민만 준다. 어차피 방 한 켠을 장식하거나 라면 받침에 불과하다. 반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 선물은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오래전에 지나고 역풍노도의 시기인 중년은 모두에게 온다. 전자의 시기에는 마음에 바람이 불고, 후자의 시기에는 머리에도 바람이 든다. 그런 시기가 되면 차분하게 한 10년쯤 돌아보면 지나쳐온 공부도 하고 마음의 소리도 듣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종종 어른들이 '삼재라 그래'라는 말을 나는 '십 년쯤 잘 살고 지냈으면 강산도 변했는데 공부도 조금씩은 해야 하지 않겠니'로 이해한다. 그래서 최근 삼재인 사람들을 모아보니 미신이나 통계라 해도 다양한 이벤트가 있다. 7명쯤 모이면 드래곤 볼처럼 소원 들어주는 청룡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불 뿜는 흑룡이 나오면 얼른 뚜껑을 발로 밟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한다.

 내가 경험으로 살아가면서 마음과 머리에 풍이 올 때의 대처법을 후배에게도 알려줬다. 사서삼경을 천천히 읽으라고 한 게 작년이다. 이젠 노자, 한비자, 귀곡자, 손자병법을 읽더니 자치통감을 읽겠다니.. 요즘은 나보다 더 열심히 읽는다. 성공이란 물질에 기준을 두고 많이 말하지만 그것만이 성공은 아니다. 무엇인가 되고도 남을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그 무엇은 자신의 몫이다.

 그래도 "사람 그렇게 쉽게 잘 죽는다",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하면 더 지랄",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기보다 중이 미쳐 돌아가고, 중이 미쳐 돌아가면 절이 미쳐 돌아간다" 이렇게 내가 했던 말을 다시 나한테 돌려주면서 놀리는 재미로 사는 걸 보면 뭐..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내 업보지..어우..

 이렇게 노닥거리며 책을 보다 자다 하는데 마나님이 출타하셨다 돌아오시며 택배를 하나 주신다. 감정수업, 이 감정에도 Smart라는 말이 붙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났다. 소속은 달라도 서로 도와가며 일하던 분들이 한 회사에 모여있다. 겸사겸사 얼굴도 보고 그 회사의 솔루션 시연도 보게됬다. 협력사업을 하자는 제안도 받고 기분 좋게 금요일 낮술도 조금 했다.  책 제목이 재미있다. 감정수업을 한다고 감정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잘 안 변한다. 특히 사고와 인식의 변화는 더욱 잘 안 변한다. 어제도 AI솔루션 장비를 갖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사람의 인지, 학습 방식을 기계에게 적용한 것이다. 협력을 하려면 서로 경험한 각자의 딥러닝이 딱 보면 될지 안 될지, 어떻게 하면 될지 잘 아시잖아요?'라는 말을 비스무리하게 했다. 인공지능의 정확도나 사실 인간의 반복적인 경험을 해서 코미디언이 말하던 "척 보면 압니다" 만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도둑들 영화에서 "딱 보면 견적 나오지?"라는 유쾌한 대사가 나온 것이다. 인공지능 나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계와 같은 돌대가리 무생물에 적용하느라 개고생을 하는 것이지..  

 그런데 책이 하나 더 오고 있다. 기획의 인문학이라고.. 요즘은 우리 사업본부 애들 책 좀 보라고 내가 열심히 읽고 사무실에 책을 놓다 보니 이러다 괜히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 눈 빠지겠다...ㅎㅎ 읽던 마쓰시타 고노스케나 얼른 봐야겠다. 맘에 든다.

 

#올재 #자치통감 #세종서적 #감정수업 #마쓰시타고노스케 #기획의인문학

기획의 인문학 국내도서 저자 : 홍경수 출판 : 해의시간 2019.03.08 상세보기

마쓰시타 고노스케 국내도서 저자 : 송희영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9.04.19 상세보기

협상가를 위한 감정 수업 국내도서 저자 : 에얄 빈테르(Eyal Winter) / 김진원역 출판 : 세종서적 2019.04.25 상세보기

https://www.olje.or.kr/

올재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