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사 이사부터 사무실 얼라들까지 삼촌이라 부르고 일을 엄청 시키는 거 같아. 해외 전시회, 고객 대응 출장, 국내 전시회 2개를 하다 보니 3월이 벌써 지나갔다. 당연히 맛이 가는 중이다. 이럴 나이가 아닌데 말이야. 3월에 수영을 못 끊었는데, 이거 끊었으면 거의 나가지도 못했을 것 같았다. 전시회 중에 마나님이 메시지가 왔다. 4월에 끊었다고. >.<
너덜너덜한 상태로 수영장에 달봉이랑 같이 갔다. "처음 오신 분이요?"라고 묻길래 달봉이랑 앞으로 착 나갔지. "어디까지 배웠어요?"라고 묻길래 자유형, 배영이라고 구라를 쳤다. 달봉이도 자유형 배영이라고 했다. 그런데 웬걸 첫날부터 바로 자유형을 막 시킨다. 달봉이는 첫 번째 초짜 라인으로 끌려갔다. 나보고 평영을 할 줄 아냐고 묻는다. 둘째 날엔 자유형 배영이라더니 평영을 한다. 할머니가 "뭘 하라는 거여?"라고 물어보시길래 "아니 가르쳐주지도 않고 평영을 하라네요?" 답을 했다. 라인에 난뤼가 났다.
강사가 오더니 저짝으로 가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해서.. "내가 그럴 나이가 아니다. 수영 선수할 생각이 없다"라고 했는데 계속 쫑알쫑알 잔소리를 한다. 요즘 도진 오십견 때문에 힘들다. 물리치료다 생각하고 초짜라인에서 기초체력을 훈련 중인데 자꾸 도움 안 되는 강사는 팔을 쫙 안 편다, 옆으로 가는 건 어떠냐며 잔소리를 한다. 엔간히 해야지. 흥. 내가 전혀 그럴 생각이 읎다. 하여튼 기초 체력이 생길 때까진 절대 안 움직일 생각이지롱.
밤에 핀 벚꽃을 보며, 집에 오다 보니 너무 일만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있고. 음청 재미없는 책을 추천하고 우리 훼장님은 어디 놀러 다녀오라고 잔소리를 한다. 엄훠... 일이 왜 늘었는데.. 이게 무슨 소리야!!! 너무한거 아니냐~~
어쨌든 분기에 하던 사업은 불경기에도 작년 QoQ로 늘었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작은 사건이 있기도 하지만, 혼꾸녕을 내줄까 아니면 그냥저냥 넘어갈까 생각 중이기도 하다. 새로 하는 분야는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여러 가지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고객에겐 승인용 견본도 보내고, 오더도 출하하고, 새로운 고객으로부터 여러 가지 문의도 받고, 고객과 고객을 또 연결해 주고.. 이 와중에 신제품 검토를 무지막지하게 하고 있고.. ㅡㅡ;; 4월은 그래도 좀 낫겠지.
6개월 동안 자본금이 하나도 안 줄었으니 잘 되어간다고 할 수 있고, 식구들과 앞으로 만들어갈 생각을 하면 희망과 걱정이 교차한다. 그래봐야 뭐 내일의 내가 어떻게 하겠지 뭐. 아님 내일 사무실 얼라들과 동생들이 알아서 착착하는 거고. 큰 걱정은 없다. 단지 너무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무너지지 않게 잘 다지고 올라가는 수밖에. 엉뚱한 머리가 근거 없이 막 잘될 것 같다가도, 갑자기 근심의 마왕이 나타나 걱정이 한없이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길래 높은 자리 개떡 같고, 외롭다니까. 어쩌다 사무실 가장이 돼서.. 팔자소관이지 뭐.
다음 달에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날 듯하다. 허리가 휠지도 모르니 수영 열심히 하고, 새 식구 허리가 휘지 않도록 잘해야 봐야지. 어차피 재벌 되긴 글러먹은 나이지만 벌써 허리가 휠 나이도 아니다. 이 녀석 오면 국내사업은 다 맡겨야지. 벌써 배째라는 카톡을 보내긴 하지만, 쭉 쨀 수는 없으니 또 늙는 타령을 하겠구나. 이번주에 신용평가 결과가 나온다는데 은근 기대되네. 설마 떨어질리는 없고..
#천상잡부 #너덜너덜 #개바쁨 #NO_잔인한4월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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