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선배, 저 클래식을 좀 들어 볼까 봐요”
‘이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했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볕 좋은 날이었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나누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선배. 저 클래식을 좀 들어 볼까 봐요.”
이 얘기를 꺼낸 건 후배였다. 락이 자신의 심심한 인생을 구원했다고 믿는 ‘락덕후’이자 ‘브릿팝빠’인 후배는 알다가도 모를 세상사의 모든 이치를 연애소설을 읽으며 깨우쳐 나가는 문학소녀이자, 놀이하고 책 읽고 생각하는 것이 일과 대부분인 호모 루덴스부커스사피엔스랄까. 페스츄리보다 섬세한 결을 자랑하는 극세사 감수성을 지니고, 여느 호화주택 못지않은 평수의 호기심 천국에 기거하는 그녀가 이번에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내보인 것이었다.
편의상, 즐길 ‘락’ 혹은 록 ‘락’(?) 자를 빌려 그녀를 ‘락 후배’라고 부르자. 그녀가 클래식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관심 의지를 비장하게 천명하자, 마주 앉아있던 마 선배는 홀짝,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마에스트로의 ‘마’자를 쓰는) 마 선배로 말할 것 같으면, 이분은 무려 십여 년간 클래식 음반 MD로 일해 오신 분이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클래식은 음반 전문가에게 묻는 것이 상책인 고로 락 후배는 마 선배에게 가이드를 요청했다. 마 선배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작곡가 한두 명을 일러주었다.
다음날, 그 다음 날에도 락 후배의 질문이 이어졌다. “선배, 이 중에 무엇부터 들어야 하나요?” “선배, 연주자가 여러 명인데요?” “선배, 멘붕을 극복하는 데는 어떤 클래식이 좋을까요?” “선배, 1악장이 어쩌고, 2악장이 저쩌고, 클래식 책은 왜 이렇게 어렵나요?” 급기야 “저기 선배, 그런데 클래식은 어떻게 듣고 뭘 즐기는 건가요?”에 이르렀다.
세세한 질문에 꼼꼼하게 답을 해주던 마 선배는 점차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불현듯, 몇 년째 본인이 이러한 질문에 수없이 대답을 해왔다는 걸 깨닫는다. 이어 생각한다. 초보 클래식 청취자들이 매번 해대는 질문에 답해줄 입문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이미 시중에 클래식 입문용 교재는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클래식 초심자들의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뭔가 다른 게 필요하다고 마 선배는 생각했다. 아예 첫 발걸음을 내딛는 초심자들을 위한, 쉬우면서도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그런 정보가 담긴 친절한 가이드. ‘남들은 뭘 듣고 있지?’ 하는 궁금증까지 일거에 해결해줄 만한 재미있는 그런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피겨 몰라도 김연아 경기를 즐길 수 있잖아?
고흐 몰라도 좋은 그림 보면서 감동을 하잖아?
그렇다면 개인의 취향을 건네주기보다는,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서점이자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음반몰이기도 한 예스24의 수백만 고객들이 거쳐간 음반들을 한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마선배는 최근 10년 동안 예스24 사이트를 통해 팔린 클래식 음반들을 정리해보았다. 수십만종의 앨범 중 베스트셀러 1천 종을 선정하고, 거기서 장르별 명반들과 필청곡들을 걸러, 가장 기본이 될 만한 클래식 음반 리스트 20을 완성했다. 그리고 어느 맑은 날, 락 후배를 조용히 호출했다.
“양쪽 귀를 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들을 줄 모르는 이 가련한 후배의 귀를 뚫어주자!” 선배의 이 헌신적이고 숭고한 사랑에서, 이 친절한 클래식 가이드, 무려 ‘클래식 떠먹이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평소 호혜 평등주의적이고 사해동포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마 선배는 급기야 락 후배, 그러니까 나에게 이 과정을 글로 남겨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클래식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기록해, 클래식의 즐거움과 이로움을 널리 알리자는 것이다. 호기심을 갖고 막 클래식에 입문하려는 사람들도 함께 따라 듣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즐기고 발견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클래식 입문기
“책 덮고, 해설지 덮고 그저 들어봐! 대신 끝까지 집중해서 듣는 거야.” 깊고 박식하고 꼼꼼하기까지 한 선배는 주입식 커리큘럼을 만들고는 자발성 교육을 강행할 모양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클래식을 지식으로 배우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발견하는 데 있다.
“생각해봐.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음악 천재들이 있었어? 그 난다 긴다 하는 천재들이 또 얼마나 많은 음악을 만들었어? 그 중에서 몇몇 곡이 음악깨나 듣는 사람들의 귀를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끈질기고도 뭔가 있는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야.
피겨를 잘 몰라도, 김연아의 경기를 보면서 감동을 하잖아? 고흐나 다빈치 시대의 미술 사조를 모르더라도 좋은 그림은 딱 봐도 알 수 있는 게 있잖아. 클래식도 마찬가지야. 일단 어렵다는 생각,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들어봐. 너의 귀를 믿어봐.”
남의 말은 안 듣지만 선배 말은 좀 듣는, 이 귀 막힌 후배는 선배의 사랑에 감동을 금치 못한다. 선배가 이끄는 계몽의 빛을 따라 클래식이 들리는 세계로 나서기로 결심한다. 과연 나는 마 선배가 떠주는 클래식을 냠냠 받아먹으면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 것인가? 독자들도 선배의 가이드를 따라 음악을 듣고, 느끼고, 따라가다 보면 함께 귀가 뚫리는 것인가?
마 선배와 락 후배가 함께하는 ‘입문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요, 리얼 버라이어티 클래식 마스터 가이드’! 이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울 여정에, 클래식에 관심 많은 당신을 정중히 초대하는 바이다.
[YES24] [클래식 떠먹이기] “클래식, 어떻게 뭘 즐기는 건가요?”
‘이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했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볕 좋은 날이었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나누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선배. 저 클래식을 좀 들어 볼까 봐요.”
이 얘기를 꺼낸 건 후배였다. 락이 자신의 심심한 인생을 구원했다고 믿는 ‘락덕후’이자 ‘브릿팝빠’인 후배는 알다가도 모를 세상사의 모든 이치를 연애소설을 읽으며 깨우쳐 나가는 문학소녀이자, 놀이하고 책 읽고 생각하는 것이 일과 대부분인 호모 루덴스부커스사피엔스랄까. 페스츄리보다 섬세한 결을 자랑하는 극세사 감수성을 지니고, 여느 호화주택 못지않은 평수의 호기심 천국에 기거하는 그녀가 이번에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내보인 것이었다.
편의상, 즐길 ‘락’ 혹은 록 ‘락’(?) 자를 빌려 그녀를 ‘락 후배’라고 부르자. 그녀가 클래식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관심 의지를 비장하게 천명하자, 마주 앉아있던 마 선배는 홀짝,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마에스트로의 ‘마’자를 쓰는) 마 선배로 말할 것 같으면, 이분은 무려 십여 년간 클래식 음반 MD로 일해 오신 분이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클래식은 음반 전문가에게 묻는 것이 상책인 고로 락 후배는 마 선배에게 가이드를 요청했다. 마 선배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작곡가 한두 명을 일러주었다.
다음날, 그 다음 날에도 락 후배의 질문이 이어졌다. “선배, 이 중에 무엇부터 들어야 하나요?” “선배, 연주자가 여러 명인데요?” “선배, 멘붕을 극복하는 데는 어떤 클래식이 좋을까요?” “선배, 1악장이 어쩌고, 2악장이 저쩌고, 클래식 책은 왜 이렇게 어렵나요?” 급기야 “저기 선배, 그런데 클래식은 어떻게 듣고 뭘 즐기는 건가요?”에 이르렀다.
세세한 질문에 꼼꼼하게 답을 해주던 마 선배는 점차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불현듯, 몇 년째 본인이 이러한 질문에 수없이 대답을 해왔다는 걸 깨닫는다. 이어 생각한다. 초보 클래식 청취자들이 매번 해대는 질문에 답해줄 입문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이미 시중에 클래식 입문용 교재는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클래식 초심자들의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뭔가 다른 게 필요하다고 마 선배는 생각했다. 아예 첫 발걸음을 내딛는 초심자들을 위한, 쉬우면서도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그런 정보가 담긴 친절한 가이드. ‘남들은 뭘 듣고 있지?’ 하는 궁금증까지 일거에 해결해줄 만한 재미있는 그런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피겨 몰라도 김연아 경기를 즐길 수 있잖아?
고흐 몰라도 좋은 그림 보면서 감동을 하잖아?
그렇다면 개인의 취향을 건네주기보다는,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서점이자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음반몰이기도 한 예스24의 수백만 고객들이 거쳐간 음반들을 한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마선배는 최근 10년 동안 예스24 사이트를 통해 팔린 클래식 음반들을 정리해보았다. 수십만종의 앨범 중 베스트셀러 1천 종을 선정하고, 거기서 장르별 명반들과 필청곡들을 걸러, 가장 기본이 될 만한 클래식 음반 리스트 20을 완성했다. 그리고 어느 맑은 날, 락 후배를 조용히 호출했다.
“양쪽 귀를 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들을 줄 모르는 이 가련한 후배의 귀를 뚫어주자!” 선배의 이 헌신적이고 숭고한 사랑에서, 이 친절한 클래식 가이드, 무려 ‘클래식 떠먹이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평소 호혜 평등주의적이고 사해동포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마 선배는 급기야 락 후배, 그러니까 나에게 이 과정을 글로 남겨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클래식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기록해, 클래식의 즐거움과 이로움을 널리 알리자는 것이다. 호기심을 갖고 막 클래식에 입문하려는 사람들도 함께 따라 듣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즐기고 발견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클래식 입문기
“책 덮고, 해설지 덮고 그저 들어봐! 대신 끝까지 집중해서 듣는 거야.” 깊고 박식하고 꼼꼼하기까지 한 선배는 주입식 커리큘럼을 만들고는 자발성 교육을 강행할 모양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클래식을 지식으로 배우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발견하는 데 있다.
“생각해봐.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음악 천재들이 있었어? 그 난다 긴다 하는 천재들이 또 얼마나 많은 음악을 만들었어? 그 중에서 몇몇 곡이 음악깨나 듣는 사람들의 귀를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끈질기고도 뭔가 있는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야.
피겨를 잘 몰라도, 김연아의 경기를 보면서 감동을 하잖아? 고흐나 다빈치 시대의 미술 사조를 모르더라도 좋은 그림은 딱 봐도 알 수 있는 게 있잖아. 클래식도 마찬가지야. 일단 어렵다는 생각,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들어봐. 너의 귀를 믿어봐.”
남의 말은 안 듣지만 선배 말은 좀 듣는, 이 귀 막힌 후배는 선배의 사랑에 감동을 금치 못한다. 선배가 이끄는 계몽의 빛을 따라 클래식이 들리는 세계로 나서기로 결심한다. 과연 나는 마 선배가 떠주는 클래식을 냠냠 받아먹으면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 것인가? 독자들도 선배의 가이드를 따라 음악을 듣고, 느끼고, 따라가다 보면 함께 귀가 뚫리는 것인가?
마 선배와 락 후배가 함께하는 ‘입문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요, 리얼 버라이어티 클래식 마스터 가이드’! 이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울 여정에, 클래식에 관심 많은 당신을 정중히 초대하는 바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YES24] [클래식 떠먹이기] “클래식, 어떻게 뭘 즐기는 건가요?”
728x90
반응형
'노래듣기 (音)'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 손가락으로 피아노 테크닉 ‘묘기’ -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0) | 2013.04.06 |
---|---|
고서점의 먼지 더미 속에서 발견한 악보 다발 - J.S.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BWV.1007~101 (0) | 2013.04.06 |
[STEP 2] 라흐마니노프 음악이 우울과 슬픔을 위로해주는 까닭? (2) | 2013.04.06 |
[STEP 1] “다다다단~” 운명 교향곡, 끝까지 들어본 적 있어? (0) | 2013.04.06 |
주말에 심심할때 노닥거리며. (0) | 2013.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