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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How to complain

by Khori(高麗) 201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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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의 조직에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부서가 있다. 약속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후관리와 보증기간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한다. 쉽게 과거의 A/S(After Service)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제조업체 해외영업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증 서비스는 고객과의 약속이지만 무상은 아니다. 기업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한 개의 제품은 내부 기준과 인증기준을 통해서 불량률을 관리하고, 그 사용 부품들도 각 제조사들이 내부 기준과 인증기준을 통해서 불량률을 예측 관리한다. 이 예상 손실분은 사전에 비용으로 반영된다. 쉽게 가격에 포함되어 소비자들에게 균등하네 나눠진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불평불만이 생긴다. 뽑기의 운인지, 나의 손이 마니너스의 손인지. 해외영업은 수주의 기쁨, 출하라는 제품 발송을 통해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 과정이 끝나자마자 보증기간까지 다양한 고객의 불평불만, 제품과 서비스의 유지보수에 관여한다. 그 다양한 고객의 접근 방식은 놀랍다. 사람의 숫자만큼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은 다채롭고, 신기한 접근방식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고객 불만은 잘 처리하면 본전이고, 조금 삐끗하면 욕을 엄청 먹는다. 힘든 직종이고 보람찬 부분도 많다. 있어서 표가 나는 조직이 아니라 없으면 크게 표가 나는 부서다. 


 CS부서와 고객을 조율하는 해외영업은 이런 다양한 기술을 일상생활에 사용한다. 어께넘어로 배웠던, 제대로 배웠던 배운 기술은 사용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분풀이를 하는 희열이 없다면 성인군자다. 그렇지만 그런 목적보다는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의 권리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분명 서로 힘들고 불쾌한 부분이 존재한다.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서로 조율할 줄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번 죽기 살기로 하면, 나한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강자를 만나게 된다. 고객 불만을 신청하는 것은 불편하다. 그렇다고 고객만족이 되지 않는 상황은 유쾌하지 못하다. 오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How to complain"에 대해서 써보라고 해서 그들의 만족을 위해서 좀 적어보기로 했다. 


문제는 고객 불만을 접수하고 권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여직원이 자기 집 텔레비전이 반복적인 동일 고장이 났는데, 한 번 교체를 해주었으니 수리비를 전부 내라고 한다며 씩씩거렸다. 명색이 해외영업을 하면서 매일 여러 가지 고객 대응도 하는데 잘 좀 해보라고 했다. 전자 제품의 큰 카테고리에 있어서 규정이나 보증에 대한 원칙들도 잘 알고 있는데, 원하는대로 처리가 되지 않는 듯했다. 갑자기 나한테 와서 "이거 대신 complaint 좀 해줘요"라는 뜬금없는 요구사항이 접수됬다. 내가 그래도 직급도 그렇고, 바로 위 상사인데 꼭 이런 일을 기다리는 흥신소 같다.


 팀이란 함께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믿으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당사자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데 막무가내다. "그거 잘하잖아요"라며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오늘 편할려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왠수가 따로 없다. 나도 곱게 집에서 대우받으면 자란 귀한 아들이거늘. 이렇게 우리 사업본부에서 CS (Complaint Specialist)란 달갑지 않은 직함을 얻게 됬다. 결과적으로 보증기간이 지나서 유상 수리이지만 반복적인 불량으로 30%를 할인받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누군가 대신 작성한다는 것은 부담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5 W1 H(육하원칙)에 따라서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불만이 생기면 억울하고 원통한 부분을 장황하게 기재하며 기분을 푼다. 그리고 잘 썼다고 생각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본인이 피해라고 생각하는 내용과 이를 입증할 사실이다. 이 사실을 정확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피해사실을 기술하고, 입증할 증거와 기록을 제시하는 것이다. 글로 이어지는 설명보다는 표를 만들어 시간 순서, 사실, 피해내용은 측정이 가능한 금액, 숫자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최근 Aliexpress에 구매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보통 이런 일이 없었는데 배송 중에 물품이 사라져서 도착하지 않는다. 9월말부터 10월은 정말 마가 꼈나보다. Dispute처리를 했는데, Aliexpress가 등기우편물이라 선적으로 간주하고 종결처리와 함께 대금을 seller에게 지급했다. 그리고 두 달째 도착하지 않은 물품을 Aliexpress, seller에게 처리 요청 중이다. Aliexpress는 매번 다른 service center직원이 나와서 "최선을 다하겠다, I will do my best"만 이야기한다. Seller는 "Please wait"만 외치다 지금은 'Sorry' 이모티콘만 3주째 보낸다. 결국에 신용카드사에 해외사용 이의제기 신청을 해서 접수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내 억울한 내용만 적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이 내 피해사실을 잘 이해하고 처리하도록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다. 억울한 내용은 그것을 다 쓰고 나서 원하는 만큼 기술하면 된다. 


KLM 비행기 취소의 위엄 https://brunch.co.kr/@khorikim/271

Destination https://brunch.co.kr/@khorikim/277


 9월 전시회 출장에서 비행기가 왕복으로 결항되면서 출장 인원 전체가 엄청 고생을 했다. CS(Complaint Specialist)로 몰리면 CS(Colleague Sastifaction)을 위해서 1번 타자로 항공사에 보상 요청을 접수하게 되었다. 과거 가방을 깔끔하게 털어간 사건으로 항공사와 피해보상 절차를 겪어 본 경험이 있다. 대단히 보수적이고 방어적이다. 가방 분실 후 공항 항공사 사무실에서 피해내용을 접수하고 접수 확인증을 받고나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집에 와서 깨달은 사실은 영혼 없는 email연락처, fax외에 직접 연락 방식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건조하고 영혼 없는 메일로 피해사항과 보수적인 처리과정을 2달 동안 겪게 되었다. 그나마 운송보험등 대학시절 배운 것도 도움이 됬지만 아예 보상을 하지 않으려는 담당자와 이야기하느라 항공권 뒤에 붙은 여러장의 깨알같은 약관을 다 읽어 보았다. 그 때 좀 치사하다고 생각한 것은 전문적인 규정과 용어를 들먹이며 몰아붙이는 것이다. 그걸 이해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면 그런 용어를 사용하던 분이 더 당황을 한다. 쉽게 이야기 하면 될 일을 참 어렵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KLM은 카카오톡으로 24시간 문의가 가능하고 전화도 있다. 그러나 여기도 전화는 잘 안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회원 가입도 해야 하고, ARS의 아주 빠른 회원번호 입력시간,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끊어진다. 결국 절차에 따라서 홈페이지를 통한 compensation절차를 시작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몇 월, 몇 일, 어떤 편명이 취소되어서 몇 시간 뒤에 몇 월, 몇 일, 어떤 편명의 비행기를 타고 예정보다 얼마나 늦게 도착했다'와 같이 기술했다. 그 외의 비용, 피해 사실의 내용을 시간 순서에 따라 표와 같이 기술을 했다. 시간 지체로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지출도 기재했다. 교통비, 식사비용, 비행기가 변경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라운진 사용권한을 세부적으로 적었다. 비행기 표도 붙이고, 영수증이 있는 것은 핸드폰 사진으로 첨부하고, 누락된 마일리지도 적립해달라고 했다. 5W 1H의 기술이 어렵다면 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표를 만들면 억울한 내용을 장황하게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기재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참고하라도 전달해줬다. 10일 이내의 회신 하겠다는 영혼없는 메일은 믿지 않는다. 비행기가 통채로 결항하면 수 백 명이 동시에 보상과 불평불만을 접수한다. 어마어마 한 일이다. A380이 취소된다면 아마도 그 항공사 보상팀은 당분가 업무마비가 될 것 같다. 그렇게 고생하는 고객 만족부서도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이해할 부분이 있다. 돌아오는 편 결항에서 과도한 불평불만에 현지 직원이 "내가 처리를 도와주고 있지만, 내가 문제를 만든 것은 아니지 않니냐?"라는 말이 다가온다. 


 한 달쯤 되자 왕복 결항으로 갈 때는 미화 600달러, 올 때는 유럽 출발 기준이기 때문에 600유로를 보상해 준다는 내용들이 동료들에게 접수되었다. 홈페이지 상 공지된 보상 기준은 600유로가 현금 보상 최고액이며, 각 국가별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표 아래 추가 설명이 있다. 이와 관련된 조항을 설명하지만, 한글로 된 해당 조항에 가보면 그와 관련된 내용은 찾을 수가 없다. 자료를 찾아보면 유럽은 법원 판결로 600유로가 현금보상의 기준이고(항공권 할인 시 800유로 바우처도 가능), 한국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사항으로 미화 600불이라고 한다. 1달러가 1유로인 시절이 있지만 환율 차이로 인해서 원화로는 10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동료들의 최종 판정은 유럽 출발 결항은 600유로, 한국 출발 경항은 미화 600달러로 보상하겠다로 끝이 났다. 다들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그런 모습도 바라보면 재미있다.


 기업의 보상기준은 정해져 있다. 법으로 규제되는 사항이 아니라면 나는 동등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소송을 해서 간접적인 피해까지 요구하며 법적 분쟁을 할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기업들이 선택적인 권고사항을 재빠르게 채택하고 과정을 보면 불합리하다고 생각된다. 


 나도 기업에서 고객 불만을 대면하기에, 기업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럽 국가 시민과 한국 시민을 차별하는 결과가 된다. 우리 직원 중 하나가 "왜 600유로가 아니고 600불이에요? 규정을 좀 보여주세요?"라고 문의를 하니 "한국 법으로 나와 있으니 찾아보세요"라는 회신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이런 차별 또는 차등적 적용은 더 많은 고객 불만 접수와 고객 불만 강도가 강해지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원칙은 중요하다. 조정을 하더라도 기준은 서로 동일하게 이해해야 한다. 내가 일할 때에도 고객의 불만을 조정하더라도 원칙은 무엇이고 어떤 추가적인 조정을 상황, 긴급성에 따라서 조치하는 것을 꼭 설명한다.


 다른 직원들의 처리가 다 종료되어 가는데 나만 회신이 없다. 동료들이 "너무 진상이라 그런 거 아니에요? 하하 호호", "진상이라 법무팀으로 갔을지도"라며 놀리기도 한다. 고생을 했지만 공돈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그 돈으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제 메일이 왔다. 다들 한국 사무소에서 한글로 왔는데 나는 영어로 본사에서 왔다. 정중한 사과와 각각의 비용에 대해서 어떤 부분은 처리되었고, 어떤 부분은 간접적 피해임으로 보상비용으로 충당한다는 설명이 자세하게 있었다. 동료들의 말처럼 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피해 사실과 판단 기준을 세부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나는 한국 출발 결항은 600유로와 기타 발생한 직접 비용 75유로를 추가해서 지급해 주겠다고 메일이 왔다. 누락된 유럽 출발 경항에 대한 보상과 마일리지 적립을 다시 요청했다. 이 결과를 확인하고 동의한 후에 보상 지급에 동의하겠다고 회신했다. 빨리 보상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원들이 떼로 와서 왜 나는 600달러로 받았는데 600유로에 플러스알파를 주는가? 에 대한 한탄을 한다. '나는 너무 대충 적었다', '왜 쓴걸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느냐?', '저렇게 꼼꼼하게 적지는 않았다'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졌다. "오늘 밥 사요?"와 여러명이 보상을 받았으니 달력을 들고와서 "자 그럼 2번 타자로 밥살 사람은 누군가?"라고 말한 동료다. 우리 본부 사람들은 어쩌면 다 제각각으로 다양한데 잘 믿고 돌아가는 것이 신기하다. 작성방식은 벌써 처음부터 이야기했었다. 세심하게 잘 안 본 듯하다. 


 이 와중에 10월 미국 출장에서도 비행기가 결항되어 고생한 직원이 template를 만들어 달란다. America airline은 온라인 접수에 200자밖에 쓸 수가 없단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더니 원천봉쇄네 원천봉쇄"라며 웃는다.


 보상은 복권이 아니다. 피해가 발생한 내용을 원상 복구할 수 있는 조치이지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보상을 공돈으로 생각하는 사행심이 욕심을 만들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진상을 핀다. 


 결국 백성들의 자자한 원성으로, 받지도 않은 비용을 땡겨서 점심을 샀다. 빚으로 소도 잡아 먹는다는 말이 이런 것이지만 다들 즐겁게 식사를 했다. 고생할 때 이게 나이먹어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꺼야라고 했던 말을 다시 해줬다. Complain Specialist는 해석에 따라서는 왕진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받은 피해에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잘 정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당한 이익을 보려는 마음을 누르면 누구나 잘 정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잘 정리되고 Colleague Satisfaction도 잘 이루어졌다. 기분 좋게 나머지 정리를 기다릴 셈이다. 

#해외영업 #고객불만처리 #불만접수 #항공기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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