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가볼까? 한 마디 했다가 CES 2025에 끌려가게 되었다. 비행기 표가 왔으니 안 갈 수도 없다. 다행히 3월 전시회는 안 간다고 했으니 이 또 한 다행이다. 24년 말에 25년에 대한 전망들에 관한 책을 봤지만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다. Trump Episode 2가 곧 시작되기에 이에 관련 책을 봐도 기대가 없다. 인간의 역사 중에 쇄국정책으로 흥한 나라는 없다. 석파 이하응의 쇄국정책으로 배운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만 트선생은 1위의 자리에서 쇄국정책을 취하겠다니 여파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와중에 대한민국은 난리 부르스다.
오늘부터 CES 2025를 가는 과정, CES 2025에서 본 이야기, CES 2025를 본 소감을 남겨보려고 한다.
보딩을 하러 갔더니, 이것저것 물어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것저것 까다로운 미국행이 귀찮다. 미리 ESTA, Hotel, CES 등 자료들은 인쇄해 갔는데 처자가 "아주 철저하게 준비해 오셨네요 ㅎㅎ"란다. "손 많이 가는 아저씨 안되려면 방법이 없죠!"라고 답했다. 좌석은 게이트 앞에서 받으란다. B1B2 비자를 받을까 했는데, 아는 사람 10년이 아니라 1년이 나왔다고 엄청 투덜대던데. 얼른 회사 수출입 실적을 늘려서 APEC카드도 받아야 할 텐데. 1분기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국장을 통과하고, 끊지 못하기도 하고 끊기 싫기도 한 담배를 사려고 면세점에 들렀다. $27달러에 2개를 사면 5%를 할인해 준다고 한다. 지금 환율을 보면 이게 얼마냐? "2개 사려고 했는데, 편의점 하고 차이가 거의 없네요. 한 놈 덕에"라고 말을 했더니 "그렇죠, 한 놈 때문에 난리예요"라는 근심과 웃음 가득한 처자의 답변이 온다. 라운지에 가서 자리를 잡고, 간단한 식사도 하고, 대기를 하는 시간이 무료하다. 출장을 갈 때 어떤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엔 고만고만한 근심들이 어둠 속 안개처럼 피어나는 것 같다. 이런 근심과 달리 게이트에 도착했는데, 좌석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준다. 오호~
호텔에 도착했는데, 공항에서 탄 택시를 보니 물가가 작년보다 20~30%는 더 오른 것 같다. 환율이 10월부터 10~12%가 올랐으니 확실하게 느낌이 온다. 작년에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는데 실감이 난다. 호텔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한 Awakening Show를 보러 가기로 했다. 새해 스스로 깨어나자는 의미로 예약을 했다. 좌석가격이 130불 정도 나와서 뒤에서 3번 째줄에서 예약했다. O Show, KA Show도 괜찮았는데, 르레브가 없어지고 새로 생긴 쇼다. 낮부터 자면 밤낮이 뒤집히니, 1시간 정도 시간을 잡고, 동네 구경삼아 걸어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횡단보도를 보니 Paradise Road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그 옆의 광고 디스플레이가 왠지 무서워 보인다. 지상낙원,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인지, 이런 허망한 꿈을 좇는 불나방들을 위한 sign board인지 알 수가 없다.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는데, 엘비스프레슬리 길도 있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된다.
호텔올 때 택시에서도 길에서도 좀 물어보면 경기는 very slow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세계 최대 전시회인 CES2025가 열리기 2일 전인데 시내에 사람이 없다. 매크로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현실의 느낌은 다른 것 같다. 일주일 있는 동안 Trump가 돼서 좋아졌다고 하는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이민온 우버기사 한 명 정도다.
예전처럼 범블비부터 다양한 거리의 공연자들이 있지만 이번엔 많지가 않다. 랩 버스킹을 하는 가수가 노래를 참 잘하던데 영상을 찍지를 못했다. 또 하나 미니 마우스를 입은 흑인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아주 인상적인데, 갑자기 미국이란 나라 이민을 받지 않으면 평균 연령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아마 미국도 심각하게 늙어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 CES 이야기를 할 때 조금 해보려고 한다.
제목은 awakening인데 무슨 쇼일까? 입장을 하고 자리를 찾는데 나이 지긋한 Jones에게 좌석을 물어봤는데 오히려 "혼자 왔어?"라면 되묻는다. 친절하게 잠시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내가 자리를 앞쪽으로 바꿔줄게"라고 한다. 비행기부터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런 사람들의 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왠 조그만 동양 여자 아가씨가 얼쩡거린다. Jones가 우리를 번갈아 보더니 "내가 둘 다 무대에 가깝게 내려보내줄게"라고 한다. 모르는 사람인데 이야기를 해보니 Sandra라고 중국에서 온 산부인과 의사이자 박사라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게 되고, 공연 중에 대놓고 사진을 많이 찍어서 공연이 끝나고 이미지를 몇 개 얻었다.
피닉스가 나오지만 빛과 어둠, 빛의 삼원색인 Red, Green, Blue가 조화된 공연이다. 중간중간 마술도 들어가 있고, 마치 빛과 어둠으로 대비되지만 이 둘의 사랑처럼 보는 관점이 신기하다.
풍선이지만 하늘을 나는 고래를 보니 기분이 참 좋다. 사진 찍는 걸 보고 Dr sanda에게 부탁해서 받았는데 하여튼 기분이 좋다.
처음 본 사람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서로 즐겁게 보고,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김에 나도 사진을 몇 장 찍어줬다.
최근에 Sphere가 생겼다고 하는데 Wynn호텔에서 Venetian 쪽으로 가는 육교에서 잘 보인다. CES가 시작하는 날에 Sandra박사는 날짜가 안 맞아 볼 수가 없고,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가 정말 재미있다고 한다. 나도 이렇게 매일 쇼를 보고 다니면 좋겠지만, 베이비들 데리고 전시회란 다른 쇼를 하는 입장이라 그럴 수가 없다.
밤거리 야경을 즐기고 호텔로 돌라왔다. 피크타임이 지나서인지 우버 택시비용이 뚝 떨어진다. 정말 아무리 매크로 지표가 좋다고 해도, 실물은 역시 체감해 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한다. 매번 베가스에 오면 들러보는 In-N-Out 더블더블도 가격 변동이 없다. 한식만 20% 정도는 오른 듯하고, Tip이 18/20/30% 수준으로 조금 올랐다. 1명이 팁을 넉넉히 주면 밥값이 30불 가까이 나온다. 설렁한 한 그릇이 4만 5천 원에 육박한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 오히려 아침에 차이나 타운의 대만식당에서 볶음밥에 완탕을 먹는 것이 저렴한 수준이다.
도착 2일째는 부스 설치 때문에 나가야 하는데 물이 안 나온다. 고장 나서 온수가 안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있지만 호텔에 물이 안 나온다니 이게 말이 돼?? 그것도 라스베이거스인데? 전화를 했더니 이 동네 전체가 물이 안 나오는데 1시간은 걸린다고 한다. 한 시간이 지나도 안 나와서 닭 볏처럼 된 머리모양에도 로비로 향했다.
호텔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니긴 하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께도 물어봤더니 자기들도 모른단다. 내가 "오늘 월요일이에요"라고 했더니 본인들도 어이가 없는지 큰 소리로 웃으면 언제 물 나오는지 알려달라고 한다. 하여튼 미국사람들 사소하게 웃음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은 재미있다. 로비도 답이 없고 대신 작은 물을 몇 개 준다. 250mm도 안 되는 물은 2개 받고, 이거 양치나 하는 소리구나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니 "니가가라"라고 쓰여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어이가 없네라는 생각을 하면 담배를 한 대 태우다 보니 그게 그 말이 아니다. 나중에 NJ에 사는 동생이 와서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아니 누가 그걸 그렇게 읽어요"라고 하더니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써먹어봐야겠다고 한다.
베이비들이 도착했다. LA에서 Vegas까지 차를 몰고 왔다. "니들 또 200Km 막 밟고 그런 거 아냐? 생각보다 빨리 왔는데?!"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안전운전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3-40분이나 빨리 도착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4-6시간에 주파가 가능한 길이다. 한 번 차도 이동해보고 Vegas는 당근 직행이지라는 결심을 한지 오래다.
CES의 슬로건은 Dive in이다. 그곳이 heaven인지 paradise인지 hell인지 다 각자 하기 나름이다. 개인적으로 CES는 처음인데 크게 흥이 나는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 뒤숭숭한 분위기랄까?
Venetian호텔에 걸린 중국 깃발이 건물과 잘 어울린다.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Vegas 핵심 호텔에 걸린 모습이 익숙하고 또 한편으로 시대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보면 관광지에 간 느낌인가?
#CES #Divi_In #Vegas #출장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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