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전자업종에 종사하며, 중국 제품들의 급격한 성장을 체험하고 있다. 2000년 중반 이후부터 한국 가격을 정상 가격으로 볼 때, 되지도 않는 불량품 수준의 제품이 우리 발목 수준의 가격으로 시작된 기억이 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서 중국은 생산기반의 강력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국굴기, 스마트 제조 2025라는 국가정책을 읽어 보면 중국이란 국가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장점을 더 했는지 돌아본다.
아직도 중국이 산자이라고 부르는 짝퉁, 모조품의 국가라고 폄하한다면 작은 것으로부터 배우고 깨닫는 見小曰明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도 80년대에 중국과 같이 모조품과 짝퉁으로 시작했다. 그때 우리가 일본과 서구 선진산업의 모방을 통해서 성장했는데 중국이 한국과 선진기업을 모방하는 것을 탓하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다.
세상에 넘치는 것이 아이디어다. 아이디어를 잘 훔쳐 실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책의 제목처럼 "steal like artist"는 적극 권장해야 할 일이다. 처음엔 대륙의 실수라 부르는 파워뱅크를 사보고, Mi-band 1은 선물 받고, 다시 Mi-Band 2를 선물 받았다. 원래 샤오미 스마트 워치를 사려다 영문 버전이 없어서 이것저것 실험삼아 사봤다.
색에도 온도가 있다. 모니터를 사면 색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보통 6500도 정도에 맞추면 노리끼리한 느낌이 들고, 더 높게 7천 도 이상에 맞추면 푸른빛이 띈다. 아마도 사람의 홍채 색상이 다르고, 사는 곳마다 햇빛량이 다르다 보니 익숙한 환경에 따라 쓰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99 RMB에 산 안경은 파란색이 피로도가 높아서 이를 제거한다고 하는데 써보니 꽤 괜찮다. 모니터를 보통 푸른빛에 놓고 오래 사용하는 나에겐 괜찮은 편이다. 초등학교 때 안경을 쓰다가 포기하고 살다 나이 먹어 처음 써보는 안경이 어색하다. 모니터의 시력보호 필름 대용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가볍고 포장이 꽤 괜찮다. 안경 가격이 18000원에 달할 것 같지 않지만 가죽 비슷한 파우치가 패션이란 부분까지 많이 신경 쓴 것 같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것저것을 많이 써봤다. 국내 제품, 작은 중국 제품, SK Nugu 등등 손을 거쳐간 제품이 많다. Xiaomi 첫 블루투스 스피커는 첫 번째 버전을 들었는데 음량이 꽤 크고, 가격 대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내 제품은 디자인을 독특하게 신경 썼지만, 케이블을 연결하는 부분이 충전 중에는 닫을 수가 없었다. Xiaomi제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한 가지 특징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다. Simple=Easy라는 개념을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는가는 명품과 저가형 구분한다. Xiaomi는 저가형이라 부르기에는 알루미늄 바디와 반짝이게 가공한 라인이 꽤 고급스럽다. Simple 하지만 명품이라고 부르기엔 그렇다. 하지만 동일 가격대 (약 24000원)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품질은 대단히 우수하다. Simple=Easy=Mass Production이란 부분은 고객들의 가성비(Price-Performance Ratio)를 잘 구축했다. 이를 통해서 짝퉁을 넘어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은 고객과 xiaomi모두에게 득이 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사운드는 아주 좋다고 하긴 그렇다. 작은 우퍼 기능과 바디의 울림이 너무 강하다. 음량이 전화기와 동기화돼서 이원화된 볼륨 조절이 불가능한 것은 아쉽다.
샤오미 멀티탭은 출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겐 인기가 많다. 중국 Orico제품을 사보면 집에서 사용하기엔 Orico제품이 훨씬 좋다. 출장 중엔 universal plug를 들고 다니고, 각종 USB 형태의 충전기를 들고 가다 보면 이것도 짐이 된다. 그래서 장비를 많이 쓰는 출장 중에 USB 5개, 한국 플러그를 4개 정도 꼽을 수 있는 멀티탭을 들고 간다. 간단한 출장에는 USB 충전이 되는 것을 들고 간다. 이것이 보통 불편한 일이 아니다. 이 제품도 기본 한국, 유럽, 일본, 미국 플러그를 꼽을 수 있지만, 전원 연결하는 부분은 아주 아쉽다. 만약 아이폰 충전기처럼 오른쪽은 중국 플러그를 탈착식으로 만들고, 유럽, 미주, 영국 플러그를 같이 팔았다면 분명 더 대박이 났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답터를 보면 이런 점에서 훨씬 우월하다.
한국 제품들도 검색해보면 여러 가지 있다. 하지만 디자인을 보면 조악하다. 쉽게 말해서 사용자과 고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수요가 있으니 비슷하게 만들었을 뿐 그 제품에 대한 열정과 혼, 관찰, 분석이 뒤지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제품이 싸다고 한다면 이는 자신이 그 분야에 종사하지만 전문성이 없는 것이다. 8천 원이라는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산 제품을 검색해 보면 덕지덕지 개별 스위치를 달아서 전원을 줄이는 노력을 하지만 멀티탭은 소모품이다. 먼지가 앉으면 화재 위험도 있고, 일정기간 사용하면 교체해야 한다. 스위치를 줄이고 고객이 해결했으면 하는 곳에 돈을 사용했으면 한다.
36000원에 전기면도기를 샀다. 무게감도 있다. 박스에 흔들리지 않게 포장해둔 섬세함과 심플함이 있다. 첫 시작은 애플의 박스 디자인 기법을 모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품질과 재질로 만들어진 박스는 받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리고 그 안에 포장된 제품이 정말 좋은 제품이거나 가성비가 좋다면 전체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가 좋아진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포장 디자인, 기법은 사실 대단히 후지다. 아마도 산업 전체적으로 브랜드보다는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을 통한 양적 성장에 집중한 것이 한 가지 원인일 것이다.
나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지만 이 부분은 잘 바뀌지 않는 문화가 존재한다. 고객이 요청하면 하고, 정작 자신의 제품에는 떨어지는 포장을 보면 사기의 화식열전의 말이 다시 생각난다. 정말 뛰어난 장사꾼은 소중한 물건은 깊이 숨겨 없는 것처럼 한다는 말이다. 스스로 자신의 것을 소중히 하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서 사람의 존엄은 모두 같지만 사업의 격은 다르다는 것이다.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브랜드를 양반의 영업이라면 OEM은 천민의 영업이다. 아무리 뛰어나도 가치 창출력이 떨어진다. 우리가 족보 있는 집안, 뼈대 있는 집안이라고 한 집안의 가풍과 문화에 대한 높임의 표현처럼 말이다. 한국 전자산업도 보다 많은 분야에서 노블 영업의 기치가 정체성, 브랜드, 품질, 고객에 대한 접근에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 면도기를 보면서 충전이 USB 방식이다. 내가 사용하는 필립스 면도기보다는 힘이 떨어질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저 절전 설계를 해서 구동을 한다는 것도 한 가지 도전이다. 다른 점은 기구적인 마감 수준이다. 아마 국산제품을 이 정도 가격에 산다고 했을 때, 이 정도의 마감 품질을 보증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투박하지만 미니멀리즘을 유지하고, 무게중심을 정밀하게 잘 맞춰서 세워두면 살짝 건드려도 넘어가지 않는다.
파우치도 Miix720을 들고 다니기에 편하다. 그러고 보니 있는 파우치가 더 좋은데 괜히 샀는데 8000원 정도라 생각하면 아쉬움은 없다.
나는 xiaomi를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서 써보는 이유가 있다. 이를 통해서 전반적으로 중국 제품과 한국 제품의 차이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중국도 xiaomi정도 되면 저가형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수준에서 포장, 디자인, 사용자 경험이 반영은 한국이 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이 중국보다 철저한 것은 품질관리인데, 제품이 단순해지면 이 격차가 줄어든다. 공정 자동화(한국이 로봇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나라임)를 보면 한국의 설비투자는 낮다고 볼 수 없지만 극과 극이다. 소프트웨어를 보면 아직 높다. 그런데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먼저 시작해서 격차를 갖고 있는 것이지, 전반적인 제품에 따른 수준을 보면 한국 제품들의 소프트는 하드웨어 대비 부족하다.
현상이 나타나고 인지되면 늦은 것이다.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만큼 격차가 준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가 가장 크다. 현실은 냉정하게 보고 준비해야 한다. 가장 격차가 큰 부분도 어쩌면 소프트웨어다. 내가 困而不學(곤이 불학)이라는 말을 몇 번 세겨보는 이유는 개고생을 하고도 공부하고 배우지 않으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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