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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3

슬픔은 정신을 강하게 한다 -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 2013년의 마지막 칼럼입니다. 며칠 새 멈추지 않는 혹한에 몸도 마음도 자꾸 얼어붙습니다. 따뜻하고 풍요로운 세밑을 바라는 마음이야 다들 똑같겠지만 세상은 우리의 바람과 달리 온통 뒤숭숭합니다. 오늘은 칼럼을 쓰기 전에 한 줌의 모닥불과도 같은 음악을 내내 궁리했습니다. 슈베르트의 얼굴이 어른거렸고, 그가 1824년에 작곡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이 떠올랐습니다. 연주시간 약 20분의 비교적 짧은 곡입니다. 슈베르트의 ‘중요한 작품’으로 거론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유려한 선율미로 인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지요. 세밑의 따뜻한 음악선물로 당신에게 띄워 보내고 싶습니다.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출처: 위키피디아] 슈베르트의 음악적.. 2014. 1. 8.
[STEP 17] 홀로 걷고 있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노래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원치 않는 이별을 했네 한 해가 저무는 겨울, 춥고 쌀쌀한 날, 어딘가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객을 떠올리게 하는 ‘겨울 나그네’는 쓸쓸함과 고독의 상징이다. PC 통신, 혹은 인터넷 아이디로 종종 만나게 되는 아이디 ‘겨울 나그네’님들은 남자였는데, 그 아이디를 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고독, 쓸쓸, 방황’을 연상시킨다거나, ‘있어 보인다’고 대답했다. “그대와 앉았던 그 날 그 자리는/ 기쁨과 슬픔 모두 버리고/ 사랑 이루지 못한 채 /하얀 겨울 속으로 음음~” 사랑의 슬픔을 구성진 목소리로 뽑아 올리는 가수 심수봉의 노래 제목도, “우린 기억조차 하기 싫은 이별을 했어/ 원치 않은 그런 이별을/ 하지만 그땐 붙잡을 순 없었지.”라고 흐느끼던 터보의 노래 제목도 다. 세 남녀의 ‘.. 2013. 9. 7.
[STEP 11]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클래식 -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베르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 만약 어떤 사람이 내가 쓴 글이나 만든 영화 따위는 한 번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김수영? 음, 그 왈가닥 여자애?”라고 (내가 가진 백 가지 특징 중에 그저 그런 한 가지 특징으로) 기억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니, 그런 경험이 있다. 슈베르트를 생각하다 보니, 아주 오래 전 해묵은 기억까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종이를 돌리며, 서로에 대한 인상평을 한 마디씩 쓰라고 했다. 그걸로 학급 문집을 만든다고 했다. 짓궂은 내 짝꿍은 엉뚱하게도 내 이름 옆에 ‘욕쟁이’라고 썼다. 장난치지 말라고 아웅다웅했지만, 종이는 그렇게 넘어갔다. 그 밑에 댓글 달리듯, 이런 글들이 따라붙었다. 인상평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201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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